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게임쇼 지스타의 메인은 역시 대형 게임사들의 시연 부스입니다. 올해 넥슨은 행사장 중앙에 자사의 시연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소니와 넷마블 역시 신작들을 소개하며 자신들의 부스를 알리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행사장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는데요. 바로 인디 게임들을 위한 BIC 쇼케이스 부스였습니다. 지난 9월 성황리에 행사를 끝마친 BIC가 올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스타로 자리를 옮긴 거였죠.

그러던 중 이곳에서 BIC를 주최한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의 이득우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BIC, IGC에 이어 올해 인디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지스타에 참가했다고 말한 이득우 대표. 무주공산과도 같은 국내 인디 시장에서 BIC라는 인디 행사를 성공리에 개최한 그에게 국내 인디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스타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이득우 대표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데 BIC가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좀 쉬는 기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내년에 뭘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내년 BIC를 더 성공적으로 개최할지 고민하며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확정된 일정으로는 해외 인디 게임 페스티벌과 파트너십을 맺어 1월 타이페이 게임쇼에 출품하고 3월에는 팍스 이스트에도 부스를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올해 BIC가 크게 호평을 받았죠. 수치적으로 봤을 때 얼마나 많은 관람객과 개발사가 참가했나요?

관람객 수는 1회때 2,400명 정도였던 게 올해는 6,500명 정도로 증가해 250% 정도 성장했고요. 출품작 수도 작년에는 208건이었던게 올해는 28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수치가 증가한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양질의 게임들이 늘었다는 점에서 더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도 BIC에 대해 알아봐 주거나 작년보다 더 증가한 해외 개발자들의 참여 등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은 행사가 된 부분에 대해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으로 개최한 만큼, 내년 BIC는 더 큰 성공을 해야 하기에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수치적인 부분에 대한 부담은 저보다 다른 분들이 갖고 있을 거 같고요. 전 그보다 어떻게 하면 내년에 더 좋은 게임들이 나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개성적인 게임들이 나와서 인디 저변을 넓히는 건 물론이고 행사를 빛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행히 해외에서는 BIC에 대해 상당히 좋게 봐주고 있는 만큼, 저희는 개발자와 관람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서 행사를 보완해야겠죠.


Q. 막 시작한 인디 행사로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크게 성공했는데 BIC의 성공 요인은 뭐였다고 보시나요?

아무래도 좋은 게임이 많았던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대우를 해준 것도 아니었는데 ‘바인딩 오브 아이작’이나 ‘엔터더건전’같은 유명 인디 게임들도 출품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게임의 팬들이 찾아오기도 했고, ‘엔터더건전’의 개발자는 어떤 여자애가 팬이라고 케이크를 줘서 감동했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좋은 게임들이 나온 것과 그 게임을 하기 위해 찾아온 팬들이 있었기에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BIC 2016에 참가한 '엔터더건전'


Q. 개최 측이 아닌 개발자들은 행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던가요?

사실 첫 회에는 미숙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후기를 들으니 30%정도가 ‘향후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의견들이 없어서 대체적으로 만족한 거 같습니다.


Q. 생각해보면 그 성공의 이면에는 BIC가 인디 개발자와 유저를 잇는 창구 역할을 했기에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행사가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발자와 유저를 잇는 공간이라고 했는데,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와도 일치했습니다. 저희는 게이머와 인디 개발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싶었거든요. 인디 개발자가 직접 게이머와 만나 소통을 하고, 반대로 게이머는 개발자에게 궁금한 걸 묻는다거나 하는 그런 행사를 말이죠.

특히, 개발자의 경우 개성적인 게임을 만드는 건 좋지만, 그래도 팔아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게이머와 만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으니 내년에도 더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스타에 BIC 부스를 냈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엔 인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스타가 뭘 해줬으면 좋을 거 같나요?

글쎄요. 아무래도 제가 뭔가를 말할 입장은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그래도 국내 최대의 게임쇼인 지스타에서 이제는 뭔가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전시 외에도 컨퍼런스를 더 확대한다던가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 방안도 생각해보고는 있습니다. 이런 큰 행사장에서 그저 전시 부스만 내는 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Q. 인디가 활성화된 게임쇼라 하면 게임스컴이 대표적이죠. 어떻게 했기에 게임스컴에서는 인디 부스가 당당히 메인 부스가 된 걸까요?

아무래도 국내보다 해외의 경우 인디 시장이 더 넓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사실 팬이 많으면 무시할 수 없잖아요?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거니. 아무튼 인디를 받쳐주는 시장이 있기에 당당히 메인을 차지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게임스컴 인디 아레나 부스


Q. 인디와는 별개일 수 있는데, 최근 지스타가 침체기라고 하죠. 해외 게임쇼를 예로 들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은 없을까요?

게임쇼의 성격이 좀 다르다고 할까요. 지스타가 ‘많은 게임들을 준비했으니 방문해서 시연해보세요’라는 느낌이라면 PAX는 시연 외에도 다양한 놀거리가 있는 거 같습니다. 관람객들도 그래서인지 ‘이 날을 위해 PAX를 기다렸다!’하는 기세가 느껴집니다. 이렇듯 시연 외에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뭔가가 있다면 지스타가 한층 풍성해지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자면 관람객 중심의 코스프레 행사나 굿즈샵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결국은 지스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숙제를 풀게 된다면 지스타도 더 양질의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