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니의 타이틀 라인업을 보면 말 그대로 금자탑을 쌓고 있습니다. 마치 PS3 출시 초기 독점 타이틀 부족에 대해 한풀이라도 하듯 강력한 녀석들을 줄줄이 내보였죠. 상반기 소니는 '갓오브워'가 선두에 섰습니다. 올해의 유력한 GOTY 최다수상 후보로 꼽히며 큰 발자취를 남겼죠. 그리고 하반기의 소니는 그보다 조금 가볍지만, 조금 더 유쾌한 녀석이 책임집니다. 바로 'Marvel's Spider-Man'. 피터 파커가 그 주인공입니다.

소니의 오래된 동지이자 '라쳇앤클랭크' 시리즈로 개발력을 다져온 인섬니악 게임즈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소니의 빵빵한 지원이 뒤를 책임지고 있지요. 사실 개발력 부족이나 미완성 게임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봐도 상관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서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죠.

소재가 되는 '스파이더맨'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수많은 슈퍼히어로중에 단독 게임으로 여러 번 모습을 보이고, 성공을 거둔 히어로는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둘뿐입니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히어로로써의 자아와 인간으로서의 내면이 공존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여럿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아캄 시리즈'를 개발한 락스테디는 '아캄 나이트'에서 배트맨의 내적 갈등과 혼란에 대해 굉장한 연출을 해냈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소니의 지원을 받은 작품들은 '호라이즌: 제로 던', '언차티드4', '갓오브워'에 이르기까지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인간 사이의 드라마로 내면을 채워넣는 게임들을 선보여왔죠. '스파이더맨'은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었고, 저 또한 이런 면을 기대했기에 스파이더맨의 출시를 늘 기다려 왔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다른 분들보다 조금 앞서 '스파이더맨'을 직접 체험하고, 인섬니악에서 온 관계자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이번 기사에 실어보려 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저는 세 가지 항목에 초점을 맞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는 '피터 파커'라는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내러티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였습니다. 소니가 최근 보여준 AAA급 게임의 방향을 고려하면 분명 살펴봐야 할 부분이었죠. 두 번째로는 게임 내 시스템과 전투 등 실질적으로 게이머의 조작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았죠. 이 부분이 부실하면 나사 빠진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스파이더맨'만의 독특한 매력을 잘 구현했는지를 보았습니다.

▲ 시연은 PS4 Pro로 진행했습니다.


스물 셋, 피터 파커의 첫 인상
8년차 히어로가 가지는 고민의 단면


이번 작품의 피터 파커는 스물셋의 청년입니다. 이미 뉴욕에서 8년간 히어로 활동을 해온 베테랑 히어로이고,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려 경찰 조직과 협업을 하는 단계에 이르러 있죠. 왕년의 피터 파커를 생각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입니다. 영화 속, 게임 속에서 그동안 피터 파커는 늘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우연히 거미에 물리고,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고, 벤 삼촌의 죽음을 겪으면서 히어로로 각성하는 과정을 우린 수도 없이 봐왔지요.

보통 게임상에선 이런 모습을 전부 드러내진 않았지만, 공권력과 사회 지도층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채,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이는 피터 파커의 모습은 늘 강조되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인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피터 파커는 아직 애송이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으니까요.

▲ 뭔가 어색한 둘의 조합

하지만 이번 작품의 피터 파커는 이와는 전혀 다릅니다. 아직도 JJJ 편집장의 신랄한 디스를 듣는 건 똑같지만, 이미 뉴욕 시내에서 그는 시민들로부터 인정받고, 공권력의 공인을 받은 히어로입니다. 경찰과 함께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서고, 경찰서장과 개인 채널을 만들어 소통하며, 때로는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임무를 진행하고는 하죠.

15세부터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 피터 파커는 게임 초반부에, 8년간의 대립 끝에 뉴욕의 밤을 지배하던 큰손 '윌슨 피스크'를 체포하는 데 성공합니다.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빌런이자 '데어데블'의 숙적 중 하나인 '킹핀'입니다. 그리고 킹핀은 구속되는 와중에 "내가 없어지면서 도시는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죠.

그렇게 피터 파커는, 그리고 게이머는 또 다른 큰 도전 앞에 놓이게 됩니다. 이미 영상으로 공개된 미스터 네거티브,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시니스터 6가 등장하면서 도시가 더욱 난장판으로 변해가니 말이죠. 동시에 나이가 든 피터 파커의 또 다른 고민도 시작됩니다. 그전에는 정의감 넘치는 꼬마에 불과했지만, 이제 그는 어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며 얻은 직업인 연구원으로 사는 삶과 히어로 활동을 병행하는 과정이 점점 힘겨워지고 있지요.

