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SKT T1의 봇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뱅' 배준식의 코그모가 하드 캐리형 원거리 딜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레이인 상대 원딜을 잡아내는 장면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끌었다.


초반 흐름은 RNG가 좋았다. 'Mlxg'의 자르반이 SKT T1 쪽 정글 시야를 꾸준히 잡아주면서 탑과 미드 라인에 힘을 실어줬다. 반대로 SKT T1은 봇 갱킹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특별한 이득을 가져가지 못했다. 정글러 간의 레벨링 격차가 조금 벌어졌다.

'Mlxg'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카운터 정글을 펼치면서 SKT T1을 흔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장면도 여러차례였다. 'Mlxg'의 노력은 결국 빛을 발했다. SKT T1의 칼날부리 지역에서 열린 미드-정글 전투에서 '샤오후'의 라이즈가 선취점을 챙긴 것. '페이커'의 갈리오는 블루 버프도 좀처럼 챙길 수 없었다.

RNG는 순간적으로 탑으로 뭉쳐 '후니' 허승훈의 나르를 잡아냈다. SKT T1이 봇에서 포탑 선취점을 챙기긴 했지만, 협곡의 전령까지 챙긴 RNG가 기분 좋았다. SKT T1의 운영도 날카로웠다. 뚝심있게 봇을 압박해 2차 타워를 가져갔고, 나르를 노리던 RNG의 설계를 무위로 돌리며 역으로 미드 1차를 밀었다.

25분 경, 체력 압박을 통해 자르반을 쫓아낸 SKT T1이 바론을 두드리며 전투를 유도했다. 결과는 SKT T1의 완승이었다. 고립된 '우지'를 제대로 물면서 순간적으로 삭제시켰고, 일방적으로 한타를 대승했다. 바론 버프를 두른 SKT T1은 미드와 탑 2차 타워를 모두 밀었다.

하지만, 과욕이 참사를 불렀다. 나르를 탑으로 보내고 1-4 구도로 억제기 타워를 두드리던 구도에서 무리한 미드 다이브로 인해 본대가 몰살 당한 것. 자르반과 럼블, 트위치로 이어지는 RNG의 한타 시너지가 폭발한 전투였다.

카운터 펀치를 제대로 맞긴 했지만, SKT T1은 물러서지 않았다. 재차 미드로 달려가 억제기 타워를 두드렸다. 그 과정에서 '뱅' 배준식의 코그모가 점멸이 없는 트위치를 노려 잡아내는 슈퍼 플레이를 연출했다. 수적 우위에 놓인 SKT T1은 RNG를 몰아 붙이며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