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대단히 많은 스포츠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만 자라고, 한국 밖에 일엔 그다지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스포츠가 존재했어?" 할 정도로.

다루는 범위가 매우 넓은 게임은 우리에게 생소한 스포츠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준다. 혹은 해당 종목에 관심은 있으나 한국에서 직접 플레이하기 힘든 종목도 게임이라는 장벽 없는 매개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룰을 몰라도 상관없다. 게임은 그런 이들을 위해서도 열려있다. 국내에서 직접 즐기기 힘들거나, 국내에는 리그가 없어 게임으로나마 해당 스포츠 세계를 접할 수 있는 독특한 종목들을 모았다. 선정 기준은 동료 기자 및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나는 직접 하고 있는데!'라고 항의해봐야 소용없다. 아, 전투 축구처럼 전역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건 뺐다. 그게 또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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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북 앞에서는 지성을, 필드에서는 야성을
매든 NFL

▲이번 작품의 커버 모델은 롭 그론카우스키

저변은 넓다. 그리고 전세계 상업 광고 시장의 첨예한 대결 무대일 정도로 파이도 크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쉽게 즐길 수 없다. 바로 미식축구다. 물론 동아리가 존재하는 대학교와 몇 개의 실업팀이 있지만, 그 숫자가 사회인 야구나 조기 축구에 비해 턱없이 적어 직접 플레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공격, 수비, 스페셜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인원이 있는지라, 기초적인 인원 문제 때문에 저변이 좁은 국내에서 TV에서 보던 미식축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오펜스 가드가 수비시에는 디펜스 앤드를 보기도 하며 펀트된 볼을 받아 뛰는 킥 리터너의 역할까지 하는 극한 체력을 요구하는 상황에 맞닥트린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운동을 한다는 것은 비루한 몸을 가진 우리에게는 목숨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미식축구 게임인 '매든 NFL' 프랜차이즈가 필요하다.

미식축구게임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디 게임이나, 중소규모 개발사에서 출시한 매니지먼트, 액션 미식축구 게임이 있지만, 선수들과 팀이 실명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실제 구단이나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들은 왜 가상의 선수와 구단을 등장시켰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EA가 2004년부터 라이선스를 단독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매든 NFL'의 장점은 명확하다. 미식축구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유저들에게 처음부터 어려운 룰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액션성에 재미를 느끼게 한 다음 전술과 판단을 요구한다. 덕분에 초반 높은 허들을 쉽게 넘을 수 있다.

사실, 스포츠 게임은 종목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재미 없기 마련인데 매든 NFL 시리즈는 속도감과 타격감으로 이를 상쇄했다. 몰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라이선스뿐만 아니라 다른 미식축구 게임들이 따라올 수가 없는 독보적인 콘텐츠와 재미를 제공한다. EA 스포츠 게임의 특징인 햇수를 거듭해가며 좋아지는 그래픽과 세분되는 동작과 전술들은 뒷 단의 만족감을 책임진다.

또한, 매든 NFL의 중계는 게임사적으로도 의의를 가진다. 지금은 익숙해진 실황 중계라는 개념을 스포츠 게임에 처음 접목한 타이틀이기 때문에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FIFA, NBA 프랜차이즈의 중계나 어린시절 '고르골고르골고르골'하며 떠들고 놀았던 위닝 중계의 아버지급 되는 셈이다.

물론 매든에는 실제 미식축구가 주는 감동과 놀라움은 없다. 오델 베컴 주니어의 놀라운 리시빙이나 제리 크라머의 풀링같은 감흥은 없다. 그냥 한 플레이를 이기고 이겨서 이길 뿐. 놀라움이라면 다시는 재기하지 못할 것 같았던 NFL 2004의 표지모델인 '마이클 빅'이 NFL16에 나온다는 점 정도? 물론 표지 모델의 저주를 듬뿍 받고서 말이다.

