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팀들은 엄청난 연봉으로 슈퍼 스타들을 영입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kt 롤스터는 팬들 사이에서 '슈퍼팀'이라 불리기 시작했고,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마린' 장경환, '쿠로' 이서행, '스피릿' 이다윤 등을 영입, 다른 팀들도 많게는 5명 전원, 최소 한, 두 명의 교체를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변함없는 엔트리로 이번 2017 스프링 시즌을 치르는 팀이 있었다. 바로 MVP. 스프링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관계자들은 MVP가 지난 시즌 첫 LCK에 합류한 팀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잘해줬으나 이번 시즌은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시즌 초반 1승 3패로 주춤하긴 했으나 어느샌가 6승 4패라는 성적으로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변함없는 엔트리였지만, MVP는 확실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VP의 사령탑 권재환 감독과 이번에 새롭게 부임한 이종원 코치가 있었다.
Q. 리그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시점인데, 6승 4패 +3,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족할만한 성적인가?
권재환 감독 : 시즌 시작 전에 많은 팀들이 리빌딩 과정에서 기존의 전력이 무의미할 만큼 많이 바뀌어서 한 치 앞을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장점을 팀워크로 뽑았는데, 사실 요즘 메타가 라인전이 굉장히 중요해서 경험이 많고 우승을 많이 해본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 메타다.
그래서 우리의 장점인 팀워크가 크게 발휘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현재 4위라는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MVP라는 팀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종원 코치 : 이번 시즌부터 MVP에 합류했다. 리빌딩 과정에서 워낙 대어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LCK에 합류해서 호흡적인 부분에서도 금방 따라잡힐 것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초반에 1승 3패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SKT전 패배가 약이 됐다. 내부적으로 피드백을 많이 했고, 이걸 영양분 삼아 연승을 이어간 것 같다.
Q. MVP 내에서 이종원 코치의 합류로 많은 것이 바뀐 것 같은데?
권재환 감독 : 1차원적으로만 봐도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긴 것 자체가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다. 그리고 피드백 과정에서도 강력하게 말해야 할 부분이 있을 때, 지난 시즌까지 혼자서 팀원들을 이끌 경우 아무래도 쓴소리보다는 엄마처럼 타이르고 달래주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현재는 이종원 코치의 합류로 게임 외적인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지난 시즌은 '비욘드' 김규석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했다면, 이번 시즌은 나머지 네 선수가 골고루 빛나고 있는 느낌이다.
권재환 감독 : 팀원들의 마인드가 굉장히 좋다. 팀원을 선발할 당시에도 당장의 실력보다 선수들의 마인드를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 그리고 내 생각에 그런 선수들과 함께라면 언젠가 잘해질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지난 시즌에 LCK에 합류해서 첫 시즌치고 팀게임 다운 경기를 꽤 선보였다. 하지만 개인적인 연습량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 이종원 코치가 합류하면서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서 좋은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
이종원 코치 :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인 연습량을 늘리면서 선수들이 개인 기량이 늘었다. 그리고 다양한 챔피언을 연구하면서 괜찮을 것 같은 챔피언에 대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팀만 사용하는 챔피언들이 대회에 등장하고 잘 통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Q. 특히 최근에는 언론이나 팬들 사이에서 '맥스' 정종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이종원 코치 : 본인만의 카드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리고 룬이나 특성에서 독특한 연구를 정말 많이 한다. 같은 챔피언이라도 룬, 특성에 따라 전혀 다른 챔피언이 된다. 그런 연구의 결과물이 벨코즈였던 것 같다. 그리고 '맥스' 정종빈 외에도 선수들마다 비밀 카드가 최소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웃음).
Q. 1라운드에서 아쉬웠던 경기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경기는?
권재환 감독 : 가장 아쉬운 건 bbq 올리버스와 대결이다. 르블랑을 풀어준 경기였다. 르블랑의 픽 여부와 상관없이 게임이 말리면서 패배했었는데 가장 아쉽다. 반대로 전환점이 된 경기는 kt 롤스터와 대결이다. 우리가 지난 시즌에 6위로 마무리했는데, 당시 강팀이라고 평가받던 SKT T1, kt 롤스터, ROX 타이거즈, 삼성에게 모두 패했다. 그런데 이번에 kt 롤스터를 잡으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종원 코치 : 아쉬웠던 경기는 SKT와 2세트다. 선수들도 정말 아쉬워했고, 우리가 집중만 좀 더 했다면 이길 수도 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정말 많은 걸 배운 경기였다. 패배하긴 했지만 선수들이 라인전에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SKT'라는 벽이 이제는 점프하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Q. MVP하면 최근 바론을 가장 잘 먹는 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권재환 감독 : 우리가 라인전이 강한 팀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팀적인 운영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그리고 우리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론을 먹은 뒤 스노우볼을 굴리는 게 다른 강팀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바론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노하우가 많이 생긴 게 아닐까.
이종원 코치 : 예전에는 바론 대치 상황 때 선수들끼리도 의견이 정말 갈렸다. 몇몇은 바론을 공격하고, 나머지는 상대 챔피언과 싸우는 그런 장면들. 설령 리스크가 있더라도 5명의 의견이 일치되는 게 더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든다. 지금은 그런 판단이 정말 빠르고 한 몸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비욘드' 김규석의 강타에 대한 믿음도 있다.
Q. MVP의 최대 난적은 SKT다. 0승 8패라는 다소 참혹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2라운드에서는 승리를 기대해 봐도 될까?
권재환 감독 : 너무 강팀이라 힘든 게 사실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상대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종원 코치 : SKT와 2라운드 대결이 4월 1일 마지막 경기다. 아마 굉장히 중요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동안 많이 갈고 닦겠다(웃음).
Q. 최근 정글 메타가 정말 단조롭다. 조커 카드조차 생각할 수 없는 메타인데, 이 때문에 '비욘드'의 장점이 묻히는 것 같다. 정글 메타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종원 코치 : 강한 챔피언들이 정해져 있다. 다들 아시겠지만, 렝가, 카직스, 그레이브즈가가 정말 강력하다. 너프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픽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다.
Q. 다른 지역에서는 아이번이 자주 등장한다. LCK에는 모습을 보기 힘든 이유는?
이종원 코치 : 조건이 정말 많은 챔피언이다. 그리고 한 번 말리면 다시 푸는 게 어렵다. 정글 자체가 그렇지만, 아이번은 더욱더 전 라인이 라인전에서 주도권을 잡아줘야 빛을 보는 챔피언이다.
Q. MVP 선전을 기대하는 팬들이 정말 많다. 2라운드가 시작된 지금 목표가 궁금하다.
권재환 감독 : 최소한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다. 최대한 많은 서킷 포인트를 확보해서 롤드컵까지 바라보고 싶다. 포스트 시즌 진출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MVP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권재환 감독 : 선수들은 항상 팬들의 응원을 갈구한다. 앞으로도 MVP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그에 맞는 MVP만의 독특한 경기력으로 보답해 드리겠다.
이종원 코치 : 항상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그 덕분에 더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우리의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간혹 실수가 나오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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