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옥ㅅ.. 아니 남극으로 따라와."

지난 블리즈컨2016에서 공개됐던 오버워치 신규 콘텐츠 '아케이드'가 공개 테스트 서버에 등장했습니다. 아케이드에는 총 5가지 모드의 게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특히 신규 전장인 '탐사 기지 : 남극'에서 즐길 수 있는 1:1과 3:3 대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1 대전 모드인 '수수께끼의 결투'는 두 플레이어가 같은 영웅으로 대결해서 먼저 5승을 챙기면 이기는 방식입니다. 소위 말하는 '미러전' 콘셉트죠. 어떤 영웅으로 대결하게 될지는 무작위로 정해지며, 매 라운드 다른 영웅이 선정됩니다.

3:3으로 진행되는 '섬멸전'은 상대 팀을 먼저 전멸시키면 승리하는 모드입니다. 섬멸전에서는 플레이어가 사망할 경우 해당 라운드가 끝나기 전까지 자동 부활이 되지 않으며, 먼저 사망한 플레이어는 생존 중인 팀원의 화면을 보면서 '슈퍼 플레이'가 나오길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수수께끼의 결투와 섬멸전에서는 일반적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전개가 펼쳐지곤 합니다. 이를테면 1:1 대결 영웅으로 시메트라가 뽑혀 나온 난감한 상황이나, 3:3 모드에서 순식간에 팀원 두 명이 쓰러지는 바람에 홀로 세 명을 상대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플레이어들은 이 독특한 대전 모드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아케이드 열풍이 불고 있는 공개 테스트 서버에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 빠른 대전과 경쟁전 사이에 아케이드가 추가됐다


■ 오버워치 아케이드

- 수수께끼의 결투 (1 vs 1)
ㄴ매 라운드 두 플레이어가 동일한 영웅으로 단독 대결. 5개 라운드를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
※ 탐사 기지 : 남극에서 진행

- 섬멸전 (3 vs 3)
ㄴ3인으로 팀을 이뤄 대결하는 새로운 대전. 팀 전원이 먼저 사망할 경우 패배. 3선승제.
※ 탐사 기지 : 남극에서 진행

- 수수께끼의 영웅 (6 vs 6)
ㄴ부활할 때마다 영웅이 무작위로 변경되는 모드.

- 똑같은 영웅도 환영 (6 vs 6)
ㄴ영웅 중복 선택에 제한이 없는 모드.

- 난투 모음! (6 vs 6)
ㄴ기존 난투들 중 하나가 무작위로 선정되어 게임 진행.




■ 수수께끼의 결투 - 처절하거나, 치열하거나

수수께끼의 결투는 1:1 대전이므로 매칭이 무척 빠른 편입니다. 기자의 경우 약 3초만에 대결 상대와 연결이 됐습니다. 매칭이 완료되면 영웅을 고르면서 잠시 대기 시간을 갖는 일반 대전과 달리, 1:1 모드는 바로 무작위 영웅이 선정되며 신규 전장 '탐사 기지 : 남극'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탐사 기지 : 남극은 최대 3:3까지 지원하는 소규모 전장입니다. 전장 중앙에는 계단, 난간, 연결다리 등의 복합적인 구조를 갖춘 2층 건물이 존재해 지형을 이용한 여러 전술을 펼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각 팀의 거점 앞에는 아담한 1층 건물이 지어져 있어 중앙 교전에서 밀릴 경우 이곳으로 후퇴해 전열을 재정비할 수가 있죠. (실제론 시메트라 1:1에서 '니가와' 전술의 거점으로 사용됩니다)

또한 탐사 기지 : 남극에는 생명력 회복팩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자체 회복기가 없는 영웅의 경우 1:1 대결에서 총알 한 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으며, 한쪽 체력이 낮아지면 갑자기 술래잡기 게임으로 국면이 전환되기도 합니다.


