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이 출시 전부터 기록적인 사전 예약자 수로 흥행 돌풍을 예고한 것처럼, 인터넷 방송에서도 리니지M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작 리니지1 방송을 하던 이들 대부분이 리니지M 방송을 이어서 하는 것은 물론, 리니지1을 전혀 플레이해본 적 없는 이들도 리니지M 방송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여러 인터넷 방송에서 선보이는 콘텐츠는 다양합니다. 영웅 변신 뽑기부터 마법인형 뽑기 등 과금과 관련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이들부터 시청자와 사담을 나누며 몬스터 사냥, 마을 방송을 하는 이들, 그리고 시청자와 함께 보스 레이드를 하는 방송 등 BJ마다 모두 제각각입니다.

다른 인터넷 방송과 비교했을 때 시청자 수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BJ 혁이의 방송은 항상 '전투 지향적'입니다. 리니지1 시절부터 탁월한 상황 판단과 지휘 능력을 바탕으로 공성전의 신, 마법사의 신, 게렝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인터넷 방송 초기에 리니지1 방송을 시작한 그는 'BJ라면 전문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인터넷 방송 경력 11년 차에 접어드는 BJ 혁이. 대구로 내려가 그가 생각하는 인터넷 방송관과 리니지M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당랑권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해준 BJ 혁이


= 리니지M을 통해서는 두 번째 만나 뵙네요. 다시 한번 리니지M 인벤 유저 여러분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프리카 TV에서 리니지 방송을 하고 있는 11년차 BJ '혁이'라고 합니다. 리니지는 중1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플레이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나름 유명세를 얻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방송에서만큼은 전문성을 가지고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처음 인터넷 방송을 할 때는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습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방송을 했었거든요. 그래도 한 우물만 판 끝에 지금은 리니지 유저들에게는 나름 인정받는 자리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리니지 유저들로부터 사진을 찍자는 요청도 받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지난 마법사 노하우를 전해드렸던 인터뷰를 보고 방송을 봐주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전투를 할 때는 긴박한 상황이 잦아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잘 못 드리는 점도 무척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리니지1에 이어서 리니지M에서도 '사막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습니다. 리니지1 해골 서버에서도 사막이라는 닉네임을 썼는데, 따로 이유가 있는지요.

사막이는 곤충 사마귀를 뜻합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잘생긴 얼굴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 외모를 보시고 사마귀를 닮았다며 많은 분이 놀리시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비하라고 생각해서 기분도 나빴고 민감하게 반응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러한 별명이 생긴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컴플렉스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마귀라는 별명을 하나의 캐릭터로 삼아 시청자분들께 재미를 드릴 수 있어서 계속 닉네임으로 쓰고 있습니다.

다른 동물이나 곤충과 달리 사마귀는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글자가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사마귀라고 그대로 쓰면 귀여운 느낌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글자를 조금 바꿔서 '사막이'라고 닉네임을 지었습니다.


= 20년이면 리니지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셈입니다. 처음 리니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제가 중학교 1학년일 때였습니다. 그때가 PC방이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이었어요. 당시에는 PC방에서 게임보다는 채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게임도 레인보우 식스나 스타크래프트 정도였습니다. 저나 제 친구들도 그런 게임을 하고 있었죠.

어느 날 학교 근처 PC방을 갔더니 어느 아저씨가 음료수를 쥐여주면서, 화장실을 갔다 올 동안 자기 자리를 지켜달라고 하더군요. 다른 사람이 자기 계정이랑 캐릭터, 아이템을 가져가지 못하게 말입니다. 컴퓨터를 보니까 그래픽이 엄청 누추한 게임을 하고 계셨는데 그게 리니지였던 거죠.

처음엔 '대체 이게 뭔데 그렇게까지 할 정도의 중요한 게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뒤부터 그 아저씨께서 음료수도 자주 사주시고 자리도 지키면서, 조금씩 리니지를 배워가기 시작했죠. 그런데 2학년으로 올라갔더니 새로운 반에는 리니지를 하는 친구들이 몇 있었어요. 그때부터 리니지에 더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PC방 한쪽에 리니지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이른바 전용석이 있었어요. 거기서 친구들이나 형님들, 다른 손님들과 어울려 플레이를 했어요. 그중에서 한 친구가 +6 레이피어를 들고 있었는데 그걸 너무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부탁해 하루만 빌려서 썼던 적이 있는데, 그만 죽어서 레이피어를 떨어뜨리고 만 거죠.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어떻게 당시 시가로 36만 원이나 하는 아이템을 구할 수 있었겠습니까. 게임에서 얻어낼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친구에게 빚진 레이피어를 복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리니지에 빠져들었습니다.

