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메이커를 해봤던 여성 플레이어라면 누구든 한 번쯤 문득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싶지만, 아니 적어도 기자는 한 번쯤 생각해 본 것이지만, ‘프린스 메이커는 없나'라는 것. 정녕 기자만 해본 것인란 말인가? -_-a


한 왕국에 침략한 몬스터를 해치우고 왕국의 용사가 된 주인공이 하늘에서 내려준 딸을 키워가는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교육을 시키고, 왕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여 평판을 올리고, 휴가를 함께 보내며 궁극적으로 한 왕국의 공주로 만들어 가는 아버지의 역할은 꽤 재미 있었다. 그리고 딸이 18세가 된 순간 지금까지 키워온 환경에 따라 무엇이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다양한 엔딩도 좋았다.


초등생 시절 처음 접했던 게임을 최근까지도 생각나면 한 두 번씩 플레이하는 정도였으니 게임 자체가 높은 중독성을 지니고 괜찮은 성취감을 주는 것임은 확실한 듯 하다. 또한 그 것이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접해오면서도 기자의 가슴 한켠에 심어져 있던 그 생각,
‘왜 딸만 키워야 하나, 아들 한 번 키워 보고 싶은데’라는 바람을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네가 싫은 것은 아니란다. 다만 좀... 이제 좀... 아주 좀... 지겨울 뿐이야]



본래 이러한 육성 시뮬레이션의 경우, 플레이어의 몰입과 감정 이입을 위해 게임의 히로/히로인이 타겟층이 되는 유저의 성별과 동일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숨겨진 요소가 있거나 다양한 엔딩이 있는 경우 몇 번 엔딩을 보고나면 스토리에 몰입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모든 콘텐츠를 다 경험하고야 말겠다는 수집욕이 앞서게 되는 것이 사실. 따라서 기자가 갖고 있던 의문도 기왕에 여러번 플레이 할 것이라면 잘생긴 남정네가 등장하여 플레이하는 기자의 눈이라도 즐거운 편이 낫지-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최근 기자는 10년 넘게 품어왔던 원을 풀었다.


[드디어 딸이 아닌 아들을 키워보았다. 고맙다 친구야]




■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어이쿠! 왕자님


'어이쿠! 왕자님 (Oops!! Prince) - 부제 : 호감가는 모양새'는 팀 ‘대인배’에서 2008년 출시한 여성향 동인 게임으로 2009년 1월까지 인터넷과 코믹월드와 같은 행사를 통해서만 구하는 것이 가능했던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프린세스 메이커'와 거의 동일하다. 쉽게 프린세스 메이커 2에서 무사수행이 제외된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여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애 시스템이 합성 되었다고 보면 된다. 10살의 아이를 입양하여 7년 여의 기간 동안 아이를 키우고 18살의 성인이 되면 게임이 끝나는 큰 맥락도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와 동일하다.


작게는 체력관리에 따른 아이의 성장, 성향에 따른 아이의 도덕성, 특정 파라미터 수치가 올라가면 도전해 오는 라이벌 등의 세세한 것에서 시작하여,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 교육을 시키고, 그에 따라 아이의 능력 파라미터가 가감되고, 10월에 열리는 수확제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에 따른 평판이 올라가는 것,

그리고 아이가 성인이 되어 게임이 끝나는 시점에 가지고 있는 파라미터 수치에 따라 아이의 성인이 된 모습이 결정 되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프린세스 메이커의 '프린스' 판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그래서 프린세스 메이커를 해보았다면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고 원하는 엔딩을보기 위한 공략도 비슷해 접근성도 괜찮다. 기존에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해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몇 번 손대보면 안다. 이러한 장르의 게임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것, 그리고 연애의 대상이 되는 상대의 성별 역시 남성이라는 것에서 차이는 시작된다.




■ 여성향 게임을 위한, 작거나 극명한 차이


어이쿠!왕자님의 게임 시스템이나 플레이 방식이 '프린세스 메이커', 아니 일반적인 연애/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특별히 차별화 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여성향의 동인 게임이기에 살펴볼 수 있는 부분들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아빠, 혹은 엄마로 시작. 그들의 배경 스토리


기존의 프린세스 메이커의 플레이어가 무조건 아빠가 되어 시작했다면 어이쿠! 왕자님에서의 플레이어는 아빠가 되어 게임을 시작할 것인지, 엄마가 되어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것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그 들의 배경.





