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스트리트파이터, 길티기어, 모탈컴뱃 등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수많은 격투 게임이 있습니다. 인기를 반영하듯 격투 게임 대회는 그 규모와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많은 격투 게임 매니아들이 해외에서 열리는 격투 게임 대회를 지켜보기 위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트리트파이터 종목의 '잠입' 이선우, 철권 종목의 '무릎' 배재민, 'JDCR' 김현진 선수 등 정상급 실력을 보유한 격투 게임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격투 게임 대회에 대한 국내 게임팬들의 주목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게임 채널을 통해서 해외에서 열리는 격투 게임 대회를 시청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트위치에서 해외 격투 게임 대회를 전문적으로 중계하는 팀 스피릿제로가 있습니다. 팀 스피릿제로는 해외 대회 중계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격투 게임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대회를 주관 및 주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한국에서 펼쳐진 철권 월드 투어 코리아를 직접 주관하며 대회를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습니다.

격투 게임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팀 스피릿제로에서 대회를 더 생동감 넘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팀 스피릿제로의 중계진입니다. 인벤은 팀 스피릿제로 소속의 '머더K' 강성훈 해설과 직접 만나봤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격투 게임 대회 중계를 담당하고 있고, 이 때문에 수년째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만나본 강성훈 해설은 인터뷰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다양한 격투 게임 중계를 하고 있는 팀 스피릿제로 소속 '머더K' 강성훈입니다. 인터뷰 진행은 많이 했지만, 인터뷰이가 된 것은 처음이네요.


Q. 닉네임이 독특하세요. '머더K'라는 닉네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중학교 때 지은 닉네임입니다. 그때는 소위 말하는 '중2병'에 걸려서 강한 닉네임을 찾고 있었어요. '머더'라는 단어가 워낙 세서 선택했습니다. 성인이 돼서 버릴 생각도 있었는데, 한 번 불리기 시작한 닉네임을 제가 바꾸고 싶다고 바꿀 수 없더라고요.


Q. 몸담고 있는 팀 스피릿제로 팀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팀 스피릿제로는 격투 게임 토너먼트를 기획하고 스트림하는 트위치 코리아 소속 팀입니다. 저는 스피릿제로에서 방송 기획, 중계, 무대 관리 등 다양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로 시작한 팀이기 때문에, 스트리트파이터가 메인 콘텐츠입니다. 그 외에도 철권, 마블vs캡콤,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센트럴픽션같 등 다양한 격투 게임을 다루고 있어요. 또한, 유저들이 원하는 격투 게임 토너먼트와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철권 월드 투어 코리아를 주관하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격투 게임이 국내에서 입지가 좁은 편이라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Q. 스피릿제로 팀을 결성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스피릿제로 팀은 2009년에 현재 스피릿제로의 대표로 있는 백인수 대표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 스트리트파이터4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풀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초보자들에게 스트리트파이터4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초보자들을 위한 스트리트파이터4 대회 '투견'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간소하게 진행했지만, 트위치 소속 '빅단물' 이운진 매니저가 참여하게 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습니다. 어느덧 국제전자센터에서 '투견' 대회를 열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Q. 자신의 일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스피릿제로 팀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재밌는 격투 게임을 다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동기부여는 있었지만, '기필코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겠다'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은 없습니다. 제가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정도가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격투 게임신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합니다.


Q. 철권 월드 투어가 한국에서 열리기도 했고, 최근에 격투 게임 대회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격투 게임이 점점 노출이 많이 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e스포츠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꾸준히 대회가 열리면 그것에 부응해서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생길 거고 시청자들도 재미와 자극을 느끼면서 게임을 시작하게 될 거예요. 철권 월드 투어 같은 커다란 규모의 대회가 있지만, 작은 규모의 토너먼트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소 규모의 토너먼트를 통해서 신인 선수들이 성장하거든요. 그런 대회를 통해서 신인 선수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실력을 증진 시켜야 경쟁 체계가 이루어지고 선수 풀이 넓어질 거예요.



Q. 격투 게임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기존에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대회가 활성화될 거에요. 그리고, 격투 게임 제작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최근에 인기 있는 게임들은 접근성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격투게임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초보자들이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해 보여요. 다행히 철권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점 쉬워지고 있고, 스트리트파이터5도 전작과 비교해서 많이 쉬워졌어요. 격투 게임신의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좋은 분위기가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Q. 격투 게임 중계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보통 격투 게임은 해외 대회가 많아서 새벽 중계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캡콤 프로투어의 경우 15시간 이상 중계를 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더니 많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아서 에너지 드링크의 힘에 많이 기대고 있습니다(웃음). 중계할 때,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방송이라는 것이 단어 하나만 잘 못 선택해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Q. 스스로 생각하는 중계 스타일은 어떤가요? 격투 게임이라서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저는 격투 게임은 격투 게임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중계를 해요. 격투 게임은 임팩트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신나야 합니다. 그래서 소리를 많이 지르는 편이에요.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달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명한 격투 게임 선수들의 개인 방송을 챙겨보면서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격투 게임도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패치가 적용되면 메타와 트렌드가 바뀌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팀 스피릿제로가 주관한 '철권 월드 투어 코리아'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대회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네요.

한국에서 열리는 큰 규모의 대회라서 스피릿제로 팀원들 모두 대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트위치 코리아에서도 많이 도와줬습니다. 준비 과정이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대회가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화면에 자주 노출돼서 고생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저보다 스텝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철권을 이해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플레이했는데, 완벽하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철권 유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철권 매니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멋지게 포장되길 원하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중계 퀄리티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습니다.


Q. 격투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격투 게임을 다 함께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초보자들을 위한 격투 게임 대회에 자주 나와주세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내 실력이 이것 밖에 안 되는데, 대회에 출전하면 괜히 창피를 당하거나 민폐를 끼치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걱정은 전혀 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회 참가 자체가 좋은 경험이고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고민하지 말고 참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프라인 대회만의 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즐기면 정말 재밌거든요. 유저들끼리 정보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하고요. 저도 이 자리에서 오프라인 대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이 참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인터뷰를 하게 돼서 매우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격투 게임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편하게 즐기면서 재밌게 봐주세요. 스피릿제로 채널에 방문하면 다양한 격투 게임 대회 중계 영상이 있습니다. 물론, 신작 격투 게임 리뷰도 많고요. 끝으로 철권, 스트리트파이터 등 격투 게임 종목 선수들에게도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사진 : 박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