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밥하 팀이 지금 기세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7일 강남 인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HCC) 시즌6 A조 승자전 경기에서 하밥하가 전 시즌 우승팀 골든 어택을 3:0으로 꺾고 4강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오늘 경기에서 선봉으로 출전한 '홍차' 박정현은 특유의 커스텀 덱으로 상대가 예상치 못하는 변수를 만들어 팀을 4강에 올려놓는데, 큰 공을 세웠다.


다음은 4강에 진출한 하밥하 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을 듣고 싶다.

'너굴' 진채영 : 솔직히 내가 마무리를 지으려고, 중견으로 섰는데 (박)정현이 형이 마무리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겨서 정말 기쁘다.

'홍차' 박정현 : 욕심을 버리고 나왔는데, 게임이 잘풀려서 기쁘다. 딱히... 할 말이 없다(웃음).

'석원' 전석원 : 오늘도 1등석에서 관람 잘했다. 정현이 형이 잘하는 건 알았는데, 이 정도로 잘해줄지는 꿈에도 몰랐다. 고맙다. 전 시즌의 복수를 해주셔서 고맙다.

'샤이' 이동현 :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했더니 그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


Q. 상대가 전 시즌 우승팀 골든 어택이었다. 언제 올킬을 예상했나?

박정현 : 1경기에서 '루' 선수를 힘겹게 이겼다. 밥 값했으니까 최대한 카드 많이 보여주고 중견에게 넘겨 줄 생각이었는데, '고스트' 선수까지 잡아낸 뒤에 올킬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고스트'가 전사를 플레이하던 도중 큰 실수를 범했다. 알고 있었나?

박정현 : 손님을 풀 줄 알고 불기둥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비전 거인 두 마리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피의 전사들'가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지난 경기에서도 썼던거라 이번에는 안들고 나올 거라 예상했다. 끝나고 나서야 '고스트' 선수가 큰 실수를 했다는 걸 알았다.


Q. 오늘 준비한 방밀 전사 덱에 템포 덱에 들어갈 만한 코르크론 정예병을 넣었다. 이런 독특한 구성을 한 이유는?

박정현 : 방밀 전사 제압기가 유명한 방밀-마격 4개와 강타를 포함해서 총 6개 정도라고 본다. 거기서 4대미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들고 왔다. 하수인과 교환을 하고도 살아남으면, 상대에게 껄끄러운 필드를 구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블러드후프 용사보다 좋다고 생각해서 가지고 왔다.


Q. 대회나 등급전에서 보기 어려웠던 리노 법사를 준비했는데, 리노 법사가 템포 법사나 얼방 마법사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박정현 : 연습을 해봤는데, 진짜 상대 덱을 저격하기로 준비한 덱들이 아니었다. 애매했고,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싶었다. 드루이드, 전사, 주술사 3개의 라인업을 확정 했다. 하나를 더 준비해야하는데, 훔치기 도적은 지나친 욕심인 것 같아서 마법사를 선택했다. 템포, 얼방 마법사를 준비하다가 기왕 하는 거 욕심을 한 번 부려보잔 생각으로 리노 마법사를 준비했다.

엄밀히 말하면 욕심을 부렸다기 보다는 상대가 생각하지 못하는 덱을 준비하고 싶었다. 지난 경기에서 만난 올킬러즈, 오늘 붙은 골든 어택 모두 메타 파악력이 빠른 팀이다. 그래서 내가 어떤 카드를 꺼냈을 때, 나의 덱이 어떤 덱일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생긴다. 그 맹점을 찌르기 위해 리노 마법사를 준비해왔다.


Q. '크라니쉬'가 오랜만에 사제를 들고 나왔는데 당황하지 않았나? 평소 사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정현 : 사제는 웬만하면 방밀 전사 저격으로 준비한 카드라고 생각했다. 부상당한 검귀가 나왔을 때, 표정이 안 좋았던 게 100% 부활 사제일 것 같아서 힘든 게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상대 생매장을 생각해서 황금 원숭이를 안내는 게 좋을 것 같아 끝까지 엘리스를 아꼈다. 경기가 끝난 후 생매장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서 황당했다. 이후 위니 흑마법사가 나왔는데, 조금 의문스러웠다. 사제는 방밀 전사 저격인데, 위니 흑마법사는 방밀 전사에게 약하지 않은가? 컨셉이 애매했던 것 같다.

진채영 : '크라니쉬' 선수가 해외 서버에서 사제를 플레이하는 것을 스트리밍으로 봤다. 해외 서버에서 하는 거라 대회에는 안 들고올 거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고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사제니까 허점이 있겠거니 생각했다. 전사가 아니었으면 졌을 거다.

전석원 : '크라니쉬 선수 보니까 일반적인 부활 사제는 아닐 거라 봤다. 무조건 요그사론이 들어갔을 거라 봤는데, 정현이 형의 체력이 낮았을 때 어떤 콤보가 나오면 질 거로 생각했다. 다행히 정현이 형이 잘 버텼고, 상대 코스트가 연계 플레이를 하기에 부족해서 이긴 것 같다.



Q. 요즘 분위기가 아주 좋다. 상승세의 원동력이 무엇인가?

이동현 : 각자 덱을 편하게 준비해오는 것이 원동력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하니까, 여러 덱을 준비할 수 있고,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

진채영 : 정현이 형이 평소에 나를 많이 비판하는 편인데, 그걸 극복하고자하는 오기가 생겨서 더 잘하는 것 같다. 사실, 오늘 나는 4위니 덱을 들고와서 정현이 형이 지면, 배턴을 이어받아 1승을 챙기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왔다. 서로 믿고 편히 할 수 있는 게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Q. '석원'은 계속 경기를 뛰지 않는데, 긴장되지 않나? 한 번 출전해서 패배하고, 팀이 위기에 처한다면 멘탈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석원 :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내가 나가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한다. 뒤에 나가는 편이 유리하니까. 거기다 나는 오로지 하스스톤만 한다(웃음). 자신감이 중요하다.


Q. 4강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박정현 : NNA에 존경하는 엄청난 손말 선수와 경기를 한번 뛰고 싶다. 언제나 덱이 영감을 주는,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라는 갓 게임도 찬양 경배하고 싶다(웃음).

전석원 :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대로만 한다면 우승도 가능하다.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지난 시즌 준우승을 넘는 우승이라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진채영 : 용병으로 온 만큼 하밥하에 누를 안 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다음 상대가 누군지 모르겠으나, B조에 있는 분들은 내가 평소에 붙어보고 싶었던 선수들이라 기대가 많이 된다.

전석원 : '홍차' 박정현 짱짱맨. 찬양한다.

박정현 : 빨리 거품을 빼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안된다. 이긴 건 매우 기쁜데, 이러다가 한 번에 크게 추락할까 봐 걱정된다. 이 기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엔 즐기고 싶다. 분위기가 결승까지 이어져서 우승까지 하고 싶다.

이동현 : 내가 언제든지 조커 카드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