▲ 스크리미지 라인에 서봐야만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아니다. 패드로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이 팰로톤은 내가 이끈다. 하지만, 레인보우 져지는 내꺼야
프로사이클링 매니져

슬슬 찬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며 시즌의 끝을 알리고 있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며 흔히 사이클이라 불리는 로드 자전거의 저변이 확대되어 프로 사이클링의 관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카벤디쉬 건도 있기도 했고….

아무튼 시즌이 끝날 때가 오면 '자덕'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동계 빕숏과 슈커버 정도만 살까?', '아 그럼 아예 동계장비를 갖춰야 하나?', '아 그러면 또 지갑이 가벼워지는데….', '그럼 겨울 동안 트레이닝도 할 수 있고 여름 장마철에도 쓸 수 있는 롤러를 하나 살까?', '하는 김에 쯔위프트도 할까?', '아 이것도 비싼데….' 라는 무한 루프를 반복한다.

결국, 의지박약인 당신은 지름신에 굴복한 후 고정 롤러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빨래 건조대로 사용하겠지만.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괴감이 아니라 바로 게임이다. "'자덕'이기 때문에 괜찮아!"라는 마인드로 '프로 사이클링 매니저(이하 P.C.M)' 프랜차이즈를 접하고 나면 다시 트레이닝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 Fight for Pink!!

P.C.M 프랜차이즈는 2012년 처음 등장했으며 2016버전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이 게임은 '쯔위프트'처럼 직접 달리지 않는다. 게임 제목처럼 팀을 매니지먼트해 포디움에 올리거나, 한명의 선수를 선택해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유명한 '풋볼 매니저' 프랜차이즈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최신작 2016은 전작보다 좋아진 그래픽과 AI가 눈에 띈다. 특히 산, 언덕, 스프린트 코스, 발사대 세팅 등은 물론이고 전략적인 브레이크 어웨이(breakaway) 등을 행하며 팀끼리 보호해주지 않아도 펠로톤 내에서 서로 다리를 쉬면서 바람을 막고 돌아가며 끌어주는 모습을 연출한다.

스팀 워크샵 지원으로 전세계 유저들이 만든 로스터와 팀 컬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풀 라이센스 지원 게임은 아니지만, 유저들의 노력으로 선수 이름과 실제 스폰서, 팀 그리고 프레임 및 휠까지 실명으로 즐길 수 있다. 덕분에 비앙키 덕후인 나는 로또 윰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구형 올트레에서 한 숨을 쉬었다.

▲마이요 그랑페르를 입고 북악에서도 흐르는 당신은 이 게임을 할 자격이 충분하다.

새롭게 추가된 멀티 플레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실제 팀과 실제 사이클 리스트를 이용해 실제 무대에서 달릴 수 있다. 새롭게 일신한 HUD로. 무엇보다 가상의 유망주를 생성해 최고의 선수로 키워가는 프로 사이클링 모드는 팀을 관리할 때와 다른 새로운 재미를 준다.

사무실에서 이 게임을 하고 있으니 주위 기자들이 이게 게임인지 영상인지 물어왔다. 워낙 정적인 게임이라 전략을 수립해 주거나 어택 타이밍, 보급 타이밍 등을 잡아주는 것을 빼면 마우스를 클릭할 일도 별로 없다. 다만 자덕에게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몰입과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하지 않는다고 느끼지도 못할 거라 생각지는 마라. 당신 하드 안 보금자리만 봐도 알지 않는가?

다만, 이 게임은 엄청나게 튕긴다. 스팀 댓글도 그렇고 나 역시 엄청 튕겼다. 그 스트레스에 다시 자전거를 잡고 달렸다. 물론 국내에서 구경도 쉽게할 수 없는 프로 사이클링이랑은 거리가 매우 먼 '마실'이지만. 그 효과만은 강렬하다. 마음만은 '피터 사강'이다.

