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네 번째 확장팩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이하 가젯잔)이 해적의 시대를 맞이한 지도 어느덧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번 가젯잔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카드와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조직 시스템의 추가도 추가지만 고대신부터 이어진 템포, 어그로 덱의 유행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해적 패치스'와 '신참 해적단원'은 거의 모든 어그로 덱에 포함될 만큼 범용성이 뛰어난 하수인이다.

대 어그로의 시대, 원피스 메타라 불리는 해적 덱의 유행은 리노 잭슨이라는 강력한 회복기를 지닌 하이랜더 덱이나 도발 하수인으로 중무장한 사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적수가 없었다. 확장팩 초기에 빠른 전개와 고승률을 보장하는 어그로 덱의 유행은 하스스톤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현재 해적 덱의 범람은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 가젯잔의 진정한 주인은 세 조직이 아닌 해적?!


다만, 최근 어그로 주술사의 빈틈을 파고든 리노 마법사나 방밀전사처럼 컨트롤 위주의 덱이 나름의 자리를 잡아가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비주류 직업 중 하나인 성기사도 무가옳 성기사를 시작으로 험악한 떡대들의 특징인 핸드 버프 위주의 덱도 살아날 기미를 보인다.

그렇다면 가젯잔에서 최약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성기사는 어떤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 오랜만에 3티어 달성? 멀록은 죽지 않아요! '무가옳 성기사'

무가옳 성기사는 한방 콤보가 매력적인 덱으로 멀록 종족의 하수인을 상대방과 교환만 해주면 자연스럽게 콤보가 준비되는 덱이다.

과거 유행하던 무가옳 덱과 기본적인 운영은 동일하나, 가젯잔 신규 전설 카드로 다른 하수인을 처치하면 내 덱에 있는 멀록 하수인을 소환하는 비성 핀자의 특수 능력이 더해지면서 성기사의 약점으로 꼽히는 드로우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운영 난이도가 낮아진 셈이다.

무가옳 성기사의 기본적인 운영은 푸른아가미 전사와 멀록 전투대장을 전장에 소환하여 교환을 유도하고, 전장의 상황에 따라 파멸의 예언자나 광기의 화염술사-평등 콤보를 활용하거나 금단의 치유술, 상아색 나이트 같은 힐카드로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한방 콤보를 준비하는 것이다.

다만 콤보덱 특유의 불안정성이 발목을 잡는다. 그만큼 손패가 꼬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성기사 특유의 수동적인 플레이 스타일도 이 덱의 단점으로 꼽히는데, 1코스트 하수인이 강력한 가젯잔에서 상대의 초반 템포를 끊어줄 주문이나 하수인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규 직업 전설 하수인인 방화광 번브리슬이나 하이랜더 덱에서 채용하고 있는 혼합물 전문가 같은 하수인을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지난 메타 스냅샷에서 소개된 무가옳 성기사 덱


▲ Thijs의 무가옳 성기사 덱


▣ 험악한 떡대들의 조직 특성은 4티어가 한계? '핸드 버프 성기사'

다음으로 소개할 덱은 가젯잔의 세 조직 중 하나인 험악한 떡대들의 콘셉트를 살려 내 손에 있는 하수인 카드를 강화하는 핸드 버프 유형의 덱이다.

험악한 떡대들 소속의 다른 직업들보다 성기사 전용 핸드 버프 카드는 1, 2 코스트로 마나 소모가 적고 특정 하수인 카드가 아닌 모든 하수인 카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파멸의 예언자나 평등을 활용한 콤보로 전장을 초기화할 수 있는 성기사이기에 본격적으로 하수인을 전개하는 3, 4턴 타이밍에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핸드 버프의 특성상 해당 턴에 바로 효과를 보기 힘들고 1턴부터 강력한 압박이 펼쳐지는 현 메타에서 한 턴을 버린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외에도 강화할 하수인을 확보하는 손패 수급이나 강화된 하수인을 전장에 내려놓는 운영 능력도 매우 중요하기에 덱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 Kolento의 핸드 버프 성기사


▲ Kolento의 용-핸드 성기사


▲ P4wnyhof의 핸드 버프 성기사



가젯잔이 적용되고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해적 덱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아니, 더욱 빨라지고 악랄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하는 편이 조금 더 정확할 것이다. 해적 전사에서 시작된 어그로 덱의 유행은 도적과 주술사 그리고 비취 연꽃의 조직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어그로 주술사의 점유율이 25%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물론, 치열한 경쟁이 주가 되는 등급전에서 승리를 향한 유저들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승리만이 하스스톤의 전부가 아닌만큼, 비주류라 불리는 직업과 카드, 잊혀진 콘셉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