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리퀴드는 북미 LCS를 대표하는 팀이다. 2018년과 2019년을 통째로 다 우승한 지배적 통치자였다. 그들은 무겁게 움직였다. 천천히, 그러나 또 단단하게. 리퀴드의 경기는 국제 대회에서도 통하는가 싶었다. 2019 MSI에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곧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완벽한 실패를 경험한다. 조별 리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담원 게이밍이 조 1위를 차지했고,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IG가 2위에 올랐다. 이 둘과 비교하면 팀 리퀴드의 경기력은 냉정하게 별 볼일이 없는 수준이었다.

기대에 완전히 어긋난 실패를 겪고 난 뒤 팀 리퀴드는 하락세를 겪었다. 20년은 리퀴드의 해가 아니었다. C9이 스프링을 휘어잡았고, 섬머에는 TSM과 플라이퀘스트가 솟구쳐 올랐다. 팀 리퀴드 역시 섬머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치며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막판 힘이 부족했다. 전체적으로 인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20년 팀 리퀴드는 변한 점이 거의 없다. 여전히 느리다. 이번 섬머 평균 경기 시간이 35분 23초로, 느리다는 LCS에서도 뒤에서 두 번째다. 팀 리퀴드 경기를 지켜본 한국 팬들은 잠이 오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실제로 팀 리퀴드는 스노우 볼 조합을 가지고서도 요지부동이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팀 리퀴드가 월드 챔피언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는 계속 빠르고 공격적인 흐름을 추구하고 있는데 말이다. 부정적인 시선 가운데, 그래도 믿을 만한 선수가 있다면 '코어장전' 조용인이다. '코어장전'은 섬머 시즌 팀에서 유일하게 퍼스트 팀에 올랐으며, 전체 MVP를 받기까지 했다.

'더블리프트'를 대신해 바텀 캐리를 맡은 '택티컬' 역시 준수함 이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두 선수가 버티고 있는 바텀 라인이 월드 챔피언십 순항을 만들 수 있을지. 그 시작은 25일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다. 5경기에서 강팀으로 평가받는 유럽 매드 라이온스를 상대로 첫걸음에 나선다.


■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스테이지 1일 차 일정

1경기 매드 라이온스 vs 인츠
2경기 PSG 탈론 vs 레인보우7
3경기 래거시 e스포츠 vs 인츠
4경기 LGD 게이밍 vs PSG 탈론
5경기 팀 리퀴드 vs 매드 라이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