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4를 사고 싶어요.”

지난 2월 12일 스트리트파이터4가 정식으로 출시된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스트리트파이터4 타이틀을 구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최근 원화 약세에 따른 여파로 도소매상의 역수출 의혹까지 받고 있는 스트리트파이터4를 정가인 5만 2천원에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 할 수 있죠. 웃돈을 지불한다 해도 물건이 없는 판이니 스트리트파이터4를 구입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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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가는 52,000원, 그러나 인터넷 최저가는 98,110원?? ]



'한국 콘솔 시장에서 이 정도의 매진 사태를 기록했던 게임 타이틀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스트리트파이터4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캡콤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발매 후 보름도 안되어 국내에서 2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다고 하니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해야겠지요. 대체 스트리트파이터4가 얼마나 재미있길래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까요? 그 껍질을 벗겨 봅니다.



10년 만에 등장한 스트리트파이터의 후속작. 그 느낌 그대로!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 스트리트파이터2는 그 시절 오락실을 다녔던 게이머들에게는 정말 각별한 게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 오락실의 판도를 대전격투판으로 바꿨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죠. 그 인기를 반영하듯 스트리트파이터2는 대시, 터보, 슈퍼스트리트파이터2 등등 많은 마이너 업그레이드 작품이 나왔었습니다.


그 이후 스트리트파이터3 시리즈를 비롯하여 3D로 출시된 EX시리즈까지 다양한 버전의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가 나왔지만 아케이드 시장이 축소되며, 인기 게임 장르 또한 대전격투게임을 벗어났고, 1999년 스트리트파이터3 서드 스트라이크를 끝으로 스트리트파이이터의 시계는 멈추게 됩니다.



[ 90년대 오락실 판도를 대전격투게임으로 바꿨던 스트리트파이터2 ]



[ 1999년 마지막으로 발표된 스트리트파이터3 서드 스트라이크 ]



그로부터 9년만인 2008년, 스트리트파이터4가 아케이드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스트리트파이터4를 즐길 수 있는 오락실은 전국적으로도 극히 제한적이었고, 실제로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도 많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아케이드용 스트리트파이터4가 나왔었다는 사실 조차 몰랐던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2009년 2월 12일, 드디어 PS3, XBox360용으로 스트리트파이터4가 정식 발매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발매 전까지 많은 스트리트파이터4 영상과 게임 스크린샷들이 스트리트파이터4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시켰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연일 물량 부족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중이죠. -_-;


일단 스트리트파이터4를 처음 접하게 되면 그 화려한 비쥬얼에 놀라게 됩니다. 마치 유화를 보는 것 같이 거치면서도 섬세한 표현방식으로 감탄할만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딱 보기에는 2D의 느낌을 주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입체감이 느껴지면서 3D라는 점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스트리트파이터4는 3D로 제작되면서 2D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시점 이동과 풍부한 효과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횡이동이나 축이동이 없는 평면적인 2D 형식의 플레이 방식에 최적화시켜 3D로 그래픽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 마치 붓으로 하나하나 그린 것 같은 2D 느낌의 3D 그래픽 ]



타격시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울트라콤보를 사용할 때의 카메라 워킹은 특히나 인상적입니다. 과장된 표현과 화려한 효과는 직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뿐 아니라 옆에서 보는 사람마저도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 과장된 카메라 워킹은 울트라콤보를 맞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게한다. -_-; ]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파고들수록 심오한 캡콥의 철학이 보인다.



최근 대전격투 게임 장르가 매니아적인 성향을 띄면서 점점 복잡한 커맨드와 프레임 단위의 치열한 공방전 중심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할 정도로 진입장벽은 높아져갔고 그들만의 리그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반해, 스트리트 파이터4의 조작감은 '오히려 너무 단순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줄 정도로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10년 전에 나온 스트리트파이터3 서드 스트라이크에 비해서도 필살기 개수가 줄었고, 슈퍼콤보도 한 가지로 통일되었으며, 이번에 등장한 울트라콤보 또한 슈퍼 콤보와 동일한 커맨드를 가지는 등 조작 방법 자체가 간소화 되었습니다. 오히려 스트리트파이터3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이라면 기술이 사라져버려 어색함마저 느낄 정도지만, 기존에 스트리트파이터2를 즐겼던 게이머들이라면 특별히 커맨드를 새로 배우지 않더라도 쉽게 스트리트파이터4에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특수기, 잡기가 많아 보이지만 결국 가일 필살기는 소닉붐, 서머솔트 두 가지 뿐 -_-; ]



