블레이드&소울의 현존 최강 보스, 흑풍마녀가 결국 쓰러졌습니다. 국내에선 최초, 세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클리어에 성공한 팀은 명불허전-군계일학-외유내강 서버의 '동물농장' 팀입니다.

동물농장 팀은 팀장 SKADA(이하 스카다)를 필두로 건원성도 24인의 첫 번째 보스인 초열검/혹한검과 두 번째 보스인 초마령을 모두 최초로 클리어하는데 성공했는데요. 여기에 최근 서자의 안식처 보스인 적패왕까지 최초로 처치하면서 실력을 과시했고 9월 12일 밤, 마지막 남아있던 흑풍마녀까지 처치해 자신들이 최고임을 입증해냈습니다.

아직은 벅찬 기분이 가시지 않았을 시각. 이번 최초 클리어에 대한 감상을 듣기 위해 동물농장 팀의 스카다, 할애마, 린족남자, 강자사냥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흑풍마녀 국내 퍼스트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들려주세요.

스카다 : 여기까지 오는데 두 달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이것 저것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는데요. 지금 당장은 모두 끝내고 추석 연휴 편히 쉴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네요.

린족남자 : 저도 일단 잡아서 너무 좋습니다. 아직 흥분이 안가셔서 채팅도 제대로 못치겠네요. 정말 그냥 너무 좋아서 다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할애마 : 상대적으로 제가 스펙이 떨어지는데 메인 탱커라고 밀어준 스카다 팀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믿어준 팀원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네요.

강자사냥 : 흑풍마녀를 잡는 도중에 지진이 났어요. 대피해야하나 계속 공략해야하나 갈등하는데 너무 무섭더라고요 창문도 흔들리고...

스카다 : 사실 클리어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당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 페이즈 도중에 지진이 나서 갑자기 흔들리더라고요. 보이스톡에서도 다들 '지진! 지진!' 하고만 있고 오더하던 사람들은 다 놀라서 벙쪄있다보니 전멸해버렸죠.

▲ 전 서버 최초의 곤륜무기는 강자사냥의 소태도!


Q. 건원성도 24인 모든 네임드 퍼스트킬을 달성했는데 비결이 있나요?

스카다 : 블소의 레이드는 퍼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 팀원들이 트라이 도중 여기저기서 퍼즐을 풀어내는데 필요한 키포인트를 빠르게 잡아주면 제가 여러 게임을 했던 경험을 살려 이를 토대로 택틱을 만들어옵니다. 팀원들은 그걸 전달받아 잘 수행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덕분에 빠른 클리어를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할애마 : 저는 스카다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탱킹을 하는데만 주력했어요. 그만큼 믿음도 있었고요. 팀장과 제가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해야 딜러들이 편한지를 알고 있었고 그에 맞춰 탱킹을 해주면 딜러들이 화력으로 보답해주었어요.

린족남자 : 블소의 보스전은 개인의 피지컬이 많이 요구되는 편인데, 저희 팀원들이 모두 수준이 높습니다. 스카다님이 매번 트라이를 할 때마다 새로운 택틱을 준비해와도 바뀐 역할에 잘 적응하고 따라와줬고요. 쉽게 클리어를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초기 촉마왕과 비교했을 때 흑풍마녀의 난이도는 어느정도인가요?

스카다 : 게임을 쉬다가 복귀해서 린족남자가 팀장으로 있던 마천루 팀으로 들어왔었는데요. 당시 촉마왕을 트라이하고 있었는데 령이 없으면 못잡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어요. 그런데 솔직히 지금 팀원들이 그때 스펙으로 도전한다고 하면 쉽게 잡을 수 있을거라고 보거든요.

흑풍마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난이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저희가 실제로 흑풍마녀에 투자한 기간도 1주일 반정도밖에 안되고요. 개인적으로 흑풍마녀는 보스의 포스랄까... 그런게 좀 부족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보다는 적패왕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었고, 포스도 있었죠.

