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 준비 기간, 낮과 새벽에도 그의 솔로 랭크는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대망의 2017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이 다가왔다. 2015년부터 봄의 왕좌 자리를 지켜온 SKT T1은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거대한 기록을 노리고 있다. 정규 시즌에 패배가 있더라도 결승전만 가까워지면 불가사의한 능력을 자랑했던 SKT T1이기에 벌써부터 어떤 모습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단연 '슈퍼스타'로 불리는 '페이커' 이상혁이 있는 미드 라인이다. 최신 메타에 걸맞은 픽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챔피언까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페이커'를 상대했던 많은 이들이 중요한 포스트 시즌 무대에서 허를 찌르는 카운터 픽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다른 프로게이머들이 미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라이즈가 2015 롤드컵 스킨이 됐고, 2015 롤챔스 섬머 결승에서 꺼낸 미드 리븐과 같은 픽으로 꾸준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결승전 상대 역시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는 '폰' 허원석인 만큼 더욱 치열한 수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폰'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자신의 주력 픽을 어느 정도 공개했다. 경기전 솔로 랭크에서 연습했던 에코-르블랑을 플레이오프 삼성 갤럭시전에서 꺼내 챔피언 특유의 치고 빠지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결승전을 앞둔 시점에서는 미드 챔피언으로 솔로 랭크를 돌리지 않으며 비공개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경기가 없었던 '페이커'의 결승전 픽은 베일에 싸여 있다. 정규 시즌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아리-신드라-오리아나-카시오페아와 같은 픽을 선호했다. 롤챔스 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P 챔피언들이다. 하지만 '페이커'의 플레이만큼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초반에 잘 풀리지 않은 경우가 있더라도 중-후반 한타에서 귀신같은 플레이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곤 했다.





■ 쉴 틈 없는 '페이커'의 솔로 랭크, 결승에서 그에게 선택받을 챔피언은?


그렇다면 포스트 시즌 기간 동안 어떤 무기를 준비했을까. 비공개 픽을 예측할 수 없지만, '페이커'는 꾸준히 솔로 랭크를 돌리며 다양한 챔피언을 준비했다. 눈에 띄는 챔피언으로는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르블랑과 최근 연습량을 끌어올린 탈리야, 그 밖에 아지르-루시안 등이 있다. 그의 솔로 랭크 기록을 통해 이번 결승전에 어떤 무기를 들고 올지 알아보도록 하자.

'페이커'의 르블랑은 스프링 스플릿에서 아직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너프 후 밴이 풀렸음에도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15일간 솔로 랭크를 보면 12승 3패 승률 80%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커' 르블랑의 폭발적인 솔로 랭크 캐리력을 롤챔스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까.

결승전 상대인 '폰' 허원석 역시 선호하는 픽이기에 르블랑을 두고 수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 르블랑으로 승리를 거두며 증명한 바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다른 팀들도 꾸준히 르블랑을 꺼내고 있기에 결승전까지 등장해 두 선수가 솔로 랭크 캐리력을 발휘할지 역시 관심사다.


■ 대세 로밍형 챔피언 탈리야! '페이커'도 본격적으로 활용?


'페이커'의 가장 최근 연습한 픽을 살펴보면 로밍형 챔피언의 비율이 높다. 특히, 포스트 시즌 기간 동안 탈리야의 연습량뿐만 아니라 솔로 랭크 승률까지 70%(19일 기준)로 끌어올려 놓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저력을 발휘했다. 탈리야는 '페이커'가 작년 롤챔스 섬머에서 활용한 뒤로 스프링 스플릿에서는 등장한 기록이 없는 챔피언이다.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 팀 동료인 '스카이' 김하늘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힌 바 있던 '원조' 탈리야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슈리마의 황제-'LoL의 황제' 다시 손 잡다? 준비된 카드 아지르

▲ SKT T1 아지르 출격 준비 중(19일 기준)

▲ 솔랭 최저 승률 3인방, '페이커'가 잡으면 다르다?(출처 : fow.kr)

솔로 랭크 승률 최하위 3인방인 라이즈-르블랑-아지르. 그동안 '페이커'는 남다른 숙련도를 자랑하며 솔로 랭크에서 라이즈와 르블랑으로 52전 60% 이상의 승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지르의 승률은 오랫동안 저조했고 공식 경기에서도 꺼내지 않았다. 롤챔스 무대에서도 필수 아이템처럼 여겨졌던 라일라이의 수정홀까지 그 위력을 잃으며 아지르가 등장하는 횟수가 확연히 줄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승전 준비 기간동안 '페이커'의 솔로 랭크에 아지르가 등장했다. 라일라이의 수정홀을 과감히 버리고 딜템을 선택해 2승을 챙겼다. 정확한 사거리 계산을 바탕으로 딜을 넣는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같은 팀 미드 라이너인 '스카이'까지 연습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팀적으로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스프링 스플릿 공식 무대에서는 결승 상대인 '폰'이 아지르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한 적이 있다. 1라운드 삼성 갤럭시와 대결에서 상대를 끌어내는 완벽한 플레이로 압승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라이즈처럼 스킬 사거리가 짧은 챔피언을 상대로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SKT T1이 준비한 아지르가 등장할 수 있을까.

▲ 암살자야? 작년 kt를 상대한 '페이커표' 아지르의 현란한 움직임


그 밖에도 결승전에서 나올 수 있는 픽의 가지수는 무궁무진하다. 20일에는 소환사 주문으로 정화를 든 루시안을 꺼내 2연승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에 회복-점멸을 든 다른 원거리 딜러가 두 판 모두 있었기에 미드 루시안과 같은 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승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특이한 픽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었다.

'페이커'가 가장 무서운 점은 상대 챔피언에 맞춰 카운터 픽을 꺼낼 줄 알기 때문이다. 상대가 암살자를 꺼냈을 때마다 질리언을 뽑아 팀적인 플레이에 확실히 힘을 주기도 한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 kt 롤스터전에서 암살자 픽인 제드를 뽑아 '폰'과 한 번씩 주도받을 정도로 어떤 상황에서 특정 챔피언을 쓰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더욱 치열한 코치진들 간의 밴픽 싸움 속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선택은 무엇일까. 결승전까지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쉬지 않고 솔로 랭크를 돌리는 그의 솔로 랭크 기록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