커맨드 입력도 보다 쉬워졌습니다. 정확하게 커맨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비슷하게 입력만하면 필살기가 나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파이터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 승룡권 커맨드(→↓↘ + 주먹)는 조금은 까다로운 편인데, 정확하게 커맨드를 입력하지 않더라도 약식으로 ↘↓↘ + 주먹, ↘↙↘ + 주먹, →↙↘ + 주먹으로도 필살기가 나가게 됩니다.


커맨드가 어려운 슈퍼콤보나 울트라콤보를 포함하는 연계기도 사용하기 쉬워졌습니다.

슈퍼콤보나 울트라콤보는 입력이 조금 어려운 편으로, 특히나 모으기(충전형) 커맨드를 가지는 캐릭터들(가일, 춘리, 베가 등)의 경우, 다른 기술에서 슈퍼콤보를 연계기로 사용하려면 꽤나 많은 연습이 필요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시리즈까지는 위의 가일 기술표에 있는 것처럼 가일의 슈퍼콤보는 ↙(모은 후)↘↙↗ + 발로 사용하게 되는데, 소닉붐(←(모은 후)→+손)을 사용한 후 곧바로 연계기로 슈퍼콤보를 사용할 경우, ←(모은 후)→+손 ↙(모은 후)↘↙↗ + 발 순서로 커맨드를 넣어야 합니다. 모으기 필살기의 경우 모으는 시간이 약 1.7초 정도 씩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계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치밀한 시간 관리와 정확한 커맨드 모두를 만족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스트리트파이터4에서는 입력된 커맨드가 일정시간 동안 누적된 상태로 인식되기 때문에, ↙(모은 후)→+손 ↙↗ + 발 형식으로 중간 과정을 단축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슈퍼콤보의 ↙(모은 후)↘ 과정이 소닉붐(←(모은 후)→+손 )에서 누적되어 재입력할 필요가 없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이런 커맨드의 변화는 곧 이야기 할 세이빙 어택이나 EX필살기 캔슬 등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과거의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쉽고 편하게 연계기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커맨드가 간소화되고 필살기의 종류가 줄었다고 해서 플레이 방식 자체가 단조롭게 변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필살기라도 버튼 두 개로 사용하는 EX필살기(EX게이지(슈퍼콤보게이지)를 소모)의 경우, 대미지 뿐 아니라 그 형태와 판정효과까지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필살기의 숫자는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리트파이터4의 핵심 시스템인 세이빙 어택, EX 세이빙 어택의 활용에 따라 쉽게 따라하기 힘든 현란한 연계기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이 너무 단조롭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4의 핵심적인 시스템인 세이빙 어택은 상대의 공격을 1회 견뎌내고 반격을 취하는 형태의 기술로 중손+중발을 동시에 눌렀다가 떼는 것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누르고 있는 시간 동안 하이퍼 아머 상태가 되고, 이 상태에서는 한 번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누르고 있는 시간에 따라 손을 뗐을 때 발동되는 세이빙 어택의 성격이 세 가지로 바뀌게 됩니다.


짧게 눌렀다가 떼면서 들어가는 1단계 세이빙 어택은 카운터로 적중되지 않으면 상대에게 가벼운 타격만을 주며, 카운터로 적중될 경우에는 상대를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 추가타가 가능하게 됩니다. 2단계는 적중되면 무조건 상대방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고, 3단계는 상대가 가드를 하고 있더라도 가드를 뚫고 공격이 들어가며 상대를 무방비 상태로 만들게 됩니다.