마계와의 싸움을 위해 마계로 건너간 친구를 따라 구경간 아빠(플레이어). 그러나 친구는 마왕과 눈이 맞아 도망쳐 버리고 아빠는 다시 왕국으로 돌아온다. 자고 일어났더니 마왕을 물리친 용사가 되어있는 아빠는 자신의 친구와 마왕을 생각하며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란 고민에 빠진다. 이것이 아빠로 시작하는 스토리.


왕국에 소문난 미녀인 엄마(플레이어). 엄마에게 구혼하는 여럿 남자들 중 끈질기던 두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끈질긴 구혼으로 이루어진 결투 끝에 결국 그 구혼자 둘이서 눈이 맞아 버리고… 이에 엄마는 먼산을 바라보며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진다. 이것이 엄마로 시작하는 스토리다.


두 주인공이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져있을 때, 그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늘에서 내려준 남자 아이. 이 아이를 18세의 성인으로 키워 내는 순간 주인공은 게임 초반 강제적으로 가졌던 고민의 해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답변의 여부에 따라 게임 시스템상 게임을 끝내느냐, 아니면 처음으로 되돌아가느냐의 차이이지만, 아무것도 모른체 게임을 진행했다면 마지막 질문이 나오는 그 순간 (여러가지 의미로) 자기도 모르게 고민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헤라여,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겠는가"라고 물어봐도요....]





굵직한 플레이 루트 군데군데 퍼져있는 재미 요소


ㅁ 어디서 본듯한 게임 내 등장 캐릭터들과 소소한 이벤트


플레이어는 한 달을 세 번으로 나누어 10일 주기로 아들의 스케쥴을 짜주어야 한다. 스케쥴이라고는 해도 결국 아르바이트를 시킬 것이냐, 교육을 시킬 것이냐, 아니면 놀릴 것이냐 중 몇 가지를 결정해 주고 실행을 시키면 알아서 돌아가는 단순한 조작이다.


최초 몇 개 안되는 돈벌이 수단인 아르바이트의 종류는 아이의 나이가 올라감에 따라 점차 늘어난다. 15세를 기준으로 슬슬 어른의 아르바이트도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로 치자면 주점 아르바이트와 같은 것. 아르바이트의 종류에 따라 올라가는 파라미터와 내려가는 파라미터가 따로 정해져 있지만 교육은 단 하나, ‘의학’이라는 교육만 빼면 파라미터가 모두 상승한다.


이렇게, 시킬 수 있는 아르바이트와 교육의 종류나 등장시기, 연관된 가감 파라미터 역시 프린세스 메이커 2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르바이트와 교육 과정의 흐름을 나타내는 짧은 도트 애니메이션 내용으로, 이 것이 꽤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동인 게임인 탓에 소재를 끌어오는 부분이나 패러디 부분에 과감한 편인데, 아르바이트나 교육할 때의 담당 NPC를 유명 만화나 영화에서 따온 부분을 적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


일례로 공동묘지 담당 NPC는 유명 만화인 ‘데스노트’의 캐릭터가, 예절 교육 담당 NPC는 역시 유명 만화인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캐릭터가, 전투 교육 담당 NPC는 영화 ‘300’의 주인공이 등장하여, 대사 텍스트나 성패에 따른 애니메이션을 통해-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는-그 캐릭터의 특징을 꼬집어 보여주는 맛을 제공한다.


물론 몇 번 보고나면 재미는 반감되고 계속 보다 보면 지겨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D



[장미로 태어난 그 분과 스파르타를 외치는 그 분]




이 외의 등장 인물들 또한 볼거리다.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에 주구장창 등장하여 쟤는 늙지도 않나-라는 대상이 되는 집사 큐브. 어이쿠! 왕자님에서는 '규'브가 등장한다. 설정도, 모습도 다르지만 프린세스 메이커를 했던 플레이어라면 아하 하고 알아챌 수 있을 것.


게임의 큰 스토리로 깔려있는 국왕의 후계자 책봉 스토리에 등장하는 국왕인 노므헨과 왕자의 라이벌 맨슨도 다소 풍자적이다.


[하지만 가끔 가출하고 싶을때도 있다고 하는 국왕 노므헨]




또한 중간중간 벌어지는 짧은 이벤트도 그렇다.


농장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다보면 뜨는 ‘왜 마님은 나한테만 쌀밥을 주는 걸까?’라던가 여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다보면 나타나는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등의 성인스러운 이벤트도 재미 요소. 특정 파라미터가 일정 수치를 넘어갈 때마다 일어나는 아들의 잘난척(?) 이벤트도 작은 웃음을 유발한다.