할애마 : 촉마왕에 비해 주리아나 적패왕과의 전투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인이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가 공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솔직히 촉마왕은 격리자들만 잘해도 깰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소용돌이 사원이나 서자의 안식처는 24인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클리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 잘해야하죠.

린족남자 : 특히 원거리 딜러들의 역할이 막중하죠. 그래도 분명히 흑풍마녀는 촉마왕같은 치밀함은 없는게 사실이예요. 검은 마천루 팀장을 맡고 있을 당시 촉마왕 26% 이하 택틱은 무성의 원혼 처리때문에 머리를 쥐어짜서 만들어냈었거든요. 당시 촉마왕과의 전투 구성은 정말 치밀하게 짜여져있다는 느낌을 주었고요.

그런데 흑풍마녀를 트라이 해보니 택틱을 얼마나 치밀하게 갖췄는가, 퍼즐을 얼마나 잘 맞췄는가를 체크하는 느낌은 약했어요. 랜덤성도 짙고 전체적으로 막 던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사실상 건원성도 24인 레이드의 꽃은 흑풍마녀가 아니라 적패왕 마지막 페이즈라고 생각해요.

스카다 : 저희가 흑풍마녀의 전투 패턴을 완벽히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적패왕은 택틱에 맞춰 딱딱 정확하게 맞춰돌아간다는 느낌을 줘요. 그런데 흑풍마녀는 그렇게 준비된 공략을 완벽하게 수행하는가보다는 '이런 것도 피지컬로 해결할 수 있나?'라고 물어보는 느낌이 강해요. 특히 전투 중 등장하는 벌레들과 관련해서 랜덤성이 두드러져요.

▲ 흑풍마녀도 어렵지만 얘만큼은 아니었다고


Q. 소용돌이 사원이나 서자의 안식처 클리어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은 없었나요?

스카다 : 초마령의 경우에는 실망을 좀 많이 했죠. 패치 전 초마령은 잡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했는데요. 그때 정말 별의 별 방법을 다 써가면서 도전했거든요. 사진을 준비해서 경우의 수를 다 외우라고 하기도 하고 못하겠다는 탱커분들도 계셨고요. 그런데 패치하고 나서 애가 보너스 몬스터가 되어버렸더라고요.

초마령과 전투 중에 일명 '피자'라고 불리는 패턴이 안보이는 버그가 있는데, 이거만 패치하고 기존의 공략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이외에 흑풍마녀도 공략을 계속하면서 전투를 거듭하고, 빠르게 딜을 시작하다보면 전투 지역에 이펙트가 안사라지고 점점 겹쳐서 '불길한 기운'이라는 공격패턴이 안보여요. 이런건 수정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Q. 흑풍마녀 클리어에 필요한 적정 스펙은 어느정도라고 보시나요?

린족남자 : 흑풍마녀는 그래도 촉마왕과 달리 전투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버프를 따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템이 좀 떨어져도 택틱만 잘 짜면 클리어를 할 수 있어요. 사실 중국팀 클리어 영상을 봤을 때 '우리가 딜이 나올까'라는 고민도 되긴 했는데, 저희가 버프를 더 잘 사용했기 때문에 클리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카다 : 흑풍마녀는 원거리 딜러가 잘하면 클리어할 수 있어요. 저희 팀은 저하고 린족남자가 각자 원거리 파티장을 잡고 벌레들이나 인원 이동 등을 관리하는데, 사실 이게 시키는대로 따라하는것도 어렵거든요. 팀원들이 알아서 잘 해줄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죠.

버프의 존재 때문에 중앙에 투입되는 원거리 딜러들의 스펙이 가장 중요한데요. 이들은 촉마무기 9단계와 10단계 장신구들을 갖춰줘야합니다. 령도 높을수록 좋은데 의외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예요. 중앙에서 들어오는 버프가 엄청 강력하고, 령 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 이상만 되면 됩니다.