[ 스트리트파이터4의 핵심 시스템인 세이빙 어택 ]



하이퍼 아머상태에서 1회 공격을 견뎌내더라도 대미지는 입게 되지만(반투명한 대미지량으로 표시), 실제 대미지는 아니며 추가적인 공격을 받지 않으면 손실된 HP가 서서히 회복됩니다. 단, 회복 전에 공격을 받게 되면 회복되지 않은 대미지 만큼 HP가 완전히 손실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이퍼 아머는 1회의 공격만 받아 주기 때문에 작은발 연타와 같은 빠른 콤보 공격을 세이빙 어택으로 반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를 이용해 소위 '짠손 견제'로 세이빙 어택을 예측해 사전에 봉쇄하기도 하는 등 심리전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이퍼 아머 상태나 세이빙 어택이 성공한 직후에는 경직 상태로 이동 및 점프가 불가능하지만, 이 때 전후방 대시를 입력해 경직시간을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필살기 가드시에 받게 되는 작은 피해조차도 전혀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장풍류의 필살기를 하이퍼 아머로 받아낸 후 후방대시로 경직을 풀어버리는 것으로 말이죠. 공격적으로 사용할 경우 더더욱 강력한 위력을 보여줍니다. 세이빙 어택 성공 후 경직 시간을 풀지 않으면 굉장히 제한적인 추가타만 가능하지만, 세이빙 어택 성공후 전방 대시로 경직시간을 풀면서 상대가 쓰러지기 전에 보다 강력한 연계콤보를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공격이나 필살기를 사용한 직후 중손+중발을 눌러 세이빙 어택을 하게 되면, EX게이지(슈퍼콤보게이지)가 두 칸 소모되며 사용한 기술이 강제로 취소되고 세이빙 어택이 발동되는 'EX 세이빙 어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시를 이용해 세이빙 어택의 경직시간을 풀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의 응용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용한 필살기를 상대방이 가드한 경우 EX 세이빙 어택을 사용하여 필살기를 취소하면서 후방 대시로 피할 수도 있고, 필살기를 적중시킨 뒤 EX 세이빙 어택을 사용하여 또 다른 연계콤보를 노리는 등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EX 세이빙 어택은 EX게이지를 두 칸이나 소모하기 때문에 수시로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EX 세이빙 어택 후 울트라콤보로 연결하는 등의 고난이도 컨트롤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는 연계가 불가능한 기본 기술들을 정확한 타이밍으로 입력해 강제적으로 연계시키는 콤보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계되는 강제 연결 기본기를 파악하고, 실전에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만큼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사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성공시 약간이라도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고, 상대로 하여금 고수로 보이는 엄청난 효과까지 가져오게 됩니다. 그게 왜 엄청나냐고 묻는다면 '고수가 쓰는 심리전은 왠지 더 잘 걸리는 것 같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_-;



[ 고수들의 대결은 입이 쩍 벌어진다. 캡콤코리아배 스트리트파이터 대회 1차 결승전 ]



그러나 반드시 세이빙 어택과 EX 세이빙 어택, 강제 연결 등을 마스터해야만 스트리트파이터4의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점프 강발>중손>강손>약승룡권>EX세이빙캔슬>전방대시>울트라콤보로 이어지는 켄의 화려하기 그지 없는 연계기가 실제로는 울트라콤보 단일 대미지 보다 눈꼽만큼 더 쌥니다. 연계기의 경우 대미지 보정을 받기 때문인데, 화려하고 어려운 연계기 일수록 대미지 보정폭은 점점 커지기 마련이고 실질적으로 대미지 면에서는 그리 유용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전을 통한 기본기와 몇 개의 필살기, 울트라 콤보만 잘 활용해도 엄청나게 화려한 컨트롤을 자랑하는 고수를 충분히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 스트리트파이터4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그러나 보통 저 정도로 화려한 컨트롤을 구사하는 고수들은 심리전도 강하다는 문제점이 있군요. (저는 고수를 만나면 심리전의 나락에서 나오질 못합니다. -_-;)




이것이 콘솔만의 특권! 멋진 시나리오, 챌린지모드, 갤러리 모드



스트리트파이터4를 처음 시작해보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가 16명에서 시작합니다. 콘솔 대전액션게임 답게 스트리트파이터4 또한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숨겨진 캐릭터들을 꺼내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조건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케이드 모드의 최종 보스인 세스를 이기고 엔딩까지 보면 됩니다. 물론 각 캐릭터별로 해금되는 캐릭터가 다르며, 고우키, 고우켄, 세스는 여기에 추가적인 조건이 붙어서 난이도가 조금 더 높습니다.



