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큐한' 김시윤, '동민' 최동민, '덤플링' 김경표, '모닝' 나근빈, '갓파' 정재준

최근 세계에서 가장 핫한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일 것입니다. 지난 2월 포트나이트의 글로벌 동시접속자 수는 340만 명을 넘겼고, 스트리머 '닌자'와 래퍼 '드레이크'의 합동 스트리밍에는 6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렸죠. 여기에 유명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포트나이트 춤을 골 세리머니로 사용하는 등 포트나이트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캐주얼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편, 포트나이트는 아직까지 공식 e스포츠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는 수많은 프로팀이 창단되어 대회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 강국인 한국도 질 수는 없죠. 지난 3월 콩두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포트나이트 프로 선수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국내 포트나이트 유저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최종 선발된 5명의 유저들은 국내 최초 포트나이트 프로팀 '콩두 템페스트'의 선수가 됐습니다.

이미 솔로 모드와 스쿼드 모드에서 세계 랭킹 1위를 달성한 다섯 명의 선수들은 앞으로 하나가 되어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밉니다. 과연 그들의 노력과 열정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리더 보드 1위를 넘어 세계 1위 포트나이트 프로팀을 꿈꾸는 다섯 선수의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큐한' 김시윤 : 안녕하세요, '큐한' 김시윤입니다. 콩두 템페스트에서 멀티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민' 최동민 : '동민' 닉네임을 사용하는 최동민입니다. 메인 오더와 후방 지원을 맡고 있습니다.

'덤플링' 김경표 : '덤플링' 김경표입니다. 포지션은 후방 스나이퍼구요. 서브 오더도 하고 있습니다.

'모닝' 나근빈 : 최전방 포지션을 맡고 있는 '모닝' 나근빈입니다. 반갑습니다.

'갓파' 정재준 : '갓파' 정재준입니다. 전방 2번 어태커를 맡고 있습니다.


Q 다른 종목에서 전향한 선수도 있고, 포트나이트로 첫 프로게이머 도전을 하는 선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콩두 템페스트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큐한' : 시즌이 없던 초창기부터 포트나이트를 시작했어요. 계속 게임을 즐겨 하다 보니, 시즌 2 때 솔로 모드 1위를 찍게 되더라구요. 리더 보드 1위에 이름을 올렸으니, 프로계에서도 1위에 올라보고 싶어 콩두 템페스트에 지원했습니다.

'동민' : 원래 H1Z1과 오버워치를 즐겨 했어요. 그런데 H1Z1에 핵이 하도 많아서, 핵 없는 게임을 찾다가 포트나이트에 정착하게 됐죠. 재밌어서 계속 즐기던 중에 콩두컴퍼니의 선수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덤플링' : 선수 생활은 블랙스쿼드를 통해 처음 시작했어요. 이후로 이런저런 게임 대회에 출전하다가, '에버모어' 구교민 선수와 연이 닿아 배틀그라운드 팀을 꾸려 콩두 레드도트로 활동하게 됐죠. 와중에 트위치에서 포트나이트가 유명세를 타는 걸 보고 해봤는데, 배틀그라운드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구요. 같은 배틀로얄 장르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콩두 템페스트에 합류했습니다.

'모닝' : 원래 AOS 장르의 게임을 좋아했는데, H1Z1으로 배틀로얄 장르 게임을 처음 접하고 재미를 붙였어요. 이후로 배틀그라운드랑 포트나이트를 다 해봤는데, 그중에 포트나이트가 가장 재밌고 게임 결과도 좋더라구요. 제대로 게임을 해보고 싶어 콩두 템페스트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갓파' : 원래 오버워치를 하다가 배틀그라운드로 넘어와서, 작년 12월에 콩두#2팀으로 활동했습니다. 아프리카 PUBL 리그 결승까지 진출하긴 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죠(웃음). 최근 제 배틀그라운드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방황했는데, 그때 접한 게 포트나이트였어요. 플레이해보니 재밌기도 했고, 열심히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잘한다고 말해주더라구요. '이걸로 밀고 가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포트나이트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Q 사실 포트나이트는 아직 공식 e스포츠 대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어요. e스포츠화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데, 다른 게임들 대신 포트나이트 프로 선수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동민' : 전 포트나이트 e스포츠의 흥행 가능성을 확신했어요. 일단 전 세계적으로 인기도 많고, 하는 재미만큼 보는 재미도 확실하기 때문에 포트나이트 대회들은 충분히 큰 규모로 성장할 거예요.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일 거에요.


Q 그렇다면 포트나이트의 어떤 부분에서 흥행 가능성을 봤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큐한' : 먼저 아까 '동민' 선수가 말했듯이 포트나이트는 보는 맛이 상당해요. '건설'이라는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교전마다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져요. 그래서 수십, 수백 가지의 재밌는 교전 상황을 연출할 수 있죠.

'갓파' : 포트나이트는 아이템이 정말 다양해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가 있어요. 건물에 함정을 설치할 수도 있고, 충격 수류탄으로 자신이나 상대방을 날려버릴 수도 있어요. 로켓 발사기를 타고 날아가는 플레이도 가능하구요. 이 외에도 재밌는 볼거리가 정말 많아서 경기를 관람만 해도 충분히 재밌을 거예요.

'덤플링' : 또 중요한 점은 초반 파밍 구간이 거의 없다는 점이에요. 맵이 작고 차량이 없어서 초반 교전을 피할 수가 없어요. 배틀그라운드 대회 경기를 보면 초반 20분 정도는 거의 교전이 없잖아요. 포트나이트는 대회 경기라도 그런 상황은 나오지 않을 거예요.