▲ 마음만은 포디움



WBC: 야구가 최고 아니냐? / 영연방: ???
크리켓 캡틴

크리켓은 영연방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영연방 국가가 세계 육지 1/4에 육박할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영향력인 셈이다. 영국의 국기(國技)로 호주, 뉴질랜드, 인도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히고 있으며 4년 마다 열리는 크리켓 월드컵 역시 해당 국가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다.

앞선 두 스포츠 게임과 달리 이건 나도 기사를 쓰기 위해 플레이해보기 전까지는 게임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못해 '미지의 스포츠' 대접을 받는 크리켓. 인지도가 낮다 보니 몇 개의 동호회와 대학 동아리가 존재하지만, 직접 접하기는 매우 어려운 종목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게임이라는 좋은 매개체가 있다. 어차피 직접 뛰라고 해도 귀찮잖아….


크리켓을 소재로 하는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인 '크리켓 캡틴(Cricket Captain)' 프랜차이즈는 2014를 시작으로 2015, 2016으로 이어진 작품이다. 지역 및 국가대표 크리켓팀을 맡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단 나는 크리켓의 'ㅋ'자도 모른 상태에서 시작했다. 미식축구는 조금이나마 몸으로 접해봤고 사이클은 오랜 시간 타왔기에 진입장벽이 거의 없었던 것에 비하면 '크리켓 캡틴'은 진입 장벽이 높은 셈이다. 특히 액션 게임도 아니고 세세한 부분을 통제 해줘야 하는 매니지먼트라면.

하지만, 생각보다 허들은 높지 않았다. 몇 가지 설정을 해주면 게임에 돌입할 수 있다. 다만, 룰을 전혀 몰랐기에 룰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접근 자체는 매우 깔끔하다. 크리켓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사람이 입문하기에는 제격이다.

크리켓은 야구와 비슷한 점이 많으므로 몇 가지 규칙만 알면 쉽게 경기를 이해할 수 있다. 한 팀은 총 11명으로 구성되며 경기는 타원형 모양의 경기장 가운데에 놓인 직사각형의 피치에서 이루어진다. 피치의 양 끝엔 스트라이크 존 역할의 막대 세 개가 놓여 있는데 이를 위켓(Wicket)이라고 부른다.

위켓의 앞에는 크리스(Crease)라는 선이 그어져 있는데 야구에서 베이스와 같은 역할을 하며 투수 역할의 볼러(Bowler)는 공을 던지고, 타자 역할의 배트맨(Batsman)은 공이 위켓을 맞추지 않도록 배트로 쳐낸다. 이게 기본 룰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퀴디치와 비슷하지 않은가?

▲ 모굴이나 FM이나 비슷한 수준의 그래픽

야구와 비교하면 조금은 정적이지만, 크리켓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볼러가 공을 던질 때의 긴장감은 매니지먼트라서 더 크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종목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타자의 타격과 책략을 쓰는 투수의 기술을 음미하게 되어 갔다. 애초에 선수 이름을 '1'도 모르기 때문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는지 안 맺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몰입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임을 접하고 인터넷에서 몇 개의 크리켓 경기를 찾아보게 됐다. 아마, 만약, 잉글랜드로 축구를 보러 가게 된다거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로 호주팀을 만나 호주 원정을 가게 된다면, 반드시 크리켓을 현장에서 보리라 마음먹었다. 이게 다 게임이 제공한 간접 경험 덕분이다.

▲ 묘하게 퀴디치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



현실은 비루한 몸과 방바닥, 게임 속은 멋진 몸과 알프스
스티프

익스트림 스포츠는 국내에 즐기는 인구가 없다기보다는 즐길 장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동계 익스트림 스포츠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다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우리 같은 방구석 위인들이 도저히 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괜찮다. 우리는 괜찮다. 게임으로 해보면 되니까. 유비소프트의 '스티프(Steep)'가 체험의 장을 극도로 넓혀줄 것이기 때문이다. 덤으로 소개팅 나가서 취미 이야기를 할 때 으레 날아오는 "좋아하는 운동 있으세요?", "보드 타세요?"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적어도 알프스에서 해본 티는 내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와우(W.O.W) 공대장 하던 이야기보다 확실히 호감을 얻을 수 있을 거다.


