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문룡부터 빛, 포세이든, 너의바램 등 원작 리니지1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이들. 기억하시는지요. 적게는 10년, 많게는 15년 이상도 더 된 추억 속의 캐릭터들입니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레전드'로 부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엔씨소프트가 공식적으로 '레전드 캐릭터'로 인정했었는데요. 그만큼 이들이 리니지를 통해 보여줬던 모습을 추억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리니지M에서는 원작 리니지1의 레전드 캐릭터가 '영웅'이자 붉은 기사단의 일원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 퀘스트를 통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화룡의 기운으로'라는 초반부 퀘스트입니다. 구문룡부터 빛, 포세이든, 너의바램, 아오리, 나비, 한별까지. 이들과 함께 화룡 발라카스를 물리치는 퀘스트였습니다. 아마 레전드 캐릭터를 알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잠시나마 옛 추억의 향기를 느끼셨을 것 같기도 하네요.

리니지 역사상 많은 레전드 캐릭터가 있었지만, '너의바램'은 유명해진 계기가 일반적인 레전드와는 약간 다릅니다. 구문룡과 빛, 포세이든 등 당시 최초라는 타이틀 대부분이 레벨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반면, 너의바램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드래곤 정벌에 성공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놀라운 것은 드래곤을 처치했을 당시의 너의바램의 레벨과 장비 수준이 6검 4셋을 착용한 일반 유저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 역시 평범한 유저였기에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위업이 더 특별하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무엇보다 너의바램을 비롯한 8인의 드래곤 슬레이어 모두 약관의 나이였다는 점이 더 놀랍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는 현재 평범한 1명의 유저로써 판도라01 서버에서 리니지M을 즐기고 있습니다. 드래곤을 때려잡을 때가 갓 스무 살이었는데, 이제는 서른 중반을 넘어 마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리니지의 레전드이자 리니지M에서는 1명의 평범한 유저인 너의바램. 이런 그를 만나 원작 리니지1부터 리니지M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나눴는데요.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리니지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같았습니다.

▲ 이제는 꽃중년이 된 드래곤 슬레이어


= 원작 리니지1에서는 레전드지만, 리니지M에서는 평범한 유저잖아요.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니, 간단하게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사실 로데마이 서버에서 막피로 유명했지만, 최초로 안타라스와 파푸리온을 처치하여 이미지 세탁(?)이 된 너의바램이라고 합니다. 시작부터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당시 막피를 하면서 철없이 행동한 적이 많았거든요.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행동들 하나하나가 후회되고, 또 너무 어려서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이 후회가 남습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까지 많은 관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기에 먼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작부터 분위기를 무겁게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웃음)

벌써 17년이 흘러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저처럼 30대, 많게는 40~50대가 되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지금까지 저를 기억해주시고 좋게 말씀해주시는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대전 갈마동에서 PC방 사업을 하며 나름 평범하게 지내고 있어요.


= 작년에 해골 서버로 복귀한 적 있었는데 또 금방 떠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리니지M으로 복귀(?)하신 이유가 있나요.

사실 리니지M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전 예약 신청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드래곤을 잡던 친구들이 모두 리니지M을 하길래 저도 따라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버도 친구들이 먼저 있던 판도라01 서버로 왔습니다. 닉네임은 '로데너의바램'이에요.


= 이미테이션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혹시 알아보는 유저들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음.. 사실 자동 사냥만 돌려서... 레벨도 그리 높지 않고요. 지나가는 분이 몇 번 물어보긴 했었는데 뒤늦게 봐서 대답을 못 했던 적은 있습니다. 닉네임부터가 가짜 느낌이 나서... 모바일로 할 수 있다길래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취미 삼아 잠깐씩 하는 정도입니다.


= 초반부 퀘스트에서 레전드 캐릭터가 영웅으로 나오잖아요. 그중에 너의바램도 있었습니다.

아, 안그래도 그부분에 대한 불만이 좀 있습니다. 전 남자 마법사거든요. 근데 여자 마법사로 되어 있더라고요. 조속한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 리니지M을 플레이해보니 어떤가요?