▲ 친구에게 빚진 +6 레이피어를 갚으려다 리니지에 빠져들고 말았다


= 방송 11년 차라는 경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때는 인터넷 방송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땐데, 어떻게 방송을 시작하게 됐나요?

제가 20대 초반일 때 처음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아프리카 TV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동시 송출되는 방송이 20개도 안됐고, 그나마 있는 방송도 대부분 스포츠나 야한 동영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리니지 방송은 1~2개에 불과했죠.

저는 게임을 할 때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때는 음성 채팅도 없을 때였어요. 저는 피시방에서 들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계속 말을 하는 이상한 놈이었습니다. 실제로 몇몇 분들은 미친놈이라고 말하기도 하셨어요. 그런데 게임을 잘하니까 제 자리로 구경을 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형님이 '아프리카 TV에서 리니지 방송을 보는 것보다 네 플레이를 보는 게 훨씬 재밌다. 차라리 네가 방송을 하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계기로 처음 아프리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아프리카 방송의 기본 정원이 50명이었어요. 마이크나 캠도 없었죠. 한창 방송으로 PvP를 열심히 하다가 Alt+Tab을 눌렀는데, 중계방이 무려 6개가 생겼더라고요. 첫 방송부터 300명이 넘는 분께서 보고 계셨던 거죠. 게다가 보시는 분들께서도 너무 재밌다고 응원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그때는 수익성도 없지 않았나요?

네 그때는 별풍선이란 게 없다 보니 수익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이따금 시청자분들께서 보내주시는 용돈을 받거나, 제가 리니지를 플레이하며 얻은 아이템과 아데나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떳떳하게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땐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잘난 것도 없는 제가 게임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게 재밌기도 했어요. 주변에서 저를 이상하고 한심하게 보는 분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전 이게 즐거웠습니다. 사실 그때는 미래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거든요. 눈앞의 현재에만 충실하고,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으로 방송을 했던 것 같습니다.



= 당시에는 BJ가 직업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시절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외부에서 보는 시선이 안 좋았고 저 역시 BJ라고 당당하게 말하기가 좀 그랬습니다. 아프리카 TV 초기에는 야한 영상이 송출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변에 인터넷 방송을 한다고 말했을 때도 안 좋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뭐하냐고 물어보면 광고 쪽에서 일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 요즘은 BJ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입니다.

전체적으로 BJ를 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성을 갖추게 면서 영향력이 생기기 시작했으니까요. 수익도 나아졌고, 장래 희망을 BJ라고 쓰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BJ에게 윤리적으로 도의적으로 요구되는 기준도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한 것 같네요.

물론, 아직도 일부 BJ가 시청자를 꼬드겨 불법적인 행위를 한다던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하는 것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같은 BJ로서 다른 BJ들도 이런 부분을 좀 인지하고 잘 지켜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BJ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인성입니다. 인성이 좋아야 미움을 받지 않고 오래 롱런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건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리고 중요한 것이 독창성입니다. 취미 생활로 가볍게 시작하고 끝낼 게 아니고 하나의 직업으로 삼아 오래갈 생각이라면 자신만의 전문성을 살려야겠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점이 갖춰졌을 때 내세울 수 있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 보는 시청자들이 '이 BJ는 인성도 좋고 방송도 재밌다'고 느끼고, 방송을 하는지 궁금해서 스스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인터넷 방송은 대리 만족 혹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콘텐츠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극적인 소재일수록 많은 시청자가 보장되잖아요.

사회적으로나 방송 내에서나 이슈를 만드는 방송은 갑작스럽게 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청자가 순간 늘어나게 되죠. 그러나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어차피 이슈가 끝나면 나갈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자극을 찾아온 사람들은 그 자극이 사라지거나 질리면 빠져나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죠. 그래서 더욱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이 BJ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아프리카 TV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재는 강화됐지만 여전히 애매한 부분도 많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BJ 간담회에서도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제재의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또 BJ는 이를 잘 지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유명 BJ가 받는 제재는 짧고, 인지도가 낮거나 없는 BJ는 제재 기간이 긴 경우도 있습니다. 제재 사유인지 잘 몰라서 실수를 범하는 분들도 있고, 또 일부는 고의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재 사유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제재 기준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확실하게 설명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BJ 역시 잘못한 점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 다른 BJ들의 영웅 변신 뽑기, 마법인형 뽑기 방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 역시 대출을 받아 뽑기 방송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한 적 있습니다. 시청자를 한순간 끌어모을 수 있는 확실한 콘텐츠잖아요. 그래도 리니지1에서는 뽑기나 상자 까기 방송이 리니지M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장비 러쉬 방송이 더 많았죠. 그런데 리니지M은 변신이나 마법인형 뽑기가 있어서... 또 이게 자극적이고 확실한 소재다 보니 많은 BJ가 이러한 뽑기 방송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리니지의 진짜 재미는 전투와 공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콘텐츠를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알려드리는 게 BJ가 내세워야 하는 전문성이 아닐까 싶은 거죠. 아니면 자신의 색깔을 보여줘야겠죠. 그런데 시청자에게 리니지 본연의 매력, 자신의 색깔이 아닌, 오로지 뽑기로만 어필하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저 역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도 있거든요.