게임스컴에서 체험했던 스티프는 가파른 절벽과 등선이 펼쳐진 설원에서 진행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으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의 산악지대에서 스노보드, 스키를 비롯해 윙슈트나 패러글라이딩까지 즐길 수 있었다. 그것도 오픈 월드로 말이다. 덕분에 과거 익스트림 게임들과 다르게 원하는 장소로의 이동에 제약이 없어졌으며 이를 통해 자유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게임적 재미를 위해 단순 활동 외에도 미션 형식의 특별 활동이 존재하며 이를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기승전고프로라는 말이 있듯 액션캠의 절대 강자인 '고프로'를 통해 촬영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즐거움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나 마운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은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아하지만, 활동 이후 이를 담은 영상을 편집하고 공유하는 데 큰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제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은 욕구도 챙겼다.

▲ 기승전고프로, 기승전가민

물론 우리처럼 익스트림의 '익'자도 모르는 게이머들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거대한 경치가 펼쳐지는 세계 속에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또렷이 보며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공중에서 저 아래를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다. 어떤 게임이 이런 풍광을 보여준단 말인가.

패러글라이딩으로 다른 산꼭대기에 도착해 스노보드로 갈아신고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내려갈 수도 있다. 산의 곳곳을 탐사하는 그 순간이 정말 신나는 순간이다. 익스트림 스포츠 답게 짜릿하고 신선하다. 정말 멋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유비소프트 작품이다. 나와봐야 안다. '스티프'는 올해 12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올해는 낙엽타다가 방팅할 생각말고 얌전히 게임이나 즐기자.



초아랑 설현이랑 해봐야 라크로스를 알거야?
케이시 포웰의 라크로스

한 20명에게는 물어본 거 같다. 라크로스 아느냐고.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이 모른다였다. 아니면 '마크로스?'라는 반문이 있었을 뿐.

라크로스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스포츠로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하키로 오인할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럭비와 미식축구의 차이만큼 큰 차이가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똑같다. 기본적으로 라크로스는 하키와 달리 망이 달린 스틱을 사용한다. 이 스틱에 공을 담아 골까지 운반하는 경기로 아이스하키에 비견될 정도로 격렬한 스포츠로 유명하다. 스틱으로 막 때릴 수 가 있는 종목이다. 아. 후두부는 안 된다.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고작 3달간 생활했던 내 친구는 그동안 라크로스의 매력에 푹 빠져 한국에 와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하자고 꼬셨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고 나는 조용히 '케이시 포웰의 라크로스 (Casey Powell Lacrosse16, 이하 C.P.L)'를 전해줬다. PC 속에서라면 내 친구도 훌륭한 캡틴이 될 거니까. 아니면 다시 고등학생이 되든가…. (국내에는 몇 개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아리 라크로스 팀이 존재한다.)

▲ 격투 전 친선 도모는 필수.

라크로스는 룰은 조금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한 팀 10명의 선수가 뛰는데 각 팀은 1명의 골키퍼와 수비 영역에서만 활동하는 3명의 수비수, 공격진영에서만 활동하는 3명의 공격수 그리고 경기장 모두를 누빌 수 있는 미드필더 3명으로 경기를 치른다. 여자의 경우 12명이 플레이하며 남자와 달리 신체 접촉이 제한되어있어 보호 장구도 단순하다.

굉장히 격렬한 종목인데 머리 가격이나 뒤에서 밀기 등을 제외한 모든 신체 접촉 및 스틱으로 치는 행위가 용인되는 스포츠다. 극단적으로 격렬한 운동일수록 오히려 안전한 경우가 많은 법인데, 일단 이 라크로스는 '연장'을 챙기고 시합에 임하는 셈이다.