▲ 본작의 가장 큰 주제는 자아간의 충돌입니다.

본작은 그 사이의 내러티브를 매우 훌륭하게 꾸며두었습니다. 게이머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선에서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 파커를 조작하며 그의 '현실에서의 삶'을 같이 체험해야 하고, 그의 고민을 같이 나누게 됩니다. 아직 게임이 출시되기 전인지라 저도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피터 파커, 그리고 피터 파커로서의 스파이더맨 간의 정체성 차이, 그리고 그 과정을 그리는 내러티브는 마치 게임의 주제의식으로 드러납니다.

▲ 커스틴 던스트가 아니어서 자꾸 어색한 MJ


풍부한 콘텐츠 속 약간의 아쉬움
즐길 거리는 충분, 전투는 약간 아쉬움?


게임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지요. 스파이더맨의 게임 시스템은 전형적인 오픈 월드 게임입니다. 메인 시나리오가 존재하면서, 동시에 맵 전체에 산발적으로 모으기 요소와 해결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을 설정과 잘 맞춰 '그럴싸한' 것들로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맵을 밝혀주는 통신 안테나는 고장 난 경찰의 안테나를 수리하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맵 전역에 흩어져 있는 모으기용 가방들은 피터가 고등학생 시절에 급하게 옷을 갈아입느라 여기저기 거미줄로 대충 붙여둔 가방을 하나씩 찾는 거로 설명했지요. 이 가방 시스템은 꽤 마음에 들었어요. 솔직히 '오디오 로그'로 내러티브를 하는 건 조금 억지 같았거든요. 수가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아서 골치가 아플 정도는 아닙니다. 적당히 '할 만한' 수준의 선은 잘 지킨 것 같았어요.

▲ 옛날에 흘리고 다닌 가방들도 주으러 다녀야 합니다.

이미 밝혀진 대로 슈트는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보상을 통해 획득하는 슈트도 있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직접 제작해야 하는 슈트도 있지요. 스킬 시스템은 여러 기능을 해금하는 형태이며 세 가지 대분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과학자 피터로서 활동하면서 풀어야 하는 퍼즐과 미처 제가 다 밝히지 못한 콘텐츠까지 고려하면 게임 내에서 즐길 거리는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죠.

반면, 게임을 진행하면서 수없이 반복해야 할 전투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본작의 전투 시스템은 락스테디의 아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프리 플로우 액션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주변 상황에 맞춰 버튼만 잘 눌러 주면 알아서 액션이 재생되는 형태지요. 덕분에 실력만 있다면 수십 명과 붙어도 상처 없이 멀쩡히 걸어 나오는 게 가능하긴 합니다.

▲ 그건 제 잔상입니다만?

다만, 그 과정에서 나오는 연출이 다소 힘이 빠집니다. 게이지를 모아 한 번에 적을 처치하는 액션은 너무 간결하게 만들어져 있어 더 멋진 걸 기대한 저에겐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거미줄로 주변 사물을 잡아서 던지는 건 어떤 물건이든 같은 액션이 나와요. '아캄 나이트'에서 환풍구에 적을 박아버린다거나 전등으로 뚝배기를 깨던 맛이 나오지 않습니다. 카메라 이동도 조금 불편한데다 적 락온 기능도 없으므로 멀리서 총을 쏘는 적을 미리 없애기도 꽤 힘듭니다. 그냥 열심히 피하면서 가까이 붙은 적들부터 처리해야 하죠.

더불어 전투 중 조작과 비전투 중 조작의 경계가 희미하여서 캐릭터가 의도와는 달리 움직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회피하려고 버튼을 눌렀더니 비전투 상태에서나 쓰는 웹 대쉬가 나가버린다거나 하는 식이었죠. 게임을 진행할수록 풀리는 기능들이 많아지고, 전투 중 조작해야 하는 기술들도 동시에 늘어나는데, 버튼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이것을 동시 입력 등의 기능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은 모습들도 종종 보입니다. 문제는 실제 전투 시에 이게 익숙해지기가 어려워서 쉽게 사용하기가 힘들다는 거죠.

▲ 처음엔 전투가 썩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점점 나아지겠지만요.

본작의 전투 시스템은 분명 잠재력은 있습니다. 숙달이 어려워서 그렇지, 숙달된다면 누구보다 멋진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지요. 어떻게 보면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에 어울린다 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보인 아쉬운 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는 제가 게임의 초반부밖에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느낀 괜한 걱정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기를 바라고 있고요.