솔직히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조금 놀랐고 역시 엔씨소프트다 싶었습니다. 나름 리니지 올드 유저라 과거부터 최근까지 리니지를 해본 입장에서 봤을 때 만족스러운 시스템도 많습니다. 모바일이라는 특성을 잘 살린 것 같아요. 물론, 부족한 점도 있지만요. 여러모로 엔씨소프트에 복이 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게임사가 2000년도 초반의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는데요. 활동하던 시기가 2000년도 초반이시니 당시 느낌이 잘 반영 됐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잠깐 해골 서버에서 플레이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오픈 필드로 보이는 게 딱 2000년도 초반이니까요. 오만의 탑도 없잖아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룸티스나 스냅퍼 같은 귀걸이와 마법인형이 없었으면 훨신 더 비슷했을 것 같은데 좀 아쉽네요. 아, 스탯의 다양성이 없는 것도 아쉽습니다.


= 리니지1에서는 2014년에 스탯이 리뉴얼 됐거든요. 이때 이후로 주력 스탯을 투자할수록 공격적인 능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지금 리니지M을 보면 리뉴얼된 스탯 시스템이 반영 되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들 무조건 힘, 무조건 덱스, 무조건 인트를 찍나 보군요. 그래서 더 아쉽네요. 옛날에는 필요에 따라 콘기사를 하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마법사도 콘법사나 위즈법사가 많았잖아요. 요정만 하더라도 치즈 요정이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죠. 2000년대 초반에는 더 불편한 시스템이었지만 다양성이란 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M은 베이스 스탯 조차 없잖아요.


= 요정은 스탯이 덱스에 분배된 채 시작해서 검을 드는 것 자체가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50레벨까지 10레벨마다 +1을 더 분배할 수 있다지만 강제로 분배된 스탯을 채우기가 턱 없이 부족하죠.

고정된 스탯으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유저들의 선택권이 없어진 것 같아 아쉽네요. 특히, 요정은 더더욱 아쉽습니다. 불요정은 아예 하지 말라는 거 아닌가요. 베이스 스탯을 찍을 수 있으면 힘을 찍고 시작할텐데... 옛날에는 인트요정, 위즈요정, 힘요정, 덱스요정, 카리요정까지 성격이 다양했는데 말이죠. 최소 베이스 스탯만이라도 찍을 수 있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트기사 같은 것도 좀 보고 싶어요.


= 확실히 요즘 리니지, 리니지M은 각 클래스의 스타일이 명확하게 강요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기사는 무조건 힘을 찍어야 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역할은 다양합니다.

일반적인 게임은 탱커와 딜러, 힐러로 나뉘어 있잖아요. 근데 리니지는 이러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게 리니지의 매력이긴 하죠. 기사가 탱커 역할을 하고 또 딜러 역할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과거에는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스탯을 다양하게 분배하여 탱커나 딜러 등 나름 테크트리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리니지는 이게 안 되죠. 리니지M도 마찬가지고요. 요구되는 역할은 많은데,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냥 베이스 스탯을 찍을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 원작에서의 인트 기사. 뇌신검 같은 마법 무기와 힐 사용했다


= 타격감이나 조작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어우, 리니지M은 타격감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원작이 더 낫다고 봅니다. 접속자가 많아서 그런지 렉이 심하고 화면 밀림이 좀 심해 부드럽지 못하거든요. 리니지1도 마찬가지지만 리니지M은 화면 밀림이 더 심합니다. 이 때문에 무빙도 어렵더라고요.


= 원작에는 없지만 리니지M은 모바일 특성을 고려하여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이 꽤 있습니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궁금합니다.

리니지M도 원작처럼 상대 HP나 내가 준 대미지가 표시되지 않는데요. 모바일 게임으로 나왔다면 편의를 고려해 대미지 정도는 표기되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대미지에 따라 Critical이나 Great가 표기되지만, 이런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약간 조잡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컨트롤도 아쉬운 점이 많아요. 사실 리니지1이 컨트롤이 많이 요구된다기보다는 눈대중과 감을 통한 스킬 연계, 센스있는 상황 판단이 더 중요하거든요. 리니지M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리니지M은 클릭하는 게 굉장히 불편합니다. 정확한 클릭이 가장 중요한 게 리니지이고 리니지M인데 모바일에서는 클릭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아마 손이 좀 크거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더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그렇다고 컴퓨터 앞에서 플레이하자니 누워서 할 수 있다고 말한 모바일 게임의 장점이 사라집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공식적으로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으로 출시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 리니지1과 리니지M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동 사냥인데요. 이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것 같나요.