▲ 각 팀 거점 앞에 세워져 있는 1층 건물

▲ 전투 대부분은 전장 중앙의 연구소에서 진행된다

▲ 연구소 실내엔 통로가 많아 치고 빠지는 형태의 전술이 유효하다


1:1 대결의 룰은 간단합니다. '미러전'을 해서 먼저 상대방을 처치한 플레이어가 해당 라운드 승자가 되며, 총 5개 라운드를 따내면 최종 승자 판정을 받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방과의 기량 차이에 따라 5라운드만에 게임이 끝나거나, 중간에 무승부가 발생할 경우 10라운드까지 가는 장기전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매 라운드 선정되는 영웅이 다르므로 트레이서부터 파라까지 다양한 영웅으로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요, 상대방의 포커싱이 아군에게 분산되던 6:6과 달리 1:1에서는 오로지 서로를 겨누고 싸우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유형의 영웅을 잘 다루지 못하는지, 어떤 공격에 취약한지 쉽게 파악할 수가 있죠.


▲ 두 플레이어가 동시에 사망할 경우 무승부가 발생한다

▲ 기자에게 1:1 모드란 그저 굴욕 대전에 지나지 않았으나

▲ 간혹 수준이 비슷한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1:1 대결의 묘미는 역시 '예능형' 대결이죠. 설치형 기술을 주로 사용하는 시메트라나 토르비욘이 선정될 경우 각자 유리한 위치에 오브젝트를 설치해놓고 서로 '니가와'를 시전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의 위치가 화면에 표시되기에, 결국 좀 더 호전적이거나 기량에 자신있는 플레이어가 선공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 1:1 시메트라 하수의 공통점 : 일단 신나게 집부터 짓는다

▲ 상대방이 한 수.. 아니 두 수 위라서 곧 강제철거를 당한다

▲ 서로 자기 위치에 포탑을 지어두고 기다리는 상황

▲ 토르비욘의 경우 하수끼리 만나면 영원한 전쟁을 치르게 된다


위도우메이커처럼 저격형 영웅 대결도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고수와 하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확 달랐거든요. 하수의 대표주자인 기자의 경우 대결 영웅으로 위도우메이커가 정해지자, 저격 중인 상대방에게 몰래 접근해서 소총 난사를 하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위도우메이커를 자주 사용하는 유저는 일찍이 고지대를 점거하고 살금살금 접근하는 기자를 저격 조준경으로 지그시 바라보고 있더군요. 하지만 하수 vs 하수 대결에서는 몰래 접근해서 소총으로 기습하는 전술이 꽤 쏠쏠했습니다.


▲ 발소리 감춰보겠다고 오리걸음으로 다가오는 기자가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지

▲ 의외로 소총 전술이 통하는 상대도 있었다


하지만 피지컬 캐릭터로 유명한 겐지 1:1에서는 기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질풍참을 맞고 제자리에 가만히 앉는 것뿐이었죠. 남극의 바닥은 참 싸늘했습니다.








■ 섬멸전 - "미안합니다 여러분.. 전 여기까지입니다.."

3:3 대전 모드인 '섬멸전'은 수수께끼의 결투와 마찬가지로 생명력 회복팩이 없는 '탐사 기지 : 남극'에서 진행됩니다. 라운드 승리 조건은 상대 플레이어 전원 처치이며, 라운드 도중 사망할 경우 자동 부활이 되지 않으므로 게임 진행이 무척 빠른 편입니다.

3개 라운드를 먼저 따내면 최종 승리 판정을 받게 되는데요, 1라운드에서 패배한 팀은 대개 상대방 조합에 대응할 수 있는 새 영웅을 들고 나타나기 때문에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물고 물리는 전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자동 부활이 되지 않는 점, 그리고 회복팩이 없는 전장 특성상 선호되는 영웅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론 로드호그와 메이, 메르시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로드호그는 갈고리를 이용해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웅이며, 자가 치유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죠. 메이 역시 급속 빙결로 치유가 가능하고, 빙벽으로 상대 팀원들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섬멸전을 통해 인기 영웅으로 등극한 메르시는 궁극기인 '부활'로 사망한 아군을 되살릴 수 있어 전세를 한 번에 뒤집는 기회를 제공하죠.