'모닝' : 또 배틀그라운드는 후반으로 갈수록 안전 구역이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잖아요. 포트나이트도 안전 구역이 중요하긴 한데, 배틀그라운드만큼은 아니에요. '건설' 때문에 실력으로 운적인 요소를 충분히 커버해낼 수 있어요.


Q 선수분들 말씀에서 포트나이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웃음). 포트나이트 자랑을 조금 더 하자면?

'갓파' : 일단 핵이 없는 클린한 게임이란 게 최고 장점이죠. 초창기에는 조금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핵이 아예 없어요. 또 최적화도 잘 돼서 요구 사양이 엄청나게 높은 편이 아니에요.

'덤플링' : 플레이 스타일을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재밌죠. 무기가 AR(돌격소총)밖에 없으면 중거리 교전을 유도하면 되고, 샷건이 있으면 '건설'을 통해 근접전을 치르면 돼요.

'동민' : 또 무기를 다양하게 들 수 있는 점이요. 5개의 아이템 칸에 총기나 회복 아이템, 투척 무기를 마음대로 채워 넣을 수 있는데, 전방은 샷건 2개, 후방은 샷건과 SR(저격 소총)을 들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어요.

'모닝' : 아까 이야기한 것 같은데, 포트나이트는 독창적인 킬이 가능해요. 건물 밑동을 자르거나 충격 수류탄으로 낙사를 시킬 수도 있고, 적을 건물로 가둬 덫으로 죽일 수도 있어요. 적을 춤추게 하는 수류탄도 있어서

'큐한' : 포트나이트는 배틀그라운드처럼 건물 안에 마냥 숨어있는 전략이 불가능해요. 그런 사람이 있으면 건물을 날려버리면 되거든요(웃음). 그래서 후반에도 안전 구역이 어떻게 생성되느냐보다 실력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해요.


Q 포트나이트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국내 흥행 부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덤플링' : 많은 이유가 있지만, 먼저 광고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스트리밍을 하면 시청자분들이 매번 '이건 무슨 게임이에요?'라고 물어봐요.

'동민' : 아무래도 국내엔 배틀그라운드 선점 효과가 너무 큰 것 같아요. 해외에서는 배틀그라운드 플레이가 어려운 PC를 가진 유저들이 포트나이트로 많이 유입됐는데, 국내는 배틀그라운드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PC방이나 고사양 PC 보급이 많이 됐잖아요.

'갓파' : 그래도 최근엔 게임 내에 한글 아이디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끼리 게임을 하면서 한글 아이디를 잡으면 '아... 한국인 잡았어'라고 아쉬워하기도 하고, 한글 아이디가 킬 로그에 올라오면 '한국인 파이팅!'하면서 선전을 빌고 있어요(웃음).

'큐한' : 솔직히 배틀그라운드 때문에 포트나이트의 국내 흥행은 확신할 수 없어요. 국내 유저들은 이미 배틀그라운드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을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한 번 해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임이니까, 홍보만 잘 된다면 충분히 유저가 늘어날 거라고 봐요.


Q 만난 지 일주일 정도 됐다고 들었는데, 팀원 간 호흡은 어느 정도 맞춰진 것 같나요?

'갓파' : 물론 아직 많이 모자라죠. 굳이 비유하자면 '팔다리는 끼운 상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아직까진 공개 게임에서만 연습을 하고 있어서, 스크림이 열려야 제대로 전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부터는 끼워놓은 팔다리로 지대로 걸어 다니는 연습을 해야겠죠.

'동민' : 저는 50% 정도 맞춘 것 같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으니까요(웃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앞으로 연습을 통해 남은 50%를 맞춰가면 될 것 같아요.


Q 예로부터 슈팅 게임은 북미와 유럽이 강세를 보여왔어요. 앞으로 해외 팀들과 많은 경기를 치를 텐데, 부담되지는 않나요?

'모닝' : 저희는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전통 FPS라면 상대하기 어렵겠지만, 포트나이트는 에임이 다가 아니에요. '건설'이라는 핵심 요소는 분명히 저희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거예요.

'큐한' : 맞아요. 오버워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캐주얼 슈팅 게임은 한국이 훨씬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포트나이트는 피지컬만큼 '뇌지컬'이 중요한 게임이니까요(웃음).


Q 이 인터뷰를 보는 포트나이트 입문 유저들에게 필수 팁을 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모닝' : 포트나이트는 무조건 '건축'이에요. '건축' 연습이 최우선입니다.

'덤플링' : 맞아요. 특히 '건축'에 사용되는 단축키를 본인 입맛에 맞게 수정해서 쓰는 걸 추천해요. 다른 사람의 세팅은 참고할 필요가 없어요. 또 SR의 경우엔 낙차가 어느 정도 있는데, 기존 배틀그라운드 유저분들은 어렵지 않게 적응할 거예요.

'큐한' : 저는 총기마다 사격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샷건 딜레이를 파악하는 거나 AR 집탄을 통해 명중률을 높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갓파' : 그냥 많이 죽어봐야 돼요. 대부분 게임이 그렇듯 죽는 만큼 성장합니다(웃음).


Q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네요. 선수분들의 향후 포부와 각오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큐한' : 한국은 명실상부한 e스포츠 강국이잖아요. 단순한 리더보드 1등을 넘어 포트나이트에서도 한국 팀이 최고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동민' : 대회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덤플링' : 포트나이트 최고의 스나이퍼가 되겠습니다.

'모닝' :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습하겠습니다.

'갓파' : LoL 국제 대회를 보면 팬들이 '페이커' 선수를 연호하잖아요. 언젠가 포트나이트 대회에서 '갓파'라는 연호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