가장 마음에 드는 시스템이 자동 사냥입니다. 리니지1이 가장 큰 위기를 겪었을 때가 패왕(오토 프로그램)이 활개를 칠 때잖아요. 저 역시 이 시기에 리니지를 접었었고요. 다들 레벨업과 파밍에 대한 욕망 때문에 너도나도 패왕을 썼었는데 이제는 합법적으로 자동 사냥을 돌린다니... 여러 의미에서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을 이렇게 해결할 줄은 몰랐어요.

사실 요즘은 리니지 유저들 대부분이 육성 사무실에 캐릭터를 맡기잖아요. 그리고 하루에 1시간씩 PvP만 잠깐 하고 다시 육성을 맡기고.. 이런 부분이 리니지1에서는 이제 당연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리니지M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좋은 것 같습니다.


= 자동이 싫어서 리니지를 떠났었는데, 리니지M에서 자동 사냥을 하는 모습이 어색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참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제 주위에 리니지M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30~40대 거든요. 물약만 세팅해서 사냥터에 보내면 알아서 척척 해주니까 엄청 편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도 막상 해보니 정말 편하긴 편하더라고요. 사람이 변하긴 변하나 봅니다.


= 예전에 피시방 사장이 게임을 하면 그 피시방은 망한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하, 피시방 사장이 게임을 하면 그 피시방은 망한다고 생각하는 건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그런데 리니지M은 시스템으로 자동 사냥이 되잖아요. 컴퓨터로 하는게 아니니까. 그래서 이런 걱정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냥 가볍게 즐기고 있는 중이거든요.



=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리니지에 대한 애정이 굉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게 느낀 부분도 많은 것 같은데요.

현재 많은 유저분들이 아쉬워하는 점에 많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통으로 아쉽다거나 문제라고 말하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는 얘기잖아요. 사실 엔씨소프트도 기업이다 보니 이윤 창출이 필요한 건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룸티스나 스냅퍼 같은 캐시 아이템이 나왔겠죠. 그리고 이런 부분이 그대로 리니지M에까지 이식이 됐죠. 더 나아가 변신과 마법인형까지 캐시로 사게끔 말이죠.

광고에서 말한 2000년도 초반의 리니지, 그때 그 시절의 가장 큰 장점은 유저 스스로가 성혈과 라인, 중립을 결정하고, 행동 하나에 책임이 뒤따르는 게임이었다는 겁니다. 자유도도 굉장히 높았고요. 그래서 항상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정말 리얼한 2000년도 초반의 리니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냐에 따라 캐릭터의 강함이 결정되곤 했습니다. 이런 점까지 반영됐으면 좋았을 텐데, 리니지에서 안 좋았던 사례를 따르는 것 같아 많이 아쉬울 따름이네요. 요즘 리니지는 상황이 많이 안좋잖아요. 현재 리니지1 동접자도 크게 줄었는데...


= 유저들도 비슷한 의견을 많이 내고 있어요. 특히, 방금 말한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사실 제가 나름 사업 수완이 좋은 편입니다. 사업으로 버는 수익도 꽤 됩니다. 자랑하려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고요. 그런 저조차도 과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학생들은 오죽할까요. 가만 보면 리니지M은 요즘 리니지1보다 돈이 더 많이 필요해요. 주변에서 보면 흔히 변신이나 마법인형 뽑기를 한다고 수백, 수천만 원을 가볍게 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엔씨소프트는 수익을 생각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런 니즈가 분명 존재하니 과금으로 강해질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배치한 것 같아요. 하지만 과금은 시간을 사는 개념, 그리고 밸런스와는 상관없이 차별성을 둔 요소로 발전해야 하지 단순히 강해지기 위한 과금 모델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노력하면 동등하지는 못해도 아니 비슷하지도 못해도 좋으니 어느정도는 따라갈 수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런 기회조차 없으니까 다들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과금 장벽 때문에 리니지M을 접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잖아요. 과금하지 않고 천천히 즐긴다는 마인드로 플레이하기는 어렵죠. 강자지존 약육강식이 통용되는 곳이 리니지이니까요.

