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가붕이와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LCK에 등장하지 않은 챔피언들을 소개드린적이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나오지 못한 '가렌'을 선두로 다양한 챔피언들이 벤치를 달구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LCK의 단골 손님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길다고 하면 긴 LCK 역사 중, 절반 정도 밴픽 단계에 이름을 올린 '인싸' 챔피언들은 누가 있을까요? LCK 밴픽률로 본 LCK의 인싸들을 지금 만나보시죠.

▲ 말그대로 고정픽 수준! LCK의 인싸픽들


[7위- 36.8%] 이즈리얼 - 메타와 함께 계속 발전해온 활용도 높은 원딜러

이즈리얼은 정말 대단한 챔피언입니다. 적응력만큼은 전체 챔피언 중 최상위권입니다. 2012년부터, 수많은 패치로 인해 메타가 끊임없이 변해왔지만, 그때마다 적응해서 살아남은 챔피언입니다. 오죽하면 강타를 들고 솔로 라인을 간 이력이 있을 정도입니다. 밴픽률이 아닌 단순한 픽 횟수만 따졌을 땐 이즈리얼이 전체 챔피언 1위입니다.

이처럼 이즈리얼은 상황에 맞는 아이템 트리 선택이 가능하고, LoL 최고의 생존기를 가져 안정성도 보장됩니다. 포킹력도 준수하고, 라인전 역시 다른 챔피언에게 밀리지 않아 LCK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 2019 LCK 스프링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위- 40.9%] 알리스타 - 선봉에 서는 서포터. 탱킹력도 막강

알리스타는 수많은 LoL 챔피언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인 CC기를 보유한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에어본과 밀치기로 아군을 지키기도 좋고, 점멸을 활용하여 이니시에팅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초반 단계에서의 라인 개입 능력 역시 뛰어나, 로밍이 특기인 서포터 선수들도 자주 활용했습니다.

여기에, 궁극기를 통해, 순간적으로 탱커 챔피언 버금가는 방어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서포터에게 이 능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 서포터도 제법 고가의 아이템을 갖출 수 있게 되었지만, 과거 서포터가 아주 가난했었는데요. 이러한 사정과 맞물려, 알리스타의 궁극기는 높은 효율을 보였습니다.

한 때, 견제형 서포터에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시절도 있었지만, 워낙 안정적인 서포터형 챔피언이기에 지금도 LCK에서 꾸준히 기용되고 있습니다.



[5위- 41.3%] 쓰레쉬 - 서포터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는 챔피언

쓰레쉬는 등장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챔피언입니다. 쓰레쉬의 Q는 그랩류 스킬로, '블리츠크랭크'의 Q스킬을 연상케했습니다. 여기에, 랜턴을 통한 세이브 능력과 광역 CC기들은 '쓰레쉬가 블리츠크랭크의 상위 호환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했습니다.

실제, 쓰레쉬는 블리츠크랭크보다 안정성이 높은 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랩 스킬 자체가 블리츠크랭크만큼 위력적인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CC기로 적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고, 랜턴으로 아군까지 구조할 수 있어 좀 더 다방면으로 활약할 수 있습니다. 프로 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만큼, 안정성이 높고 공수 조화로운 쓰레쉬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4위- 41.7%] 리 신 - 화려함의 정점에 오른, LCK의 매드 무비 제조기

롤 팬들에게 '리 신'이 갖는 의미는 특별했습니다. 피지컬이 뛰어난 유저만 다룰 수 있는, 초상급자용 챔피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프로 리그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리그 초창기엔 '프로조차 다루기 힘든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습니다. 실제, 리 신을 능숙하게 다루는 프로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리 신을 능숙하게 다루는 '인섹' 최인석같은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는 팬들을 열광케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리 신은 상위권 정글러의 '교양'과 같은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고성능의 챔피언이기에, 리 신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은 팀적으로도 큰 손해였죠. 최상위권 프로 선수들은 자신의 색깔대로 리 신을 운영했습니다. '인섹'처럼 화려한 킥을 구사하는 선수도 있었고, '벵기' 배성웅이나 '댄디' 최인규처럼 정교한 킥으로 경기를 견인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해설과 지도자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클템' 이현우나, '노페' 정노철과 같은, '포킹 리 신'을 구사하는 선수도 있었지만요.

지금도 리 신은 LCK에서 대활약 중입니다. 밴픽률도 상위권이며, 특히 SKT T1의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 같은 선수는, 리 신 플레이의 정수를 보여주며 LCK 최고 리 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 수많은 선수들이 리 신을 자신만의 색깔로 활용해왔다



[3위- 43.7%] 쉔 - '운영의 LCK'와 가장 잘 맞는 픽!

'쉔'은 지금까지의 LCK의 색깔을 가장 잘 나타낸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CK가 세계 정상의 위치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빼어난 교전능력도 있었지만 맵을 폭넓게 활용하는 운영 능력이 타 리그를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쉔 자체는 그렇게 공격적인 픽은 아니지만,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한 운영 특화적인 플레이가 가능했기에 LCK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특히나 승률은 지금 소개 드리고 있는 일곱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합니다.

지금의 쉔은 솔로 라이너나 정글러보단 서포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게임의 흐름이 변했다곤 하나, 여전히 LCK의 색깔과도 잘 맞는 픽이다보니 앞으르도 계속해서 쓰일 것으로 예상되네요.

▲ 쉔 특유의 스플릿 푸시. LCK 색깔을 가장 잘 나태내는 플레이다 (출처: OGN)



[2위- 46%] 엘리스 - 초반부터 몰아치는, 공격적인 픽의 최고봉

엘리스는 프로 선수들이 가장 사랑하는 챔피언 중 하나 입니다. CC기도 강력하고 이동기도 준수하며, 정글링도 빠르고 화력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초반부터 고화력을 뿜어낼 수 있고, 다이브 능력은 LoL 최고 수준입니다. 이처럼 여러 장점으로 똘똘 뭉친 챔피언이기에, 탑 라이너-정글러로 오랫동안 기용되었습니다.

2019 LCK 스프링에서도 엘리스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엘리스는 7번 출전하여 5번 승리를 따냈습니다. 출전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 주류 픽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드고 상대에게 위협적인 카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위- 47.8%] 라이즈 - 절대 지지않는 불멸의 빡빡이!

예로부터 '빡빡이'는 강함의 상징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빡빡이들은 엄청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LCK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입니다. 라이즈가 47.8%의 밴픽률을 기록하며 LCK 전체 1위에 올랐습니다. 이정도 수치면 LCK에서 펼쳐진 그 많았던 밴픽 단계에서 절반은 출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밴 횟수도 800회를 넘겨,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라이즈는 몇차례의 리메이크를 받은 챔피언입니다. 그리고 리메이크가 진행될 때마다 독특한 역할을 달리하며 기용되었습니다. 리메이크 이전에는 성장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하드 캐리형 챔피언으로 활약했고, 리메이크 이후에는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한 운영형 챔피언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패치로 불가능해졌지만, 초시계+궁극기로 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이거 사기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라이즈의 승률이 그렇게까지 높진 않습니다. 라이즈의 LCK 전체 승률은 46.7%로, 소개드린 밴픽률 상위 일곱 챔프중 가장 저조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밴픽률과 밴 횟수가 말해주듯, LCK 선수들이 가장 사랑하고, 경계했던 픽임은 확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