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게이밍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밝을 것이다.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에서 담원 게이밍이 LEC의 강호이자 MSI 우승팀인 G2를 상대로 1:3 석패했다. 그들의 첫 롤드컵 여정도 8강에서 멈췄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운 결과이긴 했다. 그래도 자신들의 발전 여부를 확실히 보여준 만큼 앞으로를 더 기대할 만 한 팀이란 걸 입증했다.

담원 게이밍이 롤드컵에 출전했다는 것 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LCK로 승격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팀이다. 이제껏 LCK에 승격하고 곧장 롤드컵에 출전했던 팀은 없었다. 심지어 파란을 일으켰던 그리핀도 첫 승격 연도에 쓴 맛을 봤다.

LCK 3번 시드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참여했던 담원 게이밍은 4승 0패의 깔끔한 성적으로 그룹 스테이지 진출 자격을 얻었다. 여기서도 디펜딩 챔피언 IG와 북미의 강호 팀 리퀴드, LMS의 복병 ahq e스포츠와 두 번씩 대결해 5승 1패로 조 1위 자리를 꿰찼다.


경기력도 좋았다. 담원 게이밍 특유의 상체 파워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 '너구리' 장하권과 '캐니언' 김건부가 제역할을 잘해줬다. 그중에서도 '쇼메이커' 허수가 빛났다. 주력 챔피언인 아칼리로 빼어난 경기력을 자랑했다. 기대했던 담원 게이밍의 모습이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내내 나왔다.

8강에서 '메인 빌런'으로 불리는 G2를 만나 패배했지만, 호전적이고 화끈한 담원 게이밍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비록, 비슷한 색깔을 가지고도 노련미까지 장착한 G2 앞에 무릎 꿇었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이번 롤드컵에서 담원 게이밍이 거둔 최고의 성과는 팀의 약점이라 평가받던 바텀 듀오의 성장이었다. '뉴클리어' 신정현이 특히 그랬다. 그는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부터 존재감을 서서히 보여주더니 G2와의 8강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LEC 최고의 바텀 듀오로 손꼽히는 '퍽즈-미키'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3세트 '야라가스' 조합을 꺼냈을 땐 빛나지 않았지만, 나머지 세 번의 세트에서는 '쇼메이커'의 존재감과 견줄 정도로 활약했다. 이미 자신의 캐리력을 입증했던 '베릴' 조건희도 레오나로 멋진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 '뉴클리어'의 슈퍼 플레이 (출처 : LCK 유튜브)

팬들은 대회 내내 '너구리'가 실수에 가까운 플레이를 몇 차례나 반복했던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는 것도 담원 게이밍의 미래가 오히려 밝은 이유 중 하나다. 큰 대회에서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얻은 아쉬움은 선수들의 자양분이 되곤 한다. 챌린저스 코리아 시절보다 LCK 때 한층 발전했던 '너구리'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의 아쉬움을 토대로 더 무서운 신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신인이거나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롤드컵이라는 대회는 그 자체로 엄청난 경험치로 작용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담원 게이밍. 그들의 앞날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빛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