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록맨 제로'는 씁쓸한 기억이다. 처음으로 '샷건'을 알려준 게임이자, "노력으로 불가능한 것도 있다"라는 인생의 쓴맛을 알려준 게임이기도 하다. 어느 게임이건 근성이 있으면 클리어가 가능하다 믿었지만, 가차 없이 떨어지는 미션 랭크와 자비 없는 레벨 디자인, 모르면 맞고 시작하는 보스전 등 무엇하나 쉬운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난이도가 묘한 도전 의식을 불러 일으켰고, 되돌아보면 도전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던 게임이다.

그런 록맨 제로 시리즈가 최신 콘솔로 돌아왔다. 록맨 레거시 컬렉션, 록맨 X 애니버서리 컬렉션에 이은 록맨 시리즈 이식 작으로, 이제 기존 록맨 시리즈를 대부분 최신 콘솔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식작인 '록맨 Z & ZX 더블 히어로 컬렉션' 또한 게임성 변화는 없지만 희망적인 개선점이 있었다.

'어시스트 세이브'와 '캐주얼 시나리오' 시스템. 록맨 제로 시리즈의 자비 없는 난이도를 우려했는지 낙사 방지, 대미지 감소 등으로 편하게 스토리를 즐기도록 하는 캐주얼 시나리오 모드와, 세이브 포인트를 곳곳에 설치해 중간부터 미션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어시스트 세이브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 부활 지점이 추가되는 '어시스트 세이브' 기능

▲ 들뜬 마음에 게임을 시작했지만

▲ 역시나...

■ "여전히 어렵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난이도 보정이 있다니! 쾌재를 부르며 시연장에서 패드를 잡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대미지가 감소한 만큼 더욱 많이 맞을 수 있게 되었고, 낙사가 없어도 사다리를 놓쳐 추락하는 것은 여전했다. 무려 두 개나 난이도 보정이 들어갔지만, 지나간 세월만큼의 '나이 보정'이 들어간 기자의 손가락은 생각보다 더 처참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메인 스토리도 스토리였지만, '록맨 Z & ZX 더블 히어로 컬렉션'의 신규 시스템 'Z 체이서'는 생각보다 뛰어난 AI의 실력에 나가떨어지는 시연자들이 많았다. Z 체이서는 고스트 AI와 2화면으로 시간을 겨루는 신규 모드인데, 대쉬나 Z 세이버 활용은 기본에 피격 무적 시간을 이용해 구간을 건너 뛰는 등 쉬운 난이도의 AI를 상대로도 빠듯한 경쟁이 펼쳐졌다.


▲ 잡몹에게도 방심할 수 없었다

▲ 고스트와 기록을 겨루는 'Z 체이서' 모드는 생각보다 긴장감 있었다


■ "소장 가치는 충분"

'록맨 Z & ZX 더블 히어로 컬렉션'가 무조건 어렵기만 한것은 아니다. 새로운 도전 요소인 Z 체이서는 노력 끝에 고스트를 쓰러뜨렸을 때의 기쁨이 과거 록맨을 플레이하던 느낌을 떠올리기 충분했고, ZX 시리즈의 2화면 조작, 뮤직 플레이어, 갤러리 등 감상하거나 수집할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하다. 특히, 화면 배율을 조절하거나 줄어든 화면에 맞게 원하는 배경 화면을 배치할 수 있는 등 인터페이스의 디테일이 돋보였다.

새롭게 그래픽을 일신한 '고화질 필터'는 도트 느낌의 필터와 부드러운 필터 등 총 3개의 모드를 제공해 원하는 그래픽 설정도 가능했다. '록맨 Z & ZX 더블 히어로 컬렉션'은 2020년 1월 23일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스위치, XBOX ONE, PC(STEAM)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 CG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와

▲ 뮤직 플레이어는 기본

▲ 게임 중 배경 화면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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