ㅁ 딸 대신 아들. 딸 대신 아들이 주인공임을 인식 시켜주는 씬들.


아르바이트나 교육을 시키면 날마다 아들의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다. 이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쉬는 시간을 주는 수 밖에 없으며, 이 때 자유시간을 주어 스트레스 수치를 내려야 할지, 아니면 부모인 자신과 함께 휴가를 갈지를 결정할 수 있다.


자유시간을 주면 단순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트레스 수치가 내려가고, 돈을 들여서라도 휴가를 가면 계절에 따라 특정 파라미터를 올릴 수 있음과 동시에 그에 따른 일러스트 씬들을 볼 수 있다. 프린세스 메이커에서 귀엽거나 아리따운 딸의 휴가 일러스트를 보았다면 어이쿠!왕자님에서는 귀엽거나 멋진 아들의 휴가 일러스트를 볼 수 있는 차이다.



[10세의 가을(위)와 17세의 봄(아래) 참 잘 자라 주었구나 *-_-*]




또한 여름을 위한 '하복'과 겨울을 위한 '동복'과 같은 기본 복장 외에 다양한 옵션이 붙은 옷들을 구입하여 갈아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상점 외에, 소지금이 일정 수치가 넘어가면 등장하는 비밀 상인, 그리고 특정한 키 입력을 통해 찾아갈 수 있는 비밀 상점에서도 옷을 구입할 수 있다.


특정한 나이 대에만 착용할 수 있는 옷이 따로 있고, 특정 나이가 지나야만 입을 수 있는 옷도 따로 있다. 토끼귀나 피카츄 복장과 같은 코스튬에서 프린세스 메이커2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매력 + 40짜리의 하늘하늘한 소재의 옷 등도 구입하고 입혀볼 수 있다. 아들의 성향에 따라 옷이 입혀진 차이도 나뉘어져 보는 재미도 좋다


[평상복(좌)와 비싼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옷(우)]



이 외에 엔딩을 보았을 때의 일러스트 역시 아들이 장성한(?)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고, 게임의 이벤트 및 엔딩 씬들은 게임을 끝 낸 후에도 따로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일종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거리로도 작용한다.



ㅁ 실제로 해도 재미있는 일기장 훔쳐보기


메뉴를 통해 아들이 화장실을 간 새에 아들이 쓴 일기장을 훔쳐볼 수 있다. 그 달에 했던 아르바이트나 교육, 혹은 인간 관계에 따른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일기장은 단순히 재미용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도 차후 공략하게 될 캐릭터들과의 감정 진도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는 생각도 개념도 없는 아이의 생활이 틀린 맞춤법에 의해 표현되기도 하고 간혹 너무나 창의적인 발상력을 지닌 아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요소다.







연애, 이것이 극 여성향 게임이 되는 이유.


기자가 어이쿠!왕자님을 여성향 게임, 그것도 극 여성향 게임으로 넣는 이유는 바로 연애 부분.


바로 아들의 연애의 대상이 되는 부분이 남성 캐릭터가 된다는 것 때문이다. 일명, BL(Boys Love)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부분 때문에 소개가 꺼려지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이쿠! 왕자님에는 총 7명의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들은 모든 연애 시뮬레이션의 히로/히로인들이 그러하듯 플레이어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히든 캐릭터를 제외한 6명의 공략대상들]



게임을 이루는 큰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귀여운 타입의 왕자, 시크하고 느끼 타입의 호위기사, 활발한 타입의 타지인, 연상 타입의 백작, 다크포스를 풍기는 타입의 뒷골목 불량배, 미스터리한 타입의 종교 종사자, 그리고 신비로운 타입의 마왕까지.

또한 이 들 중에는 특별한 이벤트를 거쳐야만 등장하는 인물, 혹은 버전 등급이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설정의 인물도 있어 제법 연애 시뮬레이션의 히든 요소의 구성을 갖추었다.



이들과의 이벤트는 15살이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5살이 넘은 순간, 한 달에 한 번씩 마련되는 마을 나들이 중 찾아갈 수 있는 다양한 장소 중 한 곳에서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


누구를 얼마나 만나고, 벌어지는 대화중 어떤 선택문을 택하느냐에 따라 관계도 달라진다. 이는 전형적인 연애 시뮬레이션의 패턴으로 원하는 캐릭터만을 따로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의 경우 한 번에 두 명의 캐릭터 공략까지 성공해 보았으나 최대 세 명 까지도 가능한 듯.