외부에 위치한 근접 딜러들의 경우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만 실질적인 딜은 중앙의 원거리 딜러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더 낮아도 괜찮습니다. 소위 '풀템'이라고 불리는 원딜 10명이 있고 나머지 부분들을 완벽히 수행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스펙이 떨어져도 클리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할애마 : 단, 탱커는 진 초월령을 반드시 갖춰주는게 좋습니다. 흑풍마녀와의 전투 중 페이즈가 끝날때마다 어그로가 리셋되는데, 이때 다시 어그로를 확보해주려면 진 초월령의 힘이 필요해요. 탱커의 스펙이 떨어지면 다시 잡기가 어렵거든요. 제 캐릭터로 적패왕까지는 커버가 됐는데 흑풍마녀에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 의외로 이 녀석의 중요도가 높지 않다고 한다


Q. 적패왕을 포기하고 흑풍마녀로 직행하는 팀도 많은데, 둘 다 도전한 계기가 있나요?

스카다 : 적패왕하고 흑풍마녀가 순차적으로 나왔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처음 초열검/혹한검, 초마령을 트라이해보고 '흑풍마녀는 못잡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딜 요구량이 터무니 없이 높거나, 초마령처럼 아예 못잡게 만들어놨을거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래서 적패왕에 집중해서 이걸 먼저 잡고 넘어가겠다고 결정했어요. 흑풍마녀가 나온 날 적패왕 난이도가 조금 하향된 것도 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리고 적패왕의 귀기로 교환할 수 있는 주술사 비공패가 워낙 파티딜 향상이 도움이 많이 되는지라 적패왕을 클리어해야할 이유도 있었죠. 뭐, 적패왕을 세 번 잡을동안 한 번도 안나오기는 했지만요.

할애마 : 저도 스카다님과 마찬가지로 흑풍마녀를 트라이하기 위해서는 팀의 딜을 높여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위해서는 적패왕의 귀기로 주술사 강신을 강화하는 것이 최고의 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적패왕부터 도전하자고 했죠. 결론적으로는 도움이 안됐지만요.

린족남자 : 시드 최악! 사실 저번주만 해도 '이럴거면 적패왕 왜 갔지'하고 후회하긴 했어요. 그래도 오늘 흑풍마녀 잡았으니 만족합니다. 그리고 적패왕이 워낙 어렵다보니 여기서 다들 개인 실력이 향상된 것 같기도 해요.

▲ 결국 적패왕에 이어 흑풍마녀까지 모두 퍼스트킬에 성공


Q. 흑풍의 울음소리 이벤트 때문에 흑풍마녀부터 도전하자는 의견이 있었을법도 한데요.

스카다 : 그런 문제는 없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을 두고 적패왕부터 도전하겠다고 말씀드렸고, 팀원들도 수긍하고 잘 따라와주셨어요.

할애마 : 기본적으로 팀원들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의견이 크게 갈리진 않았었습니다.

린족남자 : 저희가 적패왕 트라이를 많이 하면서 다른 팀보다 이미 많이 앞서있는 상태였던것도 적패왕에 꾸준히 도전하게 된데 영향을 끼쳤어요.

Q. 끝으로, 건원성도 24인 레이드를 진행하고, 클리어하면서 하고싶으셨던 말씀을 남겨주세요.

스카다 : 응원하고 축하해준 블갤 친구들, 어둠의 갓동 형님들, 저희가 월드 세컨킬 해냈습니다! 그리고 '세계최강 검사 할애마 존잘러 여친 구합니다. 키크고 잘생기고 탱잘하고 비무잘하는 세계최강검사 할애마 여친 구합니다.'라고 꼭 적어주세요.

이외에 중국에서는 테스트 서버에서 퍼스트킬이 나왔는데요. 거긴 동기화도 자주 해주고 특정 인원을 선별해서 테스트를 참여할 수 있게 해줘요. '제대로 된 환경'을 구축해준다고 할까. 제가 알기로 2개의 팀이 그렇게 참여한 걸로 알고있는데 한국 테스트 서버를 보면 동기화조차 제대로 안되거든요. 솔직히 테스트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 부분은 아쉽죠.

할애마 : 테스트 서버를 활용해 버그를 제대로 확인하고 수정해서 라이브 서버에 적용해주었으면 합니다.

린족남자 : 린남 의상 더 추가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