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이템 변경으로 혼란스러운 리그오브레전드 2021 프리시즌. 이번 프리시즌 아이템 변화는 단순히 수치 변경을 넘어서, 보유 갯수 제한이 붙는 '신화' 등급 아이템의 등장, 기존 아이템의 변경&삭제부터 새로운 아이템의 등장, 과거 아이템의 복각까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변화와 맞아 떨어져 수혜를 보는 챔피언이 있는가 하면, 애용하던 아이템이 삭제 되거나 변경 되어 오히려 승률이 떨어지는 챔피언들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프리시즌 패치 이후 승률이 크게 떨어진 챔피언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아이템 변화가 챔피언에 끼친 영향을 살펴봅니다.


▲ 프리시즌 업데이트의 피해자들? 승률 감소한 챔피언들!


■ 치명타 확률 감소, '트린다미어'에겐 치명적이었다

챔피언 구성상 치명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트린다미어'는 프리시즌 업데이트로 크게 약화 되었습니다. 챔피언 확률은 완성템 기준 25%에서 20%로 내려갔고, 치명타 피해량도 200%에서 175%로 하향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패시브를 통한 치명타 확률이 초반 부분 높아졌지만, 전반적인 치명타 하향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이템들의 실제 변화도 '트린다미어'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먼저 '트린다미어'의 빌드 완성 전 기간 아이템인 '티아맷'은 체력 재생 옵션이 사라졌고, 공속과 쿨타임 감소를 지원해 줄 수 있었던 '쐐기검'은 아에 삭제 되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신화급 아이템들도 '트린다미어'와 특출난 시너지를 발휘하진 않았습니다. 그나마 새로운 전설 아이템 '나보리 신속검'이 공격력, 치명타, 스킬 가속과 특수 쿨감까지 '트린다미어'가 원하는 옵션을 가진 아이템이었죠.

이런 상황과 반대로, 경쟁 챔피언들은 더 강화된 점도 악재였습니다. 특히 탱커 챔피언들의 경우 '태양불꽃 방패'의 뛰어난 효율이 알려지면서 높은 승률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격으로 상대를 뚫어야하는 '트린다미어'가 '말파이트', '오른'을 때리다가 먼저 체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죠. 이 밖에 딜러들의 예측 이상의 대미지에 궁극기를 대처하지 못하는 점도 게임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트린다미어'의 승률은 최하위급으로 떨어졌습니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다음 10.24 패치에서 Q 스킬의 기본 공격력 추가량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태양불꽃 방패'를 비롯한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아이템들도 핫픽스를 통해 하향 조정 되고 있고요.


▲ 그나마 다음 패치에서 상향이 예정된 '트린다미어'


■ 정글 아이템 삭제가 반갑지 않은 '카서스'

프리시즌 아이템 변화 중에는 '마체테'로 시작하는 정글 전용 아이템들의 삭제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이제 정글러들은 첫 시작으로 '빗발칼날'이나 '잉걸불 칼'을 선택합니다. 두 아이템은 기존의 정글 아이템을 대체하여 소환사 주문 '강타'를 5회 사용하면 챔피언에 흡수 되어 아이템 능력치와 빨강 혹은 파랑 강타 효과를 더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챔피언들도 있습니다. 기존 정글 전용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했을때 효율이 좋았던 이들이 그러한데, 특히 '룬의 메아리'를 사용하던 챔피언들은 타격이 컸습니다. '룬의 메아리'는 2500 골드라는 싼 가격과 높은 주문력, 마나, 쿨감에 '메아리' 범위 대미지까지 갖춘 고효율 아이템이었죠.

'카서스'는 이 '룬의 메아리' 삭제로 직격탄을 맞은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룬의 메아리' 대신 비슷한 '루덴의 폭풍'을 선택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가격이 3400 골드로 더 비싼만큼 아이템을 갖추는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고, 성장형 챔피언이 성장이 늦어져 게임을 이기기 어려워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룬의 메아리'를 사용하던 '쉬바나'와 '릴리아'도 승률 감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10.24 패치에서는 '루덴의 폭풍'이 AP 계수가 15%에서 10%로, 이동 속도 증가량이 30%에서 15%로 감소되는 패치가 적용 예정에 있어 현재 '루덴의 폭풍'을 선택하고 있는 '카서스'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 "'룬의 메아리' 돌려달라고~" 노래 부를 것 같은 '카서스'


■ '마체테'는 어디로... 정글 위상 추락한 '리 신'

승률 저하 챔피언들이 모두 픽률이 크게 내려간 상황. '리 신'은 이전 픽률이 20% 중반대로 높았던만큼, 픽률 하락에도 여전히 14% 정도로 높은 픽률을 기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리 신' 약화를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리 신'의 약체화는 위의 '카서스'의 사례와 맥락상 일치합니다. 정글 아이템을 대신하여 등장한 '잉걸불 칼', '빗발칼날'은 기존의 '사냥꾼의 부적'과 유사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리 신'에게는 다소 불리한 변경이 되었습니다. '리 신'은 패시브를 이용해 저레벨부터 빠른 공격 속도로 몬스터를 사냥하는데, 평타에 추가 피해를 부여하는 '마체테'가 사라져 몬스터 사냥 속도가 느려지게 됐습니다.

