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32일 차 경기에 현재 상위 네 팀이 출격한다. 그중 kt 롤스터와 킹존 드래곤X의 대결은 많은 기대를 모으는 동시에 정말 아찔한 승부가 예상된다. kt 롤스터는 승리할 경우 5연승과 함께 2경기(젠지e스포츠 vs 그리핀) 결과에 따라 선두 탈환을 노릴 수 있다. 반대로 킹존 드래곤X가 승리하면 2위 혹은 3위 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생긴다.

사실 kt 롤스터에게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킹존 드래곤X다. 올해 내내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둔 기록이 없다. 세트 승리조차 거두지 못했다. 그동안 특급 신인 '유칼' 손우현은 '비디디' 곽보성 앞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또 다른 미드 라이너 '폰' 허원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코어' 고동빈은 '피넛' 한왕호의 갱킹 루트에 발을 맞췄지만, 소수 교전에서 늘 패배했다. 봇 라인은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이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임에도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은 CS를 챙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겉으로는 kt 롤스터가 잘해 보였어도 늘 킹존 드래곤X의 운영에 휘말렸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4연승 중인 kt 롤스터는 소위 말하는 '대퍼 타임'을 스스로 억제하고 있다. 최근 경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kt 롤스터는 젠지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엇박자 전투로 재미를 봤다. 전과 같았으면 한 번에 달려들었을 전투 대신 한 템포 쉬어가면서 침착하게 싸웠다.

게다가 후반 집중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적극적이면서 공격적인 운영은 실수하기 마련인데, kt 롤스터는 40분이 넘는 극 후반 상황에서도 5승 2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원거리 딜러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데프트'-'마타'의 강력한 라인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와 기세 면에서 kt 롤스터의 분위기가 킹존 드래곤X보다 좋아 2018년 첫 승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킹존 드래곤X는 소극적인 운영과 흐트러지는 후반 집중력이 발목을 잡고 있어 약점을 파고든다면 천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어 보인다.




킹존 드래곤X는 내심 자신 있는 상황이다. 팀 분위기와 별개로 언제나 kt 롤스터는 잡았다. 현재 주춤하고 있지만, kt 롤스터의 성향상 킹존 드래곤X에게 몇 번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두 팀 모두 싸움을 피하지 않기 때문에 상체가 위력적인 킹존 드래곤X 입장에서 해볼만한 상대다.

역시나 포인트는 탑 라인이다. 최근 많은 팀이 탑 라인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잦아졌다. 이 때문에 나르와 제이스의 등장 빈도수가 올라갔고, 케넨 역시 이전보다 많이 볼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스멥' 송경호와 '칸' 김동하는 이전부터 상성에 따라 라인전 주도권을 잡았다. 어느 팀이 탑 라인에 힘을 실어줄지 궁금해진다.

팀의 기둥인 미드 라인과 정글러 대결도 눈여겨볼 만 하다. 점차 경험이 쌓인 '유칼'의 기세가 '비디디'보다 조금 더 나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비디디'의 걸출한 라인전 능력은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조이를 잡았을 때는 그 어떤 미드 라이너보다도 파괴적이다. '유칼'의 스웨인-갈리오를 어떤 식으로 상대할지 기대된다.

그리고 탑과 미드 라인 싸움의 승패를 결정지을 키는 정글러들이 쥐고 있다. '스코어' 고동빈과 '피넛' 한왕호는 2015년부터 숱하게 맞붙은 국가대표 정글러들이다. 공식전 기준 상대 전적은 25승 15패로 '피넛'이 우세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피넛'은 유리한 상황에서 매우 안정적이지만, 팀이 불리할 때 존재감이 떨어진다. '스코어'는 종종 끊기는 모습으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제공한다. 팀 입장에서는 트런들 혹은 세주아니 그리고 그라가스 정도를 쥐여주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이다. 양 정글러가 바위게와 버프 컨트롤에 능하기 때문에 초반 주도권을 잡는 쪽의 승리가 예상된다.

여전히 몇 번의 경기가 더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의 결과로 순위가 확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패배의 대가가 무척 큰 대결이다. 0:2로 패하는 팀은 순위 하락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킹존 드래곤X는 5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kt 롤스터는 포스트 시즌 진출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이나, 킹존 드래곤X와의 천적 관계를 청산할 필요가 있다.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32일 차 일정

1경기 킹존 드래곤X VS kt 롤스터 - 오후 5시(서울 OGN e스타디움)
2경기 젠지 e스포츠 VS 그리핀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