'스파이더맨'다운 모습이란?
웹 스윙, 그리고 아크로바틱


잠시 초점을 돌려, 게임 자체의 본질로 돌아가 보지요. 제가 짧은 시연 시간 동안 가장 집중해서 살펴본 부분은 이 게임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입니다. 스파이더맨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가난한 집안 사정과 궁핍한 생활도 있지만, 스파이더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과 움직임 때문입니다. 어떤 공격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아크로바틱한 움직임, 그리고 빌딩 숲 속을 웹 스윙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때의 쾌감이 스파이더맨을 볼 때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게임 시작과 동시에 10여 분 동안 계속 웹 스윙만 했습니다. 과거 스파이더맨을 소재로 만들었던 많은 게임 또한 웹 스윙을 굉장히 강조하곤 했으니까요. 그리고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이 게임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 웹 스윙 재현도는 만점

웹 스윙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고도보다 높은 건물이 없으면 거미줄을 걸 수가 없습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아마 대기권을 돌파하는 게이머가 생길 수 있어 그랬겠지만요. 그래서 너무 높이 올라가 버리면 다시 거미줄을 걸 수 있을 때까지 하염없이 자유 낙하를 하게 되는데, 이 순간이 게이머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저물녘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자유 낙하하는 스파이디을 내가 직접 연출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즐거운 일일지 몰랐어요.

전투 시스템에서 느꼈던 약간의 아쉬움이 이 부분에서 모두 채워집니다. 게임 진행 중간에 한 번씩 등장하는 컷씬과 QTE 또한 이런 '스파이더맨다움'을 최대한 어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죠. 덕분에 전체적인 게임 템포가 빨라집니다. 이는 오픈 월드 게임 디자인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지요.

대부분의 오픈월드 게임은 유저가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사이드 퀘스트건, 메인 미션이건, 하나를 클리어하게 되면 다음 목표를 유저가 직접 결정하게 되지요. 게임이 중반 이후에 이르게 되면 이 과정이 퍽 지루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정확하게는 게임 진행과 시스템이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기 때문에 과정이 귀찮아지는 단계가 오는 것이죠. 하지만 본작은 그 움직임과 웹 스윙의 연출만으로 이런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갑니다.

▲ 돌아다니는 재미만으로도 할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Q&A
개발진은 어떤 것에 집중했을까?


시연이 끝난 후, 인섬니악의 커뮤니티 디렉터인 '제임스 스티븐슨'의 짧은 게임 소개와 함께 Q&A 세션이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아 모든 것을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비교적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Q&A를 시작하기 전, 제임스 스티븐슨이 남긴 게임에 말한 코멘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웹 슈터를 쏘고 있는 인섬니악 커뮤니티 디렉터 제임스 스티븐슨

- 게임은 자체적인 이야기로 진행되며, 만화나 영화와는 관계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 개발진은 기존의 스파이더맨 프렌차이즈와 그 DNA를 존중하면서도, 게임 곳곳에 그들만의 느낌으로 재창조한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 이 이야기는 15세의 피터 파커가 겪는 성장기가 아닌, 23세의 사회인 피터 파커가 겪는 이야기이다. 이미 스파이더맨은 8년 가량 히어로로 성장해 왔으며, 주 이야기는 피터의 성장 이후, 인생의 다음 단계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 피터의 스승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피터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그의 멘토를 찾았으며, 그와의 이야기는 이 게임의 주제 의식이기도 하다. 피터는 지난 8년간 히어로로서 세상을 구해왔고, 이제는 과학자로서 세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 또 다른 게임의 주요 테마는 '파트너십'이다. 우정과 애정에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하며, 메인 히로인인 MJ와의 관계를 보다 성숙한 피터의 입장에서 보여준다. MJ는 데일리 뷰글의 사회부 기자이며, 직접 플레이하는 파트가 있다.

- 이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처음부터 스파이더맨이 된 듯한 숙련된 이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 언제나 뉴욕을 탐험할 수 있고, 뉴욕에는 어벤저스 타워와 와칸다 대사관이 존재한다.

- 지난 8년 간 숙적이었던 킹핀과 메이 숙모, 그리고 MJ가 피터와의 주 관계 인물이다.

-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으며 시니스터 6가 등장한다.

- 개발진은 마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스파이더맨과 피터의 세계가 충돌할 때 가장 흥미롭고 좋은 시나리오가 나온다는 것을 강조했다. 본작은 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Q. 이전과는 다른 배경의 스파이더맨이다. 영화나 다른 미디어와 다른 점을 몇 가지 설명해줄 수 있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일단은 프렌차이즈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출발했다. 때문에 등장 빌런 중에도 오리지널 빌런은 없다. 하지만 오리지널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화나 코믹스에서는 조금 보기 드문 요소들을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미스터 네거티브'가 그렇다. 10년 전부터 소개된 캐릭터인데, 영화 상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이다. 그는 노숙자 보호소를 운영하며, 메이 숙모가 그 보호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 부분은 코믹스의 요소를 따왔다.

