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는 방어력(AC)이 숫자로 표기되어 있고, 마이너스 수치가 더 클수록 방어력이 높다/좋다고 표현한다. AC -120보다 AC -160이 더 높은 방어력인 셈. 그렇기에 방어구의 기본 AC는 모두 마이너스 수치를 가지 있고, 인챈트를 하면 이 마이너스 수치가 더 커지는 형태다.
하지만 아이템 툴팁에서는 AC를 플러스로 표기하고 있다. 판금 갑옷의 AC가 -7이라면, 툴팁에는 7로 표기되어 있다. 인챈트로 오른 마이너스 수치도 플러스로 표기되어 7+1, 혹은 7+2로 표기된다.
일종의 반대 표현이라 불리는 리니지의 독특한 방어력 표기법은 그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쓰여왔다. 모든 방어구의 방어력이 마이너스였기 때문이다. 방어력 상승이라는 기본 개념에 충실했다. 이번에 견갑이 추가되기 전까지 말이다.
견갑의 정확한 AC는 +4다. 마이너스 수치가 높을수록 방어력이 더 좋다고 표현되는 리니지이기에 견갑의 AC +4는 오히려 방어력을 깎아 먹는다. 문제는 아이템 툴팁에서 견갑의 AC가 -4로 표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난데없이 AC 인식과 계산에 혼동이 발생한 것이다.
기본 AC가 -2인 요정족 방패를 +6까지 인챈트하면, 툴팁은 2+6으로 표기(인챈트 +1마다 AC -1)된다. 2는 기본 AC, +6은 인챈트 효과로 얻는 추가 AC를 뜻한다. 툴팁에 표기된 내용을 그대로 덧셈 뺄셈으로 풀어보면(2+6), 8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8이 아니라 -8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본 AC가 플러스(표기는 마이너스)인 견갑의 툴팁이 유저들로 하여금 혼란과 오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기본 AC +4인 은기사의 견갑을 +4까지 인챈트하면, 기본 AC +4에 인챈트 효과 AC -4가 추가되면서 AC가 0이 된다. 이를 그대로 툴팁에 나타낸다고 가정하면 4-4가 올바른 표현이지만, 툴팁은 -4+4로 표기되어 있다.
그동안 방어구의 기본 AC와 인챈트로 얻는 추가 AC를 플러스로 표기했었지만, 기본 AC가 플러스인 견갑이 추가되고부터는 '마이너스로 표기된 AC'까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단순히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반대로 생각하여 계산하면 되지만, 게임 내 표기가 다소 직관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이러한 혼란이 야기된 것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실제로 게임 내 전체 채팅창 등 유저들 대부분은 견갑의 기본 AC와 툴팁에 나온 AC 표기를 두고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업데이트가 적용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혼동하는 유저들이 많다. 개중에는 툴팁의 AC 표기를 잘 못 보고 아이템을 구매하여 낭패를 본 사례도 발생했다.
이러한 방어력 표기/계산법은 리니지가 1998년부터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독특한 표기와 최종 방어력을 반대로 계산해야 했지만, 기본으로 표기된 AC 수치는 항상 마이너스였고, 인챈트 효과로 붙는 AC는 늘 플러스로 일관적이었기에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단순히 인챈트 효과로 붙는 AC는 플러스를 마이너스로 계산하면 됐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기본 AC가 플러스인 방어구가 나왔다. 견갑에 한정되어 있다고는 하나, 다른 방어구가 이러한 형태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만약 견갑 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에도 기본 AC가 플러스인 방어구가 추가된다면, 이때도 이러한 논쟁이 발생하거나, 다수의 유저들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러한 반대 계산법을 잘 모르는 신규, 복귀 유저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AC 계산을 잘못하여 고가의 아이템을 잘못 구매하는 사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템 1개의 값어치가 매우 비싼 리니지이기에 이러한 실수는 유저들에게 매우 심각하게 작용할 수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지해온 독특한 방어력 표기법을 한 번에 뚝딱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혼란을 느끼고, 오인하여 발생한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어떠한 변화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Roah@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