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어느 순간부터 NA LCS 지역은 국제대회에서 웃음을 주는 리그로 전락했다. 소위 '북미잼'이라고 하는 말을 사용하면서 북미 지역 팀들의 경기력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엔 다르다!'며 매번 소리쳐왔으나 성적은 매번 비슷했다.

그런데 이번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정말 다르다. 1시드도 2시드도 아닌 3시드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C9이 일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C9이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갬빗을 상대로 3:2로 힘겹게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하고,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젠지와 RNG에게 패배했을 때만 해도 '역시..'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2라운드에 돌입하자 젠지, RNG, 바이탈리티를 모두 잡아내며 4승 2패로 8강에 안착했다. 도깨비 같은 경기력이었다. C9이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가장 이유는 '리코리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코리스'는 북미 최고의 탑 솔러라는 칭호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라인전과 경기 운영 능력을 지녔고, 경기에서 증명했다.

미드 라이너인 '젠슨' 역시 '쿠로' 이서행을 상대로 솔로킬을 따냈고, 르블랑과 같은 공격적인 챔피언을 잘 다루는 선수다. 그리고 8강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2세트는 초반에 굉장히 불리했음에도 경기를 뒤집어내는 운영 능력까지 탁월하며, 여기에는 정글러 '스벤스케런'이 전장을 지휘한다.

상대적으로 바텀 '스니키'-'제이잘' 듀오가 약해 보이나 묵묵히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고 있으며, 서포터 '제이잘'은 쓰레쉬와 같은 챔피언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낸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 C9이 4강에 진출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C9은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고, 북미의 자존심을 지키며 모든 북미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번 4강 프나틱과 대결도 여전히 언더독의 입장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는 C9, 라이벌 지역의 맹주 프나틱을 상대로도 기적의 드라마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2경기 C9 VS 프나틱 (28일 오후 5시,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