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많은 돈을 투자한 이들을 제외하고는 예나 지금이나 고급 장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재질이나 고유 효과, 특화 스탯 등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씩 갈리기는 하지만 각 직업군별로 최고로 꼽히는 고급 무기가 한 종류씩 정해져있고, 대부분 이 장비를 8, 9강화까지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고급 장비가 희귀 장비보다 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하여 강화 수치를 확보하기가 유리한 점이 가장 크다. 강화수치를 확보하기가 쉽다보니 무기 대미지는 낮지만 명중과 추가피해 수치가 높아 무기 대미지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더 높은 딜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때문에 이전 기사에서도 +9 고급 무기를 추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희귀 무기도 쓸만하다는 평이 나오거나, 실제로 고급 등급 무기를 처분하고 희귀로 갈아타는 이들도 늘었다.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초반의 혹평을 딛고 희귀 무기가 다시 살아나는듯 하자, 특히 이제 더 좋은 무기를 구매하려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긴다. 희귀무기는 고급 무기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고, 또 넘어갈만한 메리트는 있는 것일까?

▲ 희귀 무기가 재조명 받는 이유는? 이제는 사용해도 괜찮을까?



◆ 희귀무기의 낮아진 장벽, 쉬워진 강화

희귀 무기가 조명받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데 있다. 초기에야 희귀무기는 수천 다이아를 호가하는 초고가의 상품이었고, 획득 알림이라도 뜨면 부러움을 한 몸에 사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월드 메시지에 희귀 장비 습득 알림이 떠도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그만큼 희귀 장비가 흔해졌다. 고레벨 사냥터에서 사냥을 즐기는 유저들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희귀 물품의 공급량도 늘고 있는 것. 하지만 고레벨 사냥터에 도달해서도 대부분 유저들은 강화가 부담스러워서, 다이아가 더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고급 장비를 유지하고 습득한 희귀 장비를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희귀 장비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물론 여전히 얻기 어려운 장비들은 존재하고 선호도에 따라 가격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기는 하지만 이제는 세 자리수의 가격에 손쉽게 희귀 장비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강화를 시도하는 이들이 늘었고, 주기적으로 공급되는 축데이까지 맞물리며 +7 이상의 희귀 장비가 이전처럼 꿈속의 아이템이 아니게 됐다.

▲ 선호도에 따라 가격차이는 극명하지만, 희귀 장비도 이제 세 자리 가격대에 쉽게 만나볼 수 있다



◆ 명중과 추뎀만큼 중요한 부가효과

또다른 원인으로는 부가효과의 유무가 있다. 이는 궁수 직업군에서 두드러지는데, 손상방지 효과가 고급 등급에도 있는 근거리 직업군이나, 희귀 등급에도 관통효과가 없는 오브, 스태프 직업군들과 달리 궁수 직업군은 희귀 등급인 엘레멘탈 보우에 '관통 효과'가 붙어있다.

업데이트를 통해 손상 및 원거리 대미지 감소를 보유한 몬스터가 배치된 사냥터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존재하며, 이런 사냥터에서는 엘레멘탈 보우가 다른 활보다 뛰어난 사냥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마나를 회복하는 이클립스 오브의 생티피케이션 같은 옵션들을 활용하면, 뒤쳐지는 명중과 추가피해를 어느정도 메꿀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고급~희귀 등급 중 유일하게 관통효과를 보유한 활, '엘레멘탈 보우'



◆ 제련 옵션의 재조명

강화수치가 어느정도 확보되면서, 제련 옵션에 대한 재조명도 이루어졌다. 첫 관문인 강화 단계부터 쫓아가기가 어려웠을 때는 크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7강, 8강에 도달하는 희귀 장비가 많아지면서 '제련을 해보니 오히려 이쪽이 좋더라'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희귀 등급과 고급 등급은 제련 성능에 있어 절대적인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일단 고급 등급은 1개, 희귀 등급은 2개, 영웅 등급은 3개의 제련 옵션이 부여되기 때문에 명중이면 명중, 대미지면 대미지 하나만 가질 수 있는 고급 장비와 달리 희귀는 둘 모두를 지닐 수 있다.

즉, 일종의 추가 안전강화 시스템인 제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이 희귀 등급이 더 크기 때문에, 단순히 강화만 해둔 두 장비간의 스탯 차이를 보고 성능을 판가름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희귀 등급은 속성피해 같은 고급 등급에는 부여될 수 없는 옵션이 부여될 수 있어, 생명의 돌 투자량에 따라서는 고급과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보유한 장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 눈에 보이는 스탯이 비슷해도 제련으로 인해 성능이 확 뒤집힐수도 있다



◆ 속단은 금물, 가성비는 여전히 고급이 훨씬 우위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어서빨리 고급 장비를 처분하고 희귀 장비로 업그레이드를 도모해야할까? 그건 좀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 분명히 희귀 장비의 진입장벽은 낮아졌고, 보다 쉽게 높은 강화단계의 장비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고급 장비 또한 마찬가지다. 고급 장비는 몇가지 품목을 제외하면 10다이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고강화에 도달한 장비 역시 어느정도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기자가 플레이하는 서버에서 4천금에 달했던 +9 강화 롱 보우의 가격은 일주일만에 3천 아래로 떨어졌다.

즉, 희귀 장비의 장벽이 낮아짐과 동시에 고급 장비의 가격대 성능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당연히 희귀 장비가 고급 장비보다 유리한 면모가 있겠지만 거래소에서 희귀 장비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다이아는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제련 옵션을 이용해 확보할 수 있는 스탯과 희귀 등급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추가 옵션,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다이아 재고를 잘 감안하여 성능과 저울질해보고, 여유가 없다면 굳이 급한 마음에 희귀 장비로 전환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간이 흐를수록 고가의 장비가 더 큰 감가상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 고강화 고급 장비를 소유하고 있고 여유자금이 부족하다면 희귀를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