[ 총 25명의 캐릭터들, 표시된 캐릭터들이 숨겨진 캐릭터들 ]



작년에 아케이드 버전으로 출시된 스트리트파이터4의 경우 위의 캐릭터 선택화면에서 가장 윗줄과 아랫줄의 캐릭터들이 빠진 상태로 출시되었던 것을 보면 역시나 캡콤의 콘솔 확장 이식 정책은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스트리트파이트4 역시 연계기를 연습할 수 있는 챌린지 모드, 트레이닝 모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챌린지 모드의 트라이얼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필살기 사용법부터 자신의 손가락을 저주하게 만드는 고난이도 콤보까지 다양한 도전 과제를 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트라이얼 하드의 경우 기가막히게 어려운 과제를 던저주면서도, 성공 예제 영상이 없기 때문에 난관에 빠졌을 경우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는 점 입니다. 물론 인터넷을 뒤져가며 힌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타 대전격투 게임들이 콤보 과제에 대한 예제 영상을 제공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데 비해 스트리트파이터4의 지나치게 깔끔한(?) 도전 과제는 역시나 불만입니다.




[ 강제연결, 세이빙 어택, EX 세이빙 등 지고의 노력이 필요한 트라이얼 하드 모드 ]



또한 아케이드 모드의 난이도를 최대 9단계로 설정할 수 있는데, 난이도의 등급에 따른 실제 체감 난이도도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나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해도 특정 패턴에 취약한 인공지능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케이드 모드를 진행해보면 모든 캐릭터에게 독특한 애니메이션 오프닝과 에필로그가 준비되어 있으며, 스트리트파이터4에서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알려줍니다. 그러나 게임 플레이 화면보다도 어색한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 디테일은 실망스럽습니다. 기왕 3D로 제작한 스트리트파이터4라면 '오프닝과 에필로그 까지도 애니메이션 보다는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제작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프닝과 에필로그 때문에 캐릭터로 나오지도 않는 주변 인물까지 3D로 만들어내면서 단가가 올라가는 일은 절대 사양합니다. -_-;)




[ 스토리를 느끼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오프닝과 에필로그 ]



그런면에서 아케이드 모드에서 최종 보스와의 대전 이전에 시작되는 라이벌전 이벤트는 정말 멋진 시도였습니다. 3D로 만들어진 게임 캐릭터들이 직접 등장하며 서로간의 싸워야 할 이유를 에피소드 형태로 보여주고 있는데, 오프닝, 에필로그 애니메이션과 함께 아케이드 모드에서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캐릭터의 라이벌로는 누가 나올까?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ㅜㅜ ]



이 외에도 숨겨진 캐릭터를 해금하는 것과 유사하게 게임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마다 갤러리모드에 영상, 설정 원화들이 추가되어 가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 스트리트파이터4의 개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컨셉원화 ]




스트리트파이터4의 백미는 네트워크 플레이!



사실 스트리트파이터4의 백미는 역시나 네트워크 대전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상대한다고 해도 사람끼리의 심리전에서 오는 긴장감을 따라올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XBox360, PS3의 네트워크 기능이 스트리트파이터4를 완성시켰다고 봐도 좋습니다.


다른 대전액션게임들도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고 있지만 스트리트파이터4에서는 치명적일 정도로 매력적인 난입 시스템을 구현해냈습니다. 아케이드 대기 설정에서 난입 여부를 설정해 놓고 혼자서 아케이드를 즐기다 보면 여지없이 온라인 상의 다른 플레이어가 대전을 걸어옵니다.



