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이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은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러시아까지 순차적으로 글로벌 런칭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6월 1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북미/유럽 지역의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고, 일본에서도 7월 공개 테스트에 앞서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2009년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를 약속한 아이온,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현재 모습을 살펴본다.



■ 2009년 4월 대륙을 뒤흔든 아이온 열풍


이미 한국에서 아이온이 공개테스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중국에서는 아이온을 기대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와 유저들이 많았다. 그리고 엔씨소프트와 중국 퍼블리셔 ‘샨다’의 서비스 계약이 체결되면서 중국 유저들의 관심도는 폭발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2009년 4월 드디어 아이온이 중국에서 공개테스트(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했고, 오픈 두 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25만 돌파라는 가공할만한 기록을 세웠다. 샨다가 공개테스트를 시작할 때 아이온 서버의 숫자는 47대, 서비스 시작 후 곧바로 서버 4대를 긴급 증설했고 같은 날 저녁까지 총 13대의 서버가 추가될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몰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 중국 아이온 실사판 영원의 탑?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금무빌딩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하기도.. ]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중국의 아이온은 공개서비스 개시 8일만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유저 확장을 시작한다. 현재 샨다가 아이온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버는 총 154대이다. 서버 당 수용 인원을 5천~6천으로 계산할 경우 피크 타임의 동시접속자 수는 75만 이상, 최대 9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더군다나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MMORPG 중 하나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현지 서비스가 기존 퍼블리셔인 더나인에서 넷이즈로 넘어가며 문제가 생겨 지난 6월 7일부터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그리고 서비스 중지 10일째를 넘어가면서 중국 WOW 유저들의 관심이 다른 MMORPG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만난 아이온의 인기는 급상승했고,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전망이다.





[ ▲ 100만 동시접속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 아이온의 공식 홈페이지 ]





■ 일본, 대만을 거쳐 북미, 유럽, 러시아까지..


아이온의 중국 서비스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아이온의 세계 진출은 점차 가속되고 있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4일까지 총 모집인원이 2000명의 비공개테스터 모집이 진행되었는데, 모집인원의 50배가 넘는 10만명이 몰리면서 일본에서도 아이온의 인기가 꽤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 ▲ 일본 현지 서비스명은 The Tower of AION, 비공개테스트에 참여한 수많은 유저들 ]




샨다를 통해 서비스 중인 중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엔씨재팬인 현지법인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이 국내처럼 온라인 게임의 대한 인프라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공개테스트에 10만명이 몰렸다는 것은 유례없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 5일부터 11일까지 게임웹진, 팬사이트, 제휴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포커스그룹테스트가 진행되었고, 12일부터 28일까지 비공개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또한 7월초 공개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며, 공개테스트에 앞서 아이온 패키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동시에 대만에서도 아이온 비공개테스트가 진행중이다. 대만 현지 법인 엔씨타이완은 아이온(현지서비스명 : AION 永恆紀元)의 비공개테스트를 6월8일부터 16일까지, 19일부터 21일까지 두 차례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아이온 서비스 성적은 중요하다. 콘솔 및 패키지 게임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대만의 경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이 서구권에 가깝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성공은 북미, 유럽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는 7월로 예정된 공개테스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대만에 이어 북미 / 유럽으로의 진출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북미에서도 아이온의 인기는 범상치 않다. 북미의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정보 사이트인 MMORPG에서는 아이온 비공개테스트 베타키 5000개를 배포했었는데 2시간만에 동나버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월 9일부터 아이온의 한정판, 보급판 패키지를 사전예약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지난 18일 아마존닷컴의 PC 패키지 게임 판매-예약 주문 리스트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EA의 신작 심즈3가 차지하고 있으며, WOW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온라인게임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WOW보다 판매량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북미/유럽 유저들이 아이온에 가지고 있는 기대감을 짐작케한다.



[ ▲ WOW보다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북미/유럽 아이온 패키지 ]




현재 아이온은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두 번째 비공개테스트가 현지시간으로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공개테스트는 9월에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 북미/유럽 서비스명 Aion : The Tower of Eternity, 2번째 클베가 시작됐다. ]





■ 아이온 가격은 한국이 제일 싼 편?


지난 4월 16일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중국의 아이온은 월정액 요금으로 시간당 사용요금은 0.48위안(한화 약 93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중국 현지 WOW의 시간당 요금인 0.45위안(한화 약 87원)보다 더 비싼 가격이다.


한국의 사용요금은 30일(최대 300시간) 표준 이용권이 19,800원으로 시간당 사용요금으로 환산하면 66원이다. 이는 중국의 시간당 사용요금 0.48위안(한화 약 93원)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한국보다 중국의 사용요금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 한국 사용요금은 중국, 북미, 유럽보다 저렴한 편 ]




북미, 유럽의 경우 월정액 요금이 14.99딜러(한화 약 19,000원)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패키지 구매가격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한국보다 사용요금은 크게 높아진다. 북미 / 유럽 지역의 한정판 가격은 69.99달러, 보급판은 49.99달러로 30일 무료 이용권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현재까지 사용요금이 정확히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대가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 일본 패키지 보급판 / 한정판, 일본의 서비스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





■ 빠르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아이온, 세계에서도 통할까?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러시아까지 그야말로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아이온의 행보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소위 ‘대박’을 쳤고, 중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아이온이 게임 성향에 차이가 있는 일본, 대만, 북미, 유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예상이 오고가고 있다.


그 어느 나라에서건 아이온의 그래픽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MMORPG로서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 흔치 않다는 것은 아이온의 분명한 강점이다. 그러나 아이온이 일본, 북미, 유럽에서 한국 MMORPG의 단점으로 꼽고 있는 ‘마우스 클릭만 하면 되는 컨텐츠 없는 레벨 노가다 게임’이라는 인식을 바꿔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이온을 즐기고 있는 한국 유저들은 여름 업데이트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만레벨인 50레벨을 달성했고, 던전, 어비스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모두 얻었고, 더 이상 즐길만한 하이엔드 컨텐츠가 없어 부캐릭터을 키우고 있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 ▲ 여름 업데이트에 공개될 상위스티그마 시스템, 유저들은 빠른 업데이트를 바라고 있다. ]




해외 서비스는 컨텐츠 면에서 보면 분명 시간을 벌고 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지난 1년여간의 컨텐츠를 순차적으로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서비스 컨텐츠가 한국과 같은 수준이 되었을 때, 현재 한국 유저들이 말하는 하이엔드 컨텐츠의 부족 문제는 더 이상 한국 아이온만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아이온의 글로벌 론칭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온이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로벌 게임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도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유저들의 불만이 전세계 유저들의 불만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