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CK를 보면, 순위로만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승부들이 나오고 있다. 중-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을 꺾는 이변이 나오면서 섬머 2R의 막판 혼전 양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잘 살려 최상위권에게 승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9위를 기록 중인 한화생명 e스포츠도 승리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 중이다. 탑에서 '소환' 김준영을 내세워 로스터 변화를 시도했고, 미드에서 '라바' 김태훈이 키아나를 가장 먼저 뽑았다. 봇 라인에서도 라인전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케이틀린-럭스를 지난 킹존 드래곤X 전에서 뽑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밴픽과 로스터의 변화만으로 승리에 다가가진 못했다. 분명, 1세트 초반부터 협곡의 전령과 함께 이득을 챙긴 상황도 있었지만, 무리하게 스노우볼을 굴리려다가 눈덩이가 깨지기도 했다. 불리한 순간을 뒤집기 위해 바론 시야 장악과 연이은 버스트에 집착했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킹존의 실수와 맞물려 2세트 한 번 성공한 것을 제외하곤 확실하게 이득을 보는 전략이 될 수 없었다.

챔피언 선택 역시 확실한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키아나는 벽을 낀 전투에 강하다는 평이 있지만, 무난하게 중-후반으로 흘러가는 그림이 나오면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봇 라인의 '상윤-키' 역시 케이틀린-럭스라는 라인전에 강한 픽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그대로 봇부터 차례로 밀리고 말았다.

이렇듯 한화생명 e스포츠는 어떤 시도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팀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이제는 많은 팀들이 한화생명 e스포츠가 불리한 순간마다 바론으로 향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수가 뻔히 보이는 듯한 움직임만으로 최근 경기력을 끌어올린 LCK 팀들에게 승리할 수 없다. 상대의 예측을 벗어난 한화생명 e스포츠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전까지 한타를 중심으로 이를 잘해냈기에 6위라는 자리를 유지한 바 있다. 섬머 역시 확실한 무기가 나오지 않는다면, 분위기를 바꾸긴 힘들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한화생명 e스포츠는 샌드박스 게이밍을 만난다. 샌드박스는 상위권에 있지만, 마찬가지로 최근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상체 중심의 힘을 자랑하는 담원과 사이드 운영의 젠지에 2패를 거둔 상황이다. 샌드박스 역시 상대적으로 경기 내에서 확실한 자신들의 스타일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이런 두 팀이 만났기에 승부는 명확하다. 누가 더 빠르게 자신들만의 스타일과 승리 공식을 준비할 수 있는가. 확실한 무기가 없으면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어진 LCK 섬머 2R다. PO부터 롤드컵과 승강전을 앞둔 중요한 무대인 만큼 '확실함'으로 무장한 팀이 승자로 남을 것이다.

2019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29일 차 일정

1경기 진에어 그린윙스 vs 아프리카 프릭스 - 오후 5시
2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샌드박스 게이밍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