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09 국제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에서 키노트 강연을 맡은 엔씨소프트의 배재현 본부장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통해 느끼게 될 ‘감성’과 인테이스에 대한 고정관념의 타파를 강조했다.




리니지1의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리니지2, 엑스틸 등 엔씨소프트의 주요 게임들을 총괄해왔던 배재현 본부장은 ‘블레이드 앤 소울을 바탕으로 한 다을 경험 만들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배재현 본부장은 ‘차세대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출시되거나 새로운 콘솔 게임기가 나오면 흔히 사용되는 단어지만, 진정한 차세대는 고해상도의 그래픽과 많은 폴리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감성입니다. 80년대 나온 스파이더맨을 보면 감정이입이 안 되죠. 유치한 옷을 입고 뒤에 피아노 줄이 다 보이니까요. 바로 이 때 개입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기술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을 전달하기 위해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블레이드 앤 소울이 전달하는 감성이란 ‘무림고수로의 초인적 경험’. 초인이 되고 싶고, 초인을 숭배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갈망을 체험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무림고수의 경공이나 화려한 동작, 갑옷을 입지 않는 등 감정이입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한 후에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배재현 본부장은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 유저인터페이스도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틱 하나와 몇 개의 버튼으로 구성된 간단한 인터페이스의 아케이드 기계에서도 훌륭한 게임이 만들어졌다는 것.


“FPS 게임은 마우스와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예전 FPS는 한 번에 무기를 10개씩 다양하게 가지고 다녔었죠. 하지만 몇 개의 버튼과 스틱을 가지고 있는 엑스박스에서 헤일로라는 FPS는 제한된 인터페이스를 오히려 훌륭한 게임성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마우스가 없다는 점은 크로스헤어를 둥글게 만들어서 FPS를 오히려 캐주얼하게 만들었습니다. 무기도 2개만 들게 했는데 그 때문에 어떤 무기를 조합해 사용하느냐가 중요해졌죠.”




클래스 마다 40개 이상의 스킬이 있고, 12개의 스킬 슬롯이 페이지까지 가지고 있는 최근의 일반적인 MMORPG. 그러나 거꾸로 이를 제한한다면 어떻게 될까. 스킬 슬롯도 8개 정도로 줄이고 사용하는 키도 WASD와 몇 가지 키로 제한할 때 오히려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재미없는 부분이라면 과감하게 제거하는 것도 언급되었다. 재미없고 지루한 이동을 재미있게 또는 자동화 시킨다거나, 자동채집 프로그램이 차지해버린 채집과 제작에서도 아예 자동채집을 게임이 제공하거나 웹 상에서 제작을 하는 식의 접근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