하지만 우리가 자체적으로 세계관을 변형하거나 발전시킨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그린 고블린'으로 익숙한 노먼 오스본은 뉴욕의 시장으로 등장한다. 또한, 본작의 주 요소 중 하나인 새로운 슈트들은 게임에만 등장한다.


Q.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빌런은 굉장히 많은데, 게임에 등장하는 빌런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제임스 스티븐슨 : 확실히 스파이더맨에게는 많은 적들이 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이 작품과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이다. 이 세계관 안에서 피터 파커라는 캐릭터와 어떤 관계를 만들수 있는지 고민했다. 앞서 말한 미스터 네거티브는 자아 간의 충돌이라는 주제가 피터, 그리고 게임의 주제 의식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또한, 8년 후의 미래를 그린 만큼 빌런들도 꽤 베테랑의 모습을 띄고 출연한다.



Q. 스파이더맨 단독 게임 중에는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임스 스티븐슨 : 우리는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인섬니악에게는 지금껏 수행한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큰 프로젝트였고, 3년 반의 개발 기간동안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 뭐 물론, 평가는 게이머들이 내리겠지만 말이다.(웃음)


Q. 스파이더맨 외에 다른 마블의 히어로가 등장하기도 하나?

제임스 스티븐슨 : 우리는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에 굉장히 집중했지만, 동시에 스파이더맨은 마블이라는 더 큰 세계관 안에 존재하고 있다. 마블 세계관이 그리는 인물과 배경들은 스파이더맨에게 영향을 주지만, 주요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스파이더맨이 될 것이다.


Q. 라쳇 앤 클랭크, 선셋 오버드라이브에서 스윙 액션을 꽤 많이 보았다. 이런 작품들의 개발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

제임스 스티븐슨 : 게임 개발에 착수한 순간부터, 가장 중요한 것이 웹 스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엄청나게 집중해서 만들었다. 언제나 움직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진자 운동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Q. 기존 스파이더맨에 친숙하지 못한 이들도 쉽게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스파이더맨은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 중 하나일 거다. 많은 이들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리라 예상하고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모르기에 과거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배치했다.


Q. 혹시 베놈도 등장하나?

제임스 스티븐슨 : (웃음) 이번 작품에는 심비오트는 등장하지 않는다.


Q. 락온 기능이 없어 원하는 적을 직접 타격하기가 힘들고, 멀리 떨어진 적을 살피기가 어렵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제임스 스티븐슨 : 전투 상황에서 적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만들어 두었다. 게임 내 기술과 도구, 슈트 업그레이드를 이용하면 꽤 편해질 거라 생각한다.



Q.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자동회복 기능을 넣지 않았더라. 이유가 있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게임 내에서 포커스 게이지(일격 처치시에도 쓰인다)를 소모해 회복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이는 위험을 감수할 수록 큰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포커스 게이지로 적을 한 번에 처리할 수도, 회복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스파이더맨은 굉장히 민첩한 히어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큰 위험 없이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Q. DLC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아직 준비중이라는 말 밖에 해줄 수가 없다.


Q. 각 슈트에 외형 변화 뿐만 아니라 고유 기능이 존재하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물론이다. 슈트를 만들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안되는 구간도 있으며, 각각 슈트에는 여러 기능이 존재한다. 일단 해금만 하면 언제나 슈트를 변경할 수 있는데, 각 슈트에는 패시브 능력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액티브 능력이 존재할 수도 있다.


Q. 게임 내에 미니게임이 굉장히 많더라. 각종 퍼즐들이 존재하던데, 이를 넣은 이유가 무엇인가?

제임스 스티븐슨 : 미니게임들은 피터가 과학자로서 활동하는 것을 드러내는 요소다. 이 퍼즐들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며, 동시에 흥미로워진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멘트가 있는가?

제임스 스티븐슨 : 한국 팬들 덕분에 우리는 굉장히 흥분한 상태다. 블로그나 SNS, 이메일을 통해 많은 문의와 피드백을 준 한국 분도 계셨고, 이분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우리에게 굉장한 힘을 준다. 우리 게임에 많은 기대를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차후 게임에 대한 감상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아! 하나 더 묻고 싶은게 있다. 2018년 E3 영상 막바지에 위기에 몰린 피터에게 누군가가 찾아오는데, 누군지 힌트 좀 줄 수 없나?

제임스 스티븐슨 : 당연히 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