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으로 대박을 친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취득으로 또 하나의 대박을 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2008 년도에 주가 부양을 위해 매입한 130 만주의 주식으로만 1300 억원 이상의 차익을 기록했다.

보통 상장사들은 주가관리,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지급을 위해 일정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곤 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여러차례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차원으로 스톡옵션 등 주식을 지급해왔으며, 2007년 말 기준으로 75 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주의 대량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8 년. 주가가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아이온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에 팽배함에 따라 주가 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된 것이다.

2008년 2월 13일에 있었던 전년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당시 엔씨소프트의 CFO 를 맡고 있던 이재호 부사장은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보다 더 낮은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이사회에서 주식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었다.

보름뒤인 2008년 2월 28일, 엔씨소프트는 이사회를 열고 200억 현금배당과 함께 65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 28일의 이사회 결의에 따라 3월에 65만주를 매입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오픈베타를 전후한 11월에 65만주를 또다시 매입함으로써 총 205만주 가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13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소요된 비용은 555 억원 가량으로, 1주당 취득가격은 평균 42,700 원 전후.

그런데 2008년 11월까지 4만원대에 머물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아이온이 대박을 기록하고 게임업종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2008년 12월부터 수직상승, 2009년 5월 7일 종가는 144,500 원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작년 매입시기에 비해 1주당 10만원 이상 오른 주가로 인해 얻은 평가차익만 1,323 억원이며, 이 수치는 리니지나 리니지2의 연간 매출액보다 더 큰 금액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75만주 역시 상당한 평가차익을 기록했다. 75만주를 취득하는데 들어간 금액은 514 억원 전후로 1주당 평균 68,385 원선. 그런데 지금은 570 억 이상이 오른 1,084 억원이라는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대박으로 인해 2008년 한해동안 매입한 자사주로만 1,323 억원, 그 전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까지 포함하면 총 1,890 억원이 넘는 막대한 차익을 거두면서 그간의 설움을 한방에 날림과 동시에 엄청난 금전적 이득까지 얻은 셈이다. 이 1,890 억원이라는 금액은 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올 한해 최대 매출 목표로 잡고 있는 1,710 억원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하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자사주 취득도 아니었고, 향후의 주가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 예측하는 시각이 많기에 당장 엔씨소프트가 보유주식을 매각하여 차익을 실현시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다음주 월요일인 5월 11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아이온의 1분기 실적으로, 지난 4분기의 97억원은 대다수가 개인매출(=정액결제)이었으며 PC방 매출은 거의 포함되지 않은 수치였다. 이에 따라 PC방 매출이 더해지고 온전히 3개월을 거치게 되는 이번 1분기 아이온의 실적은 국내매출만 4~500 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 관련기사: 엔씨, 200억 현금배당 및 자사주 65만주 매입 계획 (2008. 0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