[ 아케이드를 즐기고 있으면 온라인의 다른 플레이어가 난입해 온다! ]



그 느낌은 그야말로 오락실에서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동전을 넣고 이어서 하는 바로 그 느낌입니다. 물론 오락실에서야 한 판, 한 판이 100원짜리 동전 몇 개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더더욱 눈을 부릅뜨긴 하겠지만, 스트리트파이터4에서도 랭킹 매치방식의 대전이라면 내 실력을 평가받는 점수를 놓고 싸우기 때문에 져준다는 것을 있을수도 없는 일이 됩니다. 당연히 지면 성질이 뻗치고, 이기면 입가가 꿈틀거리며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 네트워크 대전시 로비 화면 ]




[ 그러나 너무 자주 난입하는 상대들 때문에 가끔은 이렇게 꺼주는 일도.. -_-; ]




스트리트파이터4의 네트워크 대전의 특징이라고 하면 위에서 이야기한 난입 시스템 외에도 자신을 표현하는 호칭이나 아이콘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네트워크 대전을 하다보면 정말 재밌는 호칭으로 웃음을 주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역시나 가장 싫은 스타일은 '호칭 : 좀 봐주세요' + '아이콘 : 병아리' 그런데 랭킹 점수는 3000대 분들..



[ 처녀.... ]



[ 정말 많은 호칭을 사용할 수 있다. ]




스트리트파이터4에서 네트워크 대전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큰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 번 잡으면 몇 시간이 후닥 지나가 버리기 일수고 떨어진 점수 복구하겠다는 생각을 품는 순간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트리트파이터4 때문에 XBox 360, PS3를 구입해도 좋습니다.



물론 스트리터파이터4에서 아쉬운 점들도 있습니다. 3D이기 때문에 복장이나 외모변경 아이템 등의 추가는 2D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인데도,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유료 DLC(다운로드컨텐츠) 모델 판매, 그렇게 판매하는 DLC 조차 아직까지는 종류가 많지 않다는 점, 네트워크 대전에서도 난입 설정을 해놓으면 네트워크가 아닌 2P에서는 난입이 안되는 점, 챌린지 모드 트라이얼 모드에서의 콤보 예제 영상 누락 등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 아쉬워도 삽니다.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점이라 한다면, 역시나 대전액션게임의 필수라고도 할 수 있는 아케이드 스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XBox 360, PS3의 패드로도 신의 경지에 도달한 게이머분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아케이드 스틱이 없이 스트리트파이터4를 제대로 즐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역시나 가격입니다. 이번 스트리트파이터4의 발매와 함께 XBox360, PS3의 공식 아케이드 스틱이라고 불리는 일본 호리사의 아케이드 스틱은 12만원이 넘는 고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물량도 많지 않아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이유인즉슨 일본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최근 환율로 인한 가격 상승 때문입니다.



[ (좌) PS3 아케이드 스틱, (우) XBox360 아케이드 스틱 ]



그나마 PS3 유저라면 상황이 좋은 편입니다. 저렴한 PS3 호환 아케이드 스틱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XBox360의 경우 가지고 있는 패드를 스스로 개조해서 제작하지 않는 한, 값 비싼 정식 아케이드 스틱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스트리트파이터4 게임타이틀도 정가에 구하기 힘든 상황에 필수인 아케이드 스틱마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스트리트파이터4를 즐기기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은 만만치 않은 셈입니다.


그러나 이런 비용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스트리트파이터4는 충분히 매력적인 대전격투게임입니다. 물론 대전격투이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하는 유저분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격투게임'일 뿐이겠지만, 과거 스트리트파이터의 향수를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 분이나, 대전격투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분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작품이 될 것입니다.


스트리트파이터4를 즐기고 싶지만 아직 XBox360, PS3가 없으신 분들에게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4가 올 여름 PC버전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니 그 때까지 기다리거나, 콘솔용 대작들이 줄지어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감히 역대 최고의 대전격투게임이라 주장할 수 있는 스트리트파이터4를 시작으로 XBox360, PS3라는 또 하나의 게임 세계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Inven Ntter - 공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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