[15세 이후 부터 마을을 돌아다니며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이들과의 이벤트 목표는 공략 대상과의 사랑을 쌓아서 연인이 되는 것이지만 자칫 단순하고 가벼운 여성향 게임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이 연애 부분을 꽤 짜임새있는 스토리로 커버하고 있다.


소위 ‘진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왕자와의 스토리가 기준이 되고, 그 외 등장인물들의 스토리 또한 이와 관련되거나 연관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중에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연애 이야기부터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 숨겨진 과거가 밝혀지거나 내용 상 반전을 볼 수 있는 스토리 등이 포함되며 꽤 완성도 있는 내용을 지녀 캐릭터 공략시의 몰입도도 좋은 편이다.


하여간 그 캐릭터의 공략에 성공했다면 마지막 달에 캐릭터로부터 어딘가로 나와달라는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그 장소로 찾아가면 해당 캐릭터와의 엔딩을 볼 수 있다.


[기자는 왕국의 언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 캐릭터 공략에 성공했다 ( -_-);]




하지만 이 엔딩도 무조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의 행동이나 스토리의 끝에 완성된 파라미터 수치에 의해 저 7명이 아닌 타 NPC의 연인이 된다거나 여성과 결혼을 한다거나 하는 식이 되면 캐릭터 공략은 실패하는 것.


결국 원치 않는다면 연애 부분을 제외하고 단순한 아들 육성 게임으로만 즐기는 것도 가능한 셈이다


[외계인과 혼인한 정상적이고도 평범한 남편이 되었다.]



이 게임에 대해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과 거의 동일한 부분이 그렇고, 이왕 따라할 것 세세한 부분도 신경이 더 쓰였더라면, 혹은 중간중간 깜짝/비밀 이벤트도 구현되었다면 등의 바람은 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게임 형식을 그대로 따라한 것은 전문적인 게임 개발 경험이 없던 팀이 해당 장르의 스토리를 가볍지 않으면서도 게임의 형태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나- 하는 정도로,

그리고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써 주었다면 하는 것은-동인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라면 이 정도로 충분하지만-그저 기자의 극히 개인적인 바람 정도로 넘어가야 하는것이 맞는듯 하다.



'어이쿠! 왕자님'을 플레이 해본 사람들의 게임에 대한 평가는 높다.


게임의 시스템적인 재미 측면에서야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가 바탕이 되었으니 배제하고서라도, 게임을 이끌어 가는 주된 시나리오나 캐릭터 각자의 개성과 얽힌 스토리, 일러스트 및 음악 등의 퀄리티도 좋은 편이다.


여기에 캐릭터를 키우거나 연애에 성공했을 때의 뿌듯함이나 대리만족 외에, 여성 플레이어가 아들이라는 남성 캐릭터를 자신의 이상형 혹은 취향에 맞는 남성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색다른 만족감에의 재미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특정 수요층의 취향을 만족 시킬만한 게임이 그 동안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딱 봐도 플레이 유저층이 좁다. 일단 여성이 기본이며 그 중에서도 특정한 장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층이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렇기에 팬층이 뚜렷하여 게임 뿐만이 아니라 게임 관련 부가 상품들도 생산되었고 그 중 대부분의 수요도 거의 꽉 찬 상태로 이루어졌다.


물론 타겟층이 협소한 이유로 대량 생산이 되지 않았기에 이 또한 가능했었을 것이나 일단 생산된 일러스트 북이라거나, 캐릭터 일러스트 카드, 드라마 시디와 같은 상품들은 현재에도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상태. 게임 자체는 더 이상 생산되고 있지 않음에도 옥션이나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찾는 사람들을 꾸준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의 반대의 시각에서 보자면 '어이쿠!왕자님'이라는 게임은 단순히 유명 게임을 따라한 표절작일 뿐이다. 거기다 일반 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소위 말하는 '좀 그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그야 말로 동인 게임이기에 하나의 완성된 ‘게임’으로서 받아들여진 게임으로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 게임이 타겟층이 확실한, 동인 게임이기에 바로 앞에 언급된 부분들을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기자는 이 게임을 동인 게임이라는 마이너층의 장점을 활용한 타겟층을 잘 노린 게임으로, 단순 발상의 전환으로 끝날 수 있던 것을 재미로 적절히 승화시킨 괜찮은 여성향 게임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그 이상 혹은 그 이하로 평가를 더하거나 뺄 것 없는 그런 게임.
또한 기자의 개인적이고도 삐뚤어진(?) 바람을 풀 수 있었기에 유쾌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 그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