게임 C.P.L은 이러한 행위를 자유롭게 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개발사인 Crosse Studio는 다른 요소들을 희생하면서 액션성을 살리기 위해 역동적인 동작과 다양한 조작 방법을 게임에 녹여냈다. 국기로 지정된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리그가 운영되지 않는 스포츠라 이해도가 낮아 직관적인 조작이 어려울 것 같지만, EA의 인기 프랜차이즈 'NHL'에 기반을 둔 조작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실황 중계도 매든 NFL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해설를 구사한다는 점도 장점.


다만, 정식 라이선스가 적용돼있지 않다는 점과 난도가 높아 종목 자체에 이해도가 낮은 초반에는 좀 헤매게 된다. 이는 게임 내 튜토리얼이 없는 점과 연결되어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데 일조한다. 또한, 안타깝게도 부상 개념이 없어 현실성도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라크로스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캐나다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생소한 종목이다. 그러나 상대를 '가격'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야성의 폭발은 룰을 잘 몰라도 게임에 관심을 끌게 하기 충분하다. 참. 걸그룹 A.O.A가 라크로스 컨셉을 차용해 '심쿵해'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초아, 설현과 함께하는 라크로스를 하겠다는 상상만으로 C.P.L이 하고 싶어지지 않는가? C.P.L에는 팀 만들기 기능도 있다. 만들자 A.O.A.

▲ 우리 초아가 하고 있는게 라크로스다.(출처: AOA 심쿵해 뮤직비디오)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너저버렷!
시네마 경마 재팬 월드컵

주말 과천 경마장에 가면 많은 군상을 목격할 수 있다. 손잡고 수줍게 데이트를 즐기는 얼마 안 된 커플과 돈을 왜 잃었냐고 추궁당하는 오래된 커플부터 경마에 목숨을 건듯 1초마다 표정이 변하는 중년까지. 실내 경마장도 마찬가지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끊임없이 전화하며 배당률을 계산하는 사람과 분을 주체못해 땅바닥을 구르는 사람까지.

확실히 경마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좋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경마를 즐겁고 밝게 플레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네마 경마 재팬 월드컵(이하 JWC)가 있기 때문이다. 경마를 경험하고 싶어도 어두운 이미지 때문에 꺼려졌거나, 말을 타고 싶은데 비싸서 못했던 우리에게는 제격인 게임이다.

▲ 경마다. 분명 경마다.

공식 개발사는 무려 일본 경마협회다. 실제 경마 배팅 방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뭔가 공식적이고 격식이 묻어날 것만 같다. 그러나 이 게임의 진가는 '실제'의 경험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 따위가 아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한 상황을 체험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게임이다.

실제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은 일반적인 스크린 경마와 같다. 그러나 경주 화면에 펼쳐지면 보도듣도 못한 생경한 세계가 펼쳐진다.

우선 기수와 마필이 독특하다. 이를테면 가터벨트와 망사스타킹을 착용하고 나오는 백마는 이름이 핑크 페로몬이며 경기 도중 수컷 말들을 유혹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 백마의 기수는 채찍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여왕님'으로 SM용 채찍으로 말을 '조교'한다.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경마 게임이다.

이외에도 각 말은 컨셉이 있어 그 컨셉에 맞게 기술을 사용한다. 비행기 승무원 옷을 입고 기내식을 제공하는 버진플라이트, 2명이 타서 코사크 댄스를 출 수 있는 헐리우드 리무진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기발하고, 유쾌한 말들이 등장한다. 얼룩말, 소, 2족 보행 종마 등 상식을 초월하는 출전마는 물론이고 반드시 넘어지는 말이라든지, 말 같지만 알고 보면 안에 사람이 들어가 달린다든지 하는 식의 웃음 포인트가 게임 전반에 퍼져있다. JWC는 현재 3편까지 나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말로는 이 오묘하고, 기묘하고, 유쾌한 기분을 전달할 수 없을 것 같다. 영상을 준비했다. 유명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가 플레이한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