▲ BJ의 덕목으로 독창성과 전문성, 꾸준함을 강조했다


= 그렇다면 평소 어떤 방송을 추구하고 선보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모토는 가늘고 길게 가는 겁니다. 전 지금까지 아프리카 TV에서 정지나 제재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덕분에 적지만 꾸준히 팬을 늘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방송 도중에 밥을 먹거나 잠을 자고 있어도 그걸 지켜봐 주시는 분들도 생기는 것 같고요. 그런 팬층을 조금씩 늘려가면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방송을 보여드리는 게 제가 추구하는 방송 콘셉트입니다.


= 현재 많은 BJ가 데포로쥬01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BJ가 서버를 망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고요.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 같은 서버로 가장 많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사실 BJ가 혈맹을 만들고 전투를 주선해도 일반 유저분들이 중심이 된 혈맹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골 서버 때도 그랬거든요. BJ가 서버를 망친다는 우려는 아무래도 BJ들이 과금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돈벌이를 위해 리니지M이나 유저들을 이용한다는 시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런 BJ들도 분명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리니지1, 리니지M은 슈퍼맨 몇 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전문적으로 사무실이 나타나 수백 명의 인원이 담합하여 통제를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이상은 한 서버를 어떻게 해볼 방도가 없어요. 오히려 지금 보면 잘 알려지지 않는 서버는 특정 혈맹이 보스를 거의 독점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그런 혈맹 중에는 사무실과 연관된 혈맹도 있다고 들었고요. 아무래도 BJ를 통해 보이는 모습이 화제가 되다 보니까 우려 섞인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리니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원이 중요합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어야 그 인원으로 공성전을 하거나, 필드 전투에서 우위에 서서 보스 몬스터를 잡아 전리품을 획득할 수 있죠. 이런 움직임 BJ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BJ는 흥을 돋우고 중립 혈맹 위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BJ를 통해 보이는 모습이 데포로쥬01 서버의 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수많은 군소 혈맹들이 레벨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육성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필드에 뛰어들어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기 시작하면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적은 수로 움직이는 BJ 혈맹이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흐름으로 갈 것 같아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소한 데포로쥬01 서버가 특정 혈맹이 좌지우지하는 저주 서버로 만들지 않게끔 제가 앞장서서 막겠습니다.



= 리니지M이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없는 이유로 중립(일반 유저)의 존재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이는 BJ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이야기지, 일반 유저가 납득하기에는 이유나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제가 보여드리는 콘텐츠는 대부분이 보스 몬스터를 둘러싼 전투입니다. 현재 적 혈맹인 우레나 만만 혈과의 전투를 집중적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중간에 중립 혈맹이 난입한다고 해서 중립 혈맹을 괴롭히거나 PK를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면 전투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도 하니까요. 필드 보스라는 이권을 둘러싼 전투지만 중간에 중립 혈맹이나 일반 유저분들이 참여하면 오히려 더 재밌고 활발한 전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가 있어도 또 전투가 있다고 해도 일반 유저분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입니다. 피닉스나 거대 드레이크처럼 난이도 있는 보스는 더더욱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육성에 초점을 맞출 시기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높은 난이도에 비해 참여했을 때의 보상이 적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리니지1의 샌드웜 레이드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참여한 유저에게 주어지는 알을 까는 재미가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라인과 반왕은 샌드웜이 드랍하는 아이템을 먹기 위해 레이드 시작 1시간 전부터 전투를 하고, 레이드가 시작될 시간이 가까워지면 일반 유저분들까지도 가세해서 정말 난잡한 전투가 되어버립니다. 중립 혈맹이 난입해서 라인을 밀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샌드웜의 보상이 매우 좋으니 너도나도 레이드에 참여하고 전투에 참여하는 거죠. 리니지M도 이런 부분이 보완되면 일반 유저분들이 전투나 보스에 더 관심을 두고 참여할 욕구가 생기지 않나 생각합니다.

