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3일간 대구 전시 컨벤션 센터(EXCO)에서 e-fun2009 행사가 개최되었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각종 게임사 및 게임 관련 교육기관 등이 참가하여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또한 참가 부스의 반수 이상이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대 위주로 이루어져, 가족 및 친구끼리 찾아오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 e-fun2009 행사가개최된 대구 EXCO ]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와 드래곤플라이 2개 회사를 손꼽을 수 있었다. 소니는 e-fun 행사 전부터 2009년 후반기에 출시될 미공개 대작들을 대거 선보인다는 발표로 관심을 모았고, 드래곤플라이는 인기 FPS 스페셜포스의 랜파티를 EXCO의 층 하나를 통째로 사용할 정도로 대규모로 개최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니는 출품한 게임 전부를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대를 다수 배치하여 코너들 중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가 찾기도 했다. 출품된 게임들은 얼마전 발매된 언차티드2나 철권6 등의 대작 외에도 지난 TGS2009에서 선보였던 신작인 갓 오브 워3과 어쌔신 크리드2, End of Eternity, 로스트 플래닛2의 체험판 등이 눈길을 끌었다.




[ 가장 많은 방문자들이 찾았던 소니 코너 ]


e-fun에서 주목받은 플레이스테이션3 타이틀

  • 그란 투리스모 5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소니의 간판급 레이싱 타이틀로, 이번 행사장에서 운전용 휠과 좌석 여러대가 배치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얼마전 발매되었던 MS의 포르자 모터스포츠3은 레이싱 게임 입문자를 위한 타이틀인 것에 비해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최대한 현실감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타이틀로, PS3의 그래픽 기능을 총동원한 뛰어난 그래픽으로 실제 레이싱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갓 오브 워3

    갓 오브 워 3편에서는 2편에서 올림푸스의 신들에게 복수를 맹세했던 주인공이 올림푸스를 쑥밭으로 만드는 과정 중 일부를 행사장에서 접할 수 있었다. 다른 체험판들에 비해 비교적 길게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몬스터-대형 몬스터와의 전투와 숨겨진 문 찾기 및 비행하며 장애물 피하기 등의 기본적인 갓 오브 워3의 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갓 오브 워3는 2010년 초에 한글화되어 발매될 예정이다.





  • 어쌔신 크리드2

    어쌔신 크리드2의 체험판에서는 이탈리아의 도시 내에서 벽과 지붕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으며 마을 내의 NPC에게 돈을 주고 일시적으로 고용하여 상대방의 주의를 끄는 등 체험판이리고 해도 높은 자유도를 자랑한다. 또한 주인공이 어쌔신 복장을 벗고 귀족의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가능하며, 일반인 NPC에게 주먹질을 하면 소리를 지르며 도망을 치는 등 다양한 행동에 따른 반응도 볼 수 있었다.




  • End of Eternity

    파이널판타지 13에 이어서 올해 겨울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되는 RPG인 End of Eternity는 발키리 프로파일이나 스타오션 시리즈로 유명한 트라이에이스가 제작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체험판은 TGS2009의 시연 버전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여러 개의 방을 차례대로 통과하면서 여러 가지 전투를 해볼 수 있는 구조이다.


    동료 캐릭터 1명당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 내에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총이나 수류탄 등 현대적인 무기로 공격한다. 또한 캐릭터의 체력이 낮아지면 공격력 및 행동 패턴이 변화하며, 각 공격마다 역동적인 카메라 연출을 자랑한다.




  • BAYONETTA

    BAYONETTA는 일본에서 지난 29일 철권6과 동시에 발매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이번 e-fun 공개로 정식 발매가 될 것임이 밝혀졌다. 행사장에서는 몇 개의 챕터로 나뉘어진 하나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판 시연대가 설치되었다. 처음 주인공이 기차를 내리면서 각종 천사들과 전투를 하게 되며, 대형 몬스터의 체력을 일정 이하로 줄이면 마무리 공격을 사용하는 등 기본적인 액션은 대부분 구현되어 있다. 또한 마지막 챕터에서는 주인공의 라이벌과 1:1 대결도 진행된다.




