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만평] "담원 게이밍 밍 밍 밍..." 텅 빈 롤드컵 경기장의 메아리
이번 만평은 치열했던 2020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과 조용했던 관중석에 대한 내용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치열한 결승이었습니다. 담원 게이밍이 대표하는 LCK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것을 가져오기까지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렀다면 과장 이려나요. 이러한 기쁜 마음은 TV를 넘어 모든 LCK 팬들의 환호로 이어졌겠지만, 눈에 띄게 조용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방송에 비친 롤드컵 경기장이었습니다.
흔히 비꼬는 의도로 '도서관'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단순히 조용한 경기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죠. 이는 어느 팬덤이 자신의 팀에만 애정을 쏟는 것을 넘어, 상대 팀에게 '리스펙트'를 보내지 않고, 그 어떤 축하나 야유조차 보내지 않는 철저한 무시-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비꼬는 말이기도 합니다. 유독 자국 리그와 자국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중국에서의 롤드컵 결승에서, 그리고 경기장의 텅 빈 좌석에서 유난히 냉랭함이 더 느껴진 것은 기분 탓일까 모르겠습니다.
물론 상대 팀에게 응원하는 팀과 같은 환호를 강요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패배에 따라 야속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걸 막을 수 없죠. 하지만 조금 더 친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팀을 정당하게 꺾은 상대 팀에게 어느 정도의 경외를 보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으로 다시 격동할 LoL 씬에 대한 기대감과 롤드컵 그 자체의 즐거움을 조금만 표현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스포츠맨십의 기본으로 알고 있건만, 이것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요.
2021년 롤드컵 역시 중국에서 치러집니다. 지난 2년간 롤드컵을 지배했던 중국 팀들은 올해를 발판 삼아 내년에 더욱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또다시 어느 팀과 맞붙게 될 확률도 있죠. 그렇게 된다면, 올해보다는 경기 전후로 다른 지역 팀을 향한 박수 소리가 조금 더 크게 들리는 롤드컵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석준규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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