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DRX였다. 초반 불리하게 시작한 마지막 5세트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마침내 승리 엔딩을 완성했다.

젠지 e스포츠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봇에서 이득을 대거 챙겼다. 약속이라도 한 듯 젠지 e스포츠의 봇 듀오가 라인을 밀어넣었고, '클리드' 김태민의 헤카림과 '비디디' 곽보성의 카르마가 합류해 4인 다이브를 시도했다. '쵸비' 정지훈의 사일러스가 합류했으나, 젠지 e스포츠는 1킬만을 내주고 3킬을 모두 챙겼다.

DRX는 탑에서 손해를 만회하려 했고, '표식' 홍창현의 릴리아가 다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카운터 정글을 시도하다 순간이동으로 넘어온 '라스칼' 김광희의 오른에게 마무리당하고 말았다. 많은 것을 잃고 시작한 DRX는 '도란' 최현준의 레넥톤을 내주는 대신 제압 골드가 걸린 헤카림을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봇 주도권을 꽉 쥐고 있던 젠지 e스포츠가 두 번째 드래곤을 챙겼다. 협곡의 전령을 봇에 풀어 '룰러' 박재혁의 칼리스타에게 다량의 골드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DRX에게 긍정적인 지표는 미드에서 CS를 50개 이상 벌려둔 사일러스를 포함해 성장에서 앞서는 상체였다. 덕분에 글로벌 골드는 오히려 DRX가 앞섰다.

세 번째 드래곤이 등장하며 피할 수 없는 전투가 열렸다. 1:1 킬 교환이 나온 가운데, DRX가 드래곤을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팽팽한 흐름이었다. 균형이 무너진 건 다음 드래곤 한타에서였다. 젠지 e스포츠가 드래곤을 빼앗긴 했지만, 이어진 전투에서 DRX가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전리품은 바론이었다.

젠지 e스포츠도 여기서 물러설 팀이 아니었다. 드래곤의 영혼을 두고 펼쳐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것. 바다 드래곤의 영혼도 빼앗았다. DRX의 입장에서는 싸움과 드래곤의 기로에서 판단이 갈렸던 게 패착이었다. 하지만, 이후 바론 선택이 악수가 됐다. 바론을 마무리하긴 했으나, 전투에서 에이스를 당한 것.

전사자 없이 젠지 e스포츠를 일망타진한 DRX는 곧장 적진으로 달렸다. 넥서스를 수비할 수 있는 인원은 전혀 없었고, 그대로 DRX가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