▲ 상대방 팀원을 하나 줄일 수 있는 로드호그의 갈고리는 무척 위협적이다


이외에 역시 자가 치유가 가능한 솔저:76이나 탱커 역할인 윈스턴, 라인하르트, D.Va도 선호되는 영웅들입니다. 한 명이라도 먼저 사망하게 되면 즉시 2:3 구도로 바뀌기 때문에 최대한 전장 유지력이 좋은 영웅들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2탱에 1힐, 또는 2탱 1딜 조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역시 어디에나 '예능형' 유저들은 있기 마련이죠. 시메트라 1:1처럼 바스티온과 토르비욘 조합으로 일명 '니가와' 전술을 펼치는 팀도 만나볼 수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현명한 선택이 아니지만, 섬멸전에선 상대 세 명만 빠르게 해치우면 되기 때문에 1회용 전술로는 고려를 해볼만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사각 지대에서 경계 모드로 대기 중인 바스티온은 매우 위협적입니다. 그러나 은신이 가능한 솜브라에게 위치가 발각되기 쉬우므로 2라운드 연속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토르비욘과 바스티온으로 우주 방어를 펼치는 기자의 팀원들

▲ 자가 수리 기술에 높은 DPS를 지닌 탓인지 바스티온은 의외로 쓸만했다!


3:3 섬멸전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역시 전세 역전의 순간입니다. 사망하면 라운드 내 부활이 되지 않으므로, 1:2의 불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역전의 기회는 항상 있거든요. 반대로 말하면 아군이 둘, 상대가 하나 남은 상태라고 해도 끝까지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뜻이 됩니다.

먼저 사망한 플레이어들은 대기 상태로 생존 중인 팀원의 화면을 지켜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사망자 입장에선 팀원의 '슈퍼 플레이'를 간절히 바라게 되고, 생존한 플레이어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게 되죠.

물론 대개는 생존자가 많은 팀이 승리를 가져가지만, 간혹 눈을 의심할 정도의 놀라운 플레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기자는 로드호그를 주로 플레이한 탓에 마지막 생존자가 될 기회가 많았는데요, 매번 팀원들을 실망시키기만 했습니다..


▲ 마지막 생존자가 된 기자. 저 둘을 꺾으면 팀의 영웅이 된다

▲ 빗나가는 갈고리.. 팀원들의 탄식이 들리는 듯 하다

▲ 미안합니다 여러분.. 미안합니다..




■ 짧고 굵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케이드 투기장

지금까지 오버워치 아케이드의 신규 전장 '탐사 기지 : 남극'에서 즐길 수 있는 수수께끼의 결투와 섬멸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아주 간단한 룰로 진행되는 소규모 대결이지만 다음 매칭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상당한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신규 모드가 기존 6:6 대전과 달리 '내가 캐리했다!'라는 성취감을 좀 더 빠르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인원이 줄어든 만큼 플레이어 간의 기량 차이는 더 크게 드러났지만, 자신이 활약을 하고 있을 때는 그것이 3:3에서 2:3으로의 전세 변화, 또는 라운드 승리 등으로 즉각 반영됐습니다.

또한 자신이 먼저 사망할 경우 생존한 팀원의 화면을 보게 된다는 것도 상당한 재미를 부여했습니다. 반전을 기대하면서 라이브 방송을 보는 셈이거든요. 물론 대개는 반전이 없었으나.. 간혹 발생하는 역전극은 다음 게임을 기대하면서 매칭 신청을 하기에 충분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보는 재미가 이 정도인데, 마지막 생존자가 본인일 경우엔 그 즐거움이 더할 나위 없겠죠. 빡빡한 경쟁전 게임에 지칠 때면 한 번씩 아케이드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요?


▲ 아케이드를 즐기면 3승당 전리품을 하나씩, 매주 3개까지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