이는 게임 초반부터 빠르게 몬스터를 사냥하고, 적들을 압박해야하는 '리 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생각 이상의 손상을 입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게임 후반 영향력이 떨어지는 챔피언인데, 초반 위력까지 떨어지게 된 것이죠. 거기다 최근 신화/전설을 조합한 후반 아이템의 위력이 강해지면서, '리 신'의 후반 영향력은 더욱 악화 되지 않았냐는 평가입니다.

추가로 '협곡 바위 게'의 변화도 '리 신'에겐 다소 불리했습니다. '바위 게'의 체력은 기존보다 다소 낮아진 대신, 높은 보호막 수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보호막은 이동 불가 상태가 되면 제거 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하드 CC를 보유한 탱커들에게 유리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 신'은 이 보호막을 제거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이전보다 '바위 게'를 잡는 속도도 느려지고 말았습니다.


▲ 육식 못하는 육식 정글러? '리 신'의 승률 추락


■ '라이즈'는 난이도도 한몫? 승률 하락한 마나 기반 챔피언들

'라이즈'는 스킬을 난사하는데다, 스킬에 추가 마나 계수가 붙어있는 명실상부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 마나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메이지 챔피언들이 주문력에 목을 맬 때, '라이즈'는 더 많은 마나에 집중하죠.

하지만 그런 마나 기반 챔피언들은 프리시즌 들어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우선 대표적인 마나 아이템, '여신의 눈물' 기반 장비 변경이 그다지 신통치 못했고, 마나와 체력, 주문력과 마나 재생을 모두 얻을 수 있었던 '영겁의 지팡이' 삭제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생각보다 빌드 완성에 걸리는 시간이 긴데다, 일단 완성된 '대천사의 포옹'은 이전과 달리 보호막을 제공해주지도 않으므로 이전처럼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중거리 전투를 벌이는 '라이즈' 입장에선 그리 마음에 드는 변화는 아니겠네요.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챔피언은 '카사딘', '애니비아'가 있습니다. 두 챔피언 모두 마나 영향력이 큰 챔피언이죠.

이렇게 '라이즈'의 승률이 45%대로 낮아졌지만, '라이즈' 챔피언 자체의 난이도도 고려해볼 부분은 있습니다. '라이즈'는 사실 업데이트 전에도 승률이 48%대로 낮은 챔피언이었습니다. 잘 다루고, 성장하면 좋지만 그게 힘든 챔피언이었죠.

아이템 변화로 다양한 연구와 적응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라이즈'가 다시 승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마나 중심 챔피언들의 승률 하락. '라이즈'는 챔피언 난이도도 문제?


■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이즈리얼'의 가성비 빌드

원딜이지만 항상 독자적인 아이템 빌드를 구축했던 '이즈리얼'도 이번 프리시즌 업데이트로 승률이 크게 하락한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에 사용했던 '마나무네-얼어붙은 건틀릿(혹은 삼위일체)'의 가성비가 좋으면서 강력했던 빌드가 더이상 먹히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비용이 300 골드로 내려와 시작 아이템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여신의 눈물'은 싼 것 외에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고, '마나무네'의 추가 마나는 기존보다 낮아졌습니다. 대신 새롭게 스킬 가속을 얻게 되었지만, 결정적으로 '마나무네'를 최종 업그레이드한 '무라마나' 타이밍이 다른 챔피언들의 신화급 아이템에 비해 존재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 '이즈리얼'의 약체화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챔피언 당 하나로 제한 된 신화급 아이템의 등장은 '이즈리얼'의 빌드에 수정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가령 '얼어붙은 건틀릿 → 서리불꽃 건틀릿'은 더이상 '광휘의 검' 기반 아이템이 아닌데다, 확고한 탱커형 신화 아이템이 되어 더이상 '이즈리얼'이 선택할만한 옵션이 아닙니다. 광역 슬로우가 필요하거나, 방어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옵션이 사라진 셈이죠.

현재까지 대다수의 '이즈리얼'은 '삼위일체', '마나무네'를 순서만 바꿔 2코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유저들이 '신성한 파괴자' 빌드를 연구하는 가운데, 항상 '원딜 같지 않은' 빌드를 선보였던 '이즈리얼'이 또 어떤 빌드를 정립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 독특한 원딜 빌드로 유명한 '이즈리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통계 출처: lolalytics.com, 한국 지역 실버~다이아 이상 랭크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