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밥하가 앞으로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1일 강남 인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HCC) 시즌6 A조 2경기에서 하밥하가 '너굴' 진채영과 '홍차' 박정현의 활약으로 올킬러즈에게 3:1 승리를 거두고 8강 승자전에 진출했다. 선봉인 진채영이 2킬을 기록했고, 그 배턴을 이어받은 박정현도 기묘한 덱과 짜릿한 명승부 끝에 팀을 승자조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하밥하 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오늘 승리해 승자조로 진출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너굴' 진채영 : 정말... 올 킬러즈와 같은 강팀을 꺾다니... 심지어 오늘 내가 이긴 '천수' 김천수 선수는 블리즈컨에 진출하지 않았나. 그런 팀을 꺾는데 내가 활약을 한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

'홍차' 박정현 : 준비한대로 잘 풀려서 다행이다.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봤다. 개인 커리어 하이를 찍은 거 같아 만족스럽다.

'석원' 전석원 : 일단 일등석에서 구경을 잘했다(웃음). 올 킬러즈는 강팀이지만, 지난 시즌에서 이긴 적이 있기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은 했다. 두 선수가 잘해줘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 어떤 강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Q. '서렌더'의 어그로 주술사만 세 번 이겼는데 어그로 주술사를 노리고 덱을 준비했나?

'너굴' 진채영 : 주술사를 상대로는 이기면 그만, 져도 그만이었다(웃음). 어그로 주술사가 너프의 영향도 있고, 그 때문에 '서렌더' 선수의 컨셉이 조금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알고 있는 덱이어서 대처하기 쉬웠다. 비밀을 삼키는 자가 발목을 잡은 것 같아 아쉬웠다.


Q. 3경기 3세트는 6턴 트루하트가 나오면서 사실상 끝났는데, 끈질기게 버텼다. 뒤에 나올 팀원을 위해서였나? 해설자들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너굴' 진채영 :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다. 방밀 전사의 손 패에 방패 막기와 아이언 포지 차원문이 잘 안 잡히면 코볼트 얼방 마법사가 이길 수도 있다. 혹시나 해서 계속했는데, 안되더라. 팀원들에게 카드를 보여주기 위해 계속 플레이하기도 했다.


Q. 패배한 3경기 마지막 세트에서 시린빛 점쟁이를 내는 판단이 결과적으로 안 좋게 작용했다. 시린 점쟁이를 가져온 이유는?

'너굴' 진채영 : 나는 그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타우릿산이 나온 게 하필 시린빛 점쟁이 다음이었다. 내가 그 턴에 할 수 있는 게 점쟁이를 내는 것밖에 없었다. 앞 턴에 타우릿산이 안 나오고, 화염구 대신 터졌다면 내가 유리하게 게임을 끌어갔을 것이다.


Q. 아쉽게 올킬을 놓쳤다. 아쉽지 않았나?

'너굴' 진채영 : 올킬러즈를 올킬한다는 위업을 정말 달성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이겼고, 나의 역할을 충분히 한 것 같아 만족한다. 사실, 나는 팀에서 버리는 카드다(웃음).


Q. '홍차'는 해설 은퇴 후 첫 경기였는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경기에 임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홍차' 박정현 : 욕심은 컸는데, 생각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최대한 범위를 좁혀서 준비한 것이 빛을 발한 것 같다. 주술사는 정말 강하고 연습 승률도 제일 높았는데, 주술사를 넣자니 다른 덱들과 컨셉이 안 맞더라. 얼방과 방밀이 있으면 주술사를 넣은 라인업의 승률이 저조했다. 오늘 내 컨셉이 방밀-얼방 저격이라 과감히 주술사를 버리고 갔다.


Q. 처음 라팜이 들어간 드루이드 덱을 보고 '슬시호' 정한슬 해설이 악평했다. 그 덱이 2패나 당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는데? 덱을 어떻게 구성하게 됐나?

'홍차' 박정현 : 선수들과 연습을 얼마 하지 못한 덱이다. 랭크 게임에서만 연습했다. 머릿속으로 이렇게 풀리면 정말 강력할 것 같다는 그림을 그렸었다. 내가 그린 장면이 HCC에 나오면 정말 멋있을 것 같아서 준비했다. 무거운 덱들 저격으로 준비한 덱이라 이상적인 구도가 한 번은 나올 것 같았는데, 조금 아쉽다. 내 덱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 '슬시호' 정한슬 해설에게 한마디 하겠다. 올 킬러즈는 주로 카피 덱을 사용하는데, 내 덱에서 어떤 냄새가 날지는 모르겠지만, 카피 덱보다는 상쾌한 향이 날 거다(웃음).


Q. 무가옳 성기사에서 멀록이 데빌사우르스로 변해서 꼬였는데 포기하지 않았다.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나?

'홍차' 박정현 : 지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다들 놀랐다니 내가 놀랍다(웃음). 원숭이를 쓰면 내가 무가옳을 쓰고, 난투를 써도 무가옳을 쓰면 이길 수 있었다. 난투, 요그사론만 견제하면 됐는데 전사가 계속 던지지 않더라. 그걸 눈치챈 뒤부터 계속 방어도만 올릴 것 같아서 신병을 소환했다. 아마 전사는 내가 신병을 뽑는 것을 보고 '멀록만 안나오면 이기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거다. 내가 마동전을 아낀 이유도 요그사론에서 혹시 마법 차단이 나올까 봐 동전을 쓰고, 무가옳을 쓰기 위해 계속 아꼈던 거다.


Q. 다음 경기 상대가 만만치 않다. 골든코인을 상대로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진채영 : 내가 하스스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HCC에서 '고스트' 선수가 맹활약하는 것을 본 뒤다. 그 후로 진지하게 하스스톤에 임하게 됐다. 나의 우상이다. 그래서 꼭 붙어보고 싶었고, 이기면 감개무량할 것 같다. 그 팀과 붙는다는 게 신기하다.

박정현 : 오늘처럼 채영이가 해주면 편하게 마무리하는 입장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오늘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더욱 타이트하게 준비해오겠다. 채영이가 우리 팀 구멍이라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여기서 등급이 제일 낮고, 레스토랑스다(웃음). 하지만 오늘 첫 경기에서는 잘 못하다가 점점 잘하더라. 싸움 도중에 성장하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 같더라. 채영이에게 오늘 정말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

석원 : 지난 결승전의 복수를 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진채영 : 나의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다(웃음). 하지만 하스스톤을 할 때 진지하게 한다. 생각도 많이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비삼자는 앞으로 안 넣을 것 같다,.

박정현 : 샤이니로 나오고 싶었는데, 경기 날에 일정이 있어 하밥하에 들어오게 됐다. 운 좋게 HCC 나오게 돼서 기뻤고, 경기를 치르게 돼서 기뻤다. 샤이니 팀에서 나를 보내준 것도 감사하다. 절대로 트러블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니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 일정 때문에 예선에 참가하지 못해서 이렇게 됐다. 마음만은 샤이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된 김에 우승하겠다.

전석원 : 지난 시즌에 같이 했던 '로이'가 군대에 있다. 어제 부대로 복귀 했는데, 내가 이번 시즌에서 우승해놓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금 해왔던 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하밥하팀을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