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현장에서도 여지없이 증명한 '윤정호 킬러'

월드 챔피언십 싱글 결선 4강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 최강자전이라 할 수 있는 김신겸vs윤정호의 대진이 펼쳐졌다. 승자는 김신겸이었다. 첫 세트는 흡공을 적중시키고 지속적으로 김신겸의 빈틈을 간파해낸 윤정호가 승리를 거뒀지만 세트가 지날수록 김신겸이 기세를 탔다. 끊임없이 상대의 주요 스킬을 저항해내면서 승기를 잡은 김신겸이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1세트에서는 흡공 이후 기공사의 간판 콤보를 쏟아낸 윤정호가 김신겸의 탈출기를 뽑아낸 뒤 계속해서 상태이상을 집어넣는데 성공하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김신겸도 당하고만 있지 않고 탈출기를 사용한 뒤 공격을 이어나가면서 균형을 맞췄다. 승부를 가른 것은 김신겸의 판단이 빗나가면서였다. 동파로 얼어붙은 타이밍에 급하게 탈출기를 사용해보았지만 윤정호가 얼음꽃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공격권을 내어주지 않았다. 이어서 쏟아지는 유성지가 김신겸을 쓰러뜨리면서 1세트 승자가 갈렸다.

2세트에서는 서로 탈출기를 사용하면서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김신겸이 기권사 특유의 공중 콤보 연계로 큰 피해를 누적시켰다. 윤정호가 흡공을 사용할 타이밍을 알고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저항을 따냈고, 서로 탈출기를 사용한 타이밍에도 김신겸은 적극적인 공세를 유지했다. 결국 패왕권과 천룡열권에 큰 피해를 입은 윤정호가 이탈을 사용했지만 그대로 섬격권에 캐치당하면서 쓰러졌고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3세트는 다시 윤정호가 우세를 점했다. 초반부터 김신겸의 탈출기를 빼내는데 성공했고 흡공을 연속해서 적중시키면서 김신겸의 행동을 봉쇄해냈다. 김신겸이 다음 탈출기를 사용한 타이밍에도 이득을 챙기긴 커녕 역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승부는 완전히 갈린듯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윤정호의 실수가 나왔다. 컴공사라는 별명을 안겨준 주요 콤보 중 하나인 폭염+공중흡공 연계를 실패하면서 김신겸이 빠져나가고 만 것이었다. 결국 김신겸이 불리했던 상황에서 내공발산으로 생명력을 회복하고 공격에 나서 역전승을 거뒀다.

4세트는 앞선 경기들과 달리 김신겸이 선공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하면서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초반부터 거리를 좁히며 서로가 탈출기를 사용하게 만들어낸 김신겸은 콤보를 쏟아내면서 윤정호의 생명력을 70% 이상 소진시켰고 추가로 흡공까지 저항해냈다. 타이밍을 노려 결빙공을 쓰고 생명력을 회복해보려 했던 윤정호였지만 타이밍이 눈에 보였다. 김신겸이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패왕권-천룡열권 콤보로 세 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