  • 3D 도트게임 히어로즈

    과거 80~90년대의 가정 콘솔 기기로 발매되었던 RPG들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도트 그래픽을 이용했었는데, 이것을 2D의 도트가 아닌 3D의 입체 도트로 제작한 RPG가 3D 도트게임 히어로즈이다. 젤다의 전설이나 Ys 시리즈와 같이 일반 필드에서 모험을 하고, 스토리의 흐름은 드래곤퀘스트가 연상되는 등 과거 유명 게임들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일본에서는 11월 5일에 발매될 예정이며 한국 발매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EyePet

    EyePet은 영국에서 제작된 가상 애완동물 게임으로, PS3에 연결된 특수 카메라 및 각종 카드를 이용하여 게임 화면 내의 원숭이 형태의 펫과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자동차나 비행기를 종이에 그리고 그것을 인식시키면 펫이 게임 화면 내에서 그려진 자동차나 비행기에 탑승하여 장애물 피하기나 풍선 터뜨리기 등의 게임을 하게 된다. 아이펫은 2009년 말에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PS3용 게임들 외에도 행사장에서는 올해 11월에 아머드코어SL이나 모두의 테니스, 모두의 스트레스 팍, minis등 PSP용 게임들이 다수 선보였으며, 인퍼머스나 브레이블루 등의 기존 신작들의 시연대도 설치되어 높은 인기를 얻었다.



  • 소니 코너 다음으로 인기있던 곳은 네오위즈의 슬러거 부스였다. 프로야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공 던지기 등 게임을 하여 각종 상품을 지급했기 때문에, 슬러거 부스 한바퀴를 돌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게임에서는 교육용 게임인 한자마루를 선보였으며, KOG의 엘소드와 라온엔터테인먼트의 테일즈런너 코너도 적지 않은 방문객들이 찾았다. 펀앤핏 엑서게이밍존 역시 DDR 형태의 리듬 게임이나 자전거와 같은 기구에 탑승하여 플레이하는 체감형 게임으로 인기를 모았다.





    그렇지만 행사장 규모가 아주 크지 않았는데도 소니와 같이 주목을 받은 부스가 있는 반면, 시연대가 없던 일반 부스들은 방문자가 거의 없었다. 특히 각종 게임스쿨과 같이 소규모로 참가한 부스들은 행사기간 내내 부스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찾지 않아서 구색맞추기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론 소니의 코너 역시 문제점이 없지 않았다. 갓 오브 워3이나 인퍼머스 등 일부 게임들의 심의 등급은 18세 이상가였으나,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곳에 배치해 놓고 플레이만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가족 단위의 방문객 중에는 갓 오브 워3의 폭력적인 화면에서 아이들을 떼어 놓느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소니의 코너에서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이면서 스페셜포스 랜파티와 함께 전체적으로 행사를 활성화시킨 1등공신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행사 규모가 작다고는 하더라고 전연령층이 방문하는 행사인 만큼 연령대에 따른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게임 전시회 이외에도 e-fun에서는 게임들의 신작 발표회와 강연 및 세미나 등의 컨퍼런스 행사, 채용박람회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컨퍼런스는 크게 애니메이션/게임/첨단CG/기업 트랙의 4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컴퓨터를 이용한 특수영상 제작과 콘텐츠 구성 등 단순히 게임 전시회가 아닌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관련 행사도 개최되었다.



    그 중 애니메이션 트랙에서는 아이스에이지와 블루스카이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테크닉 적용사례가 발표되었으며, 게임트랙에서는 아이폰용 게임의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에 관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또한 첨단CG트랙에서는 영화 국가대표에서 쓰인 특수연출 외에도 3D그래픽을 이용한 미디어의 전망에 대한 내용을 주를 이루었고, 기업 트랙에서는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의 융합 및 IPTV의 발전방향이 논의되기도 했다.



    전체적인 행사규모, 전시장의 크기나 컨퍼런스 횟수 등은 서울 경기지역에서 개최되는 게임 및 콘텐츠 관련 행사들에 비해 소박한 것이 이번 행사였다. 그러나 e-fun 행사와 함께 진행된 스페셜포스 랜파티에는 3만 명에 달하는 게이머가 참가하는 등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대구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어려움을 딛고 지방에서 열린 게임쇼가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런 행사로 인해 게임에 대한 참여와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에서 e-fun 행사는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