다른 모바일 게임도 뽑기가 있으니까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합니다. 하지만 과금하지 않는 유저들, 또 취미 생활 차원에서 가볍게 과금하는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레벨업이나 장비 업그레이드 등 게임 전반적인 요소에서 뒤처지는 것도 모자라 콘텐츠 참여 자체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 일반 유저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계신데요. 유저들이 동등하지 못한 기회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시스템이 아인하사드의 축복입니다.

리니지1에서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단순히 레벨업을 빨리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M은 아이템과 아데나 획득량을 감소시키잖아요. 이벤트로 축복을 회복할 기회가 계속 부여되고 있지만, 이러한 이벤트가 끊겼을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축복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거죠. 최소 리니지1처럼 레벨업을 빨리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아이템과 아데나 획득과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혈맹 가입 조건을 보면 풀 드상, 1개월 과금액 얼마 이상 이런 조건을 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잖아요. 축복이 없으면 혈맹 공헌도도 안 오르니까요. 무과금 유저는 혈맹에 가입하기도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게 참 씁쓸합니다.

▲ 사실 투머치토커였던 너의바램


=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방법도 꽤 많죠. 리니지1의 에르자베나 샌드웜 레이드처럼 참여 보상을 대폭 강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보상을 주는 거죠. 주머니 보상처럼요.

리니지1을 즐긴 유저라면 리니지M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과금 유저, 일반 유저들이 플레이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리니지를 잘 모르고 요령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매우 힘듭니다. 단순히 사냥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부분만 놓고 보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거죠.

리니지1의 월드 보스 레이드인 에르자베와 샌드웜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시스템 같습니다. 강한 유저는 월드 보스가 떨구는 드랍 아이템을 얻고, 약한 유저는 참여 보상으로 주머니를 얻습니다. 이 주머니에서 아머 브레이크 같은 초대박 아이템을 얻을 기회를 얻게되죠. 보상의 수준은 다르지만, 최소한 기회는 얻을 수 있습니다. 오림 해상전도 꾸준한 득템이 보장되는 콘텐츠죠. 이러한 콘텐츠가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리니지M에서는 시련의 던전이 있다고는 하나 보상이 매우 부족합니다. 월드 보스 레이드는 보스 옆에 붙질 않으면 드랍 아이템을 얻을 수 없어요. 요정들은 루팅 기회조차 얻질 못하죠. 심지어 좋은 건 주지도 않아요. 이런 건 당연히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월드 보스 레이드나 시련 던전에 참여할 이유 자체가 없는 거니까요.

리니지1의 과금 모델을 비판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리니지1에서는 그래도 노력한 만큼 어느정도는 강해지는 게 가능했습니다. 적어도 작년까지는요. 여러 콘텐츠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드래곤 레이드도 그들만의 리그라고 들었습니다. 왜 자꾸 이런 방향으로 가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 리니지M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솔직히 리니지M은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PC 게임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모바일에 이식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리니지는 한국 사람들 정서에 잘 맞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현재 과금 모델을 뒤바꾸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싶은데요. 무엇보다 노력에 의한 보상, 앞서 말한 최소한의 확정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몬스터를 차라리 1만 마리를 잡으면 희귀 변신을 주는 형태처럼요. 현재 과금을 해야만 얻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로또 확률에 의지해야 하는 현재 시스템이 아쉽습니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이러한 과금 모델을 내놓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말한 이야기가 정답이 아닐 수 있죠. 하지만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문제라고 말했던 점을 답습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결국, 리니지M도 현재의 리니지1처럼 접속자 수가 크게 감소할지도 모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유저들이 기대한 2000년도 초반의 느낌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아인하사드의 축복만큼은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명에게 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방향이 아닌, 100명에게 1만 원씩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네요.

▲ 거침없이 돌직구를 보여준 너의바램


※ 이어서 너의바램 인터뷰 2편 - ' 취중진담, 리니지1과 리니지M의 미래를 논하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