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PL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팀 중 하나인 팀 WE(이하 WE)가 14일,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리는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주 차 D조 경기에 나선다. 1주 차에 2승 1패로 호성적을 거둔 WE는 이제 8강 진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5년 전 한국 롤챔스에도 참가한 경력을 가진 WE는 자국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팀이었다. 그들이 낳은 슈퍼스타도 '클리어러브'를 시작으로 '미사야', '웨이샤오' 등 다양하다. 여기에 인비터스 게이밍(IG)과 중국판 '롤 클라시코'라이벌전을 통해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어느덧 5년 전 일이다. WE는 1, 2년 남짓한 전성기를 끝으로 하염없이 추락했다. OMG-EDG 그리고 로얄 클럽에게 황제의 자리를 내주는 과정에서 조금도 과거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고, 정규 시즌에서도 중위권에 머물렀다. 최악의 경우 승강전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즉, 전성기가 지난 후 약 3년 이상을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니 역사로 따지면 그저 그런팀인 셈이다. 이랬던 그들이 5년 만에 롤드컵 무대에 얼굴을 비췄다. 그것도 전혀 다른 팀으로 말이다. 중국 리그를 호령하던 스타 플레이어들은 전부 사라졌지만, 자체적으로 선수를 양성했다.

팀 역사상 수준급의 탑 라이너가 없었는데, WE.F(WE 퓨쳐)에서 직접 육성한 957을 데려왔다. 그리고 '시예'의 경우도 WE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시켰다. WE는 2015 IEM 월드 챔피언십에 '시예'를 데뷔시켜 준우승을 달성했다. 봇 라인은 2014년 말에 '미스틱' 진성준을 데려와 2015년에는 자체적으로 경쟁을 시켰고, 검증 끝에 주전자리를 내줬다.

그 결과, WE는 중국 3시드로 롤드컵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무려 5년 만의 쾌거다. 첫 롤드컵의 기억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12개 팀 중 7위에 랭크됐는데, 어쨌든 8강 무대에 오르기는 했었다. 당시 CLG.EU와의 대결에서 서포터 블리츠크랭크의 순간이동을 활용한 일회성 전략을 꺼냈지만, 네트워크 문제로 재경기가 선언됐다. 자신들이 준비한 전략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석연찮게 짐을 싸야만 했다.

세계 대회나 자국 내에서 여러모로 치인 과거다. 그동안의 설움을 씻어내기 위해 WE는 8강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심지어 메타까지 그들에게 웃어주고 있다. 선수로서 큰 족적이 없는 '미스틱'은 평소 유별나게 코그모를 사랑하는 편인데, 불타는 향로까지 등에 업었다. 그리고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1주 차 경기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다 보니 중국 내 평가로는 '우지' 다음으로 꼽히는 원거리 딜러가 됐다.

'시예' 또한 세계 무대에서 자신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과거에는 암살자 위주의 챔피언에 국한 됐으나, 이제 메타에 맞는 챔피언들을 곧잘 다룬다. 또 대기만성형 선수인 '콘디'가 자국 최고급 정글러로 평가받는 중이다. 당장 같은 D조 팀들과 비교해도 어느 하나 구멍인 라인이 없다.

오랜 시간 꿈꿔온 롤드컵 무대에 올라 그룹 스테이지까지 순항하고 있다. 이제 WE에게 남은 과제는 최소 8강 이상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커리어 하이를 갱신하는 것이다. 당장 같은 조 공동 선두인 TSM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더라도 조 1위를 확정 짓게 된다면 원조 황제의 품격을 되찾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7일 차 일정

1경기 미스핏츠 vs 플래쉬 울브즈 (오후 1시)
2경기 팀 WE vs 팀 솔로미드
3경기 플래쉬 울브즈 vs 팀 WE
4경기 팀 솔로미드 vs 미스핏츠
5경기 팀 솔로미드 vs 플래쉬 울브즈
6경기 미스핏츠 vs 팀 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