리니지1에서는 성혈 라인은 반왕이 견제하고 반왕은 중립이 견제해야 축 서버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보여주는 전투를 하는 라인들이 아니라 힘을 비축하고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일반 유저분들입니다. 일반 유저분들이 많아야 BJ도 살고, 또 데포로쥬01 서버가 더 재밌게 흥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드 보스나 월드 보스 같은 보상이 더 강해져서 전투를 해야 할 상황, 그리고 일반 유저분들이 참여할 여건이 더 강화됐으면 좋겠습니다.


= 일반 유저분들은 보스가 리젠되는 시간이나 위치, 공략법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스의 위치는 리니지1과 거의 같아서 굳이 말씀을 안 드려도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리젠 시간은 리니지1처럼 2시간 간격인 것 같은데요. 처치한 후에 2시간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처치한 시간을 잘 기억하고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2시간 간격이긴 하지만 안 뜰 때도 있습니다. 이걸 공갈 타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보스가 리젠되는 자리에 모니터링 캐릭터를 세워두거나 수시로 순찰하는 움직임이 잦은 것 같습니다.

보스를 공략할 때는 격수들로 보스를 둘러싸 박스를 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리니지M은 리니지1보다 박스를 치기 쉬운 편입니다. 이프리트 같은 몇몇 보스는 MP가 남아 있으면 무조건 원거리 공격을 하거든요. 이럴 때는 1명이 어그로를 먹고 멀리 떨어지면 됩니다. 그럼 어그로를 먹은 대상을 때리니까 이때 격수가 박스를 치면 됩니다. 리니지1은 보스가 캐릭터를 뚫고 지나가서 이게 불가능하거든요.

실제로 보스를 공략해보니 어그로가 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몬스터나 보스가 바보가 되는 경우도 종종 봤고요. 예를 들어 보스를 유인해 1:1 자리로 데리고 들어간 뒤, 안쪽에 갇힌 사람이 귀환 주문서를 사용하면 어그로 대상이 사라져 보스가 바보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어떻게 보면 상황에 따른 판단과 대처,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많은 분이 리니지의 컨트롤이 정말 쉽다고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리니지의 컨트롤이 가장 어렵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단순히 연령대를 떠나서 컨트롤을 생각하는 기준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리니지도 분명 컨트롤이 필요하고 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컨트롤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도 큰 편이죠. 단순히 특정 캐릭터를 빠르게 선택해서 상황에 맞는 스킬을 넣어 주는 것 역시 컨트롤의 범주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타이밍을 계산해서 스킬을 연계하는 것도 컨트롤이라는 요소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해골 서버 시절의 공성전 모습


= 리니지1 시절에는 '공성전 = 혁이'라는 공식이 있었을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무수히 많은 전략을 보여주기도 했었으니까요. 리니지M의 공성전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개인적으로 리니지M의 공성전은 모두에게 오픈된, 누구나 참여해 성을 점령할 기회가 주어지는 그런 콘텐츠였으면 좋겠습니다. 붉은 기사단에 가입하게 되고부터 일반 유저분들이 대거 공성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시스템도 매우 좋았습니다.

예전의 아덴 성 공성전과 수호탑 점령 시스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혈맹이 공성전을 선포하는 장관이 펼쳐졌으면 합니다.

물론, NPC가 점령하고 있는 성을 뚫는 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성전은 유저와 유저의 전쟁이지 NPC가 포함되면 마치 몬스터 디펜스 같은 다른 부류의 게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일반 유저에게 장비와 레벨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버프 같은 걸 줘서 유저가 공성전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리니지의 꽃은 공성전이잖아요. 이를 바탕으로 많은 유저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으로 보완되어야 할 점도 분명 있습니다. 현재 혈맹 마크가 뚜렷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다른 유저가 어떤 혈맹에 소속되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BJ 혈맹이나 강한 세력이 중립 혈맹을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서 라인 구도를 명확하게 잡을 수 있게끔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앞으로 리니지M에 바라는 점은 있다면 무엇인가요?

리니지M에는 리니지1을 하셨던 분들도 많지만, 리니지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점은 리니지1의 해골 서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해골 서버의 첫 공성 때는 다들 처음 해보는 공성전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니까 점점 수준이 높아져 상향 평준화되었고, 또 구도가 바뀌고부터는 중립 혈맹 분들도 대거 공성전에 참여하시기도 했습니다. 리니지M에서도 많은 분이 공성전을 계기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스 레이드나 공성전처럼 모두가 함께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서버 대항전 같은 콘텐츠를 정말 열심히 하는 이유도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동의 목표를 이룬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고, 또 성취감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분명 있지만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서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게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