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유난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LoL 프로게이머의 은퇴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다른 직업에 비해 경력이 짧은 프로게이머에게 나이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무거운 현실로 다가오는데요. 그렇기에 2021년을 맞이하며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듭니다.

'플레임' 이호종은 연차가 쌓이면서 큰 변화를 겪은 전 프로게이머입니다. 20대 초반 '플레임'은 누구보다 뜨겁게 승리를 갈망한 선수로 자신의 실력만 믿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좌절을 겪고 생각이 바뀌면서 달라져 보려고 했죠. 그리고 주변을 돌아볼 즈음 나이에 따라오는 여러 편견-부담감과 마주하게 됐다고요.

그렇지만 '플레임'은 여전히 성장을 바라고 있었죠. 프로게이머 '플레임'은 은퇴했지만, 이호종으로 성장하길 바라면서요. 더 나은 방향성을 가지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인터뷰에 임하는 그는 참 솔직했습니다. 쓰라린 과거 경험을 언급하며 이를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죠.


승부 밖에 몰랐던 ‘플레임’ 은퇴 후


Q. 개인 스트리밍을 통해 은퇴 소식을 알렸습니다. 은퇴 발표 후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사실 별생각 없이 방송을 비롯한 광고, 행사 등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성격상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과를 내야 하기에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다만, 팀이나 회사에 해야 했던 사회생활을 내려놓으니까 조금 편해진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좋아요. 동시에 혼자 선택하고 그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프로게이머 시절과 달라지기도 했죠.


Q. 방송을 통해 은퇴를 발표할 때, 울컥했는지 화장실을 길게 다녀오더라고요.

시청자들과 평소처럼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제가 중대 발표를 한다고 하니까 시청자들도 장난스러운 말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막상 제가 말을 하려고 하니까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제 모습도 영상에 담아서 유튜브 각을 보는 게 어땠나 싶기도 했죠(웃음).


Q. 매년 스토브 리그 시기에 '나는 더 뛰고 싶고, 새로운 팀을 구한다'는 트위터를 봤는데요. 올해 이렇게 은퇴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2-3년간에 LoL 프로게이머들의 세대 교체가 많이 이뤄졌잖아요. LoL 메타 흐름상 나이가 많은 선수들보다 어린 선수들이 잘한다는 게 어느 정도 검증됐거든요. 작년에도 저에게 제안이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솔로 랭크 최상위권을 유지할 때도 있었고, 출전한 경기에서 대부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말이죠. 거기에 리그가 프랜차이즈 제도와 함께 팀들이 오랫동안 함께 할 선수를 원하면서 나이가 많은 저에게 불리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항상 잘해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몇 번 못하면 선수의 자리가 쉽게 위태로워지거든요. 그런 부담감이 크기에 올해는 적극적으로 팀을 찾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원래, 은퇴하고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쉬려고 했거든요. 9년 가까이 치열한 사회 속에서 열심히 해왔고, 경쟁에 지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경쟁보다 무언가 누리는 삶을 살고 싶기도 했죠. 그런데 그렇게 일주일 정도 보내니까 다른 일을 해보겠다는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그 힘으로 방송, 유튜브를 조금씩 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감사하게도 담원에서 많이 신경써줬어요. 대표님이 편집자인 '셀린스'님을 제 유튜브 편집자로 보내줬고, 다른 담원 직원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방송을 켜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사랑해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방송에 재미를 느끼게 됐고요. 어떻게 하다 보니 판이 커져서 방송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팬들의 기억 속에 13 ‘플레임’

▲ CJ 시절 '러스트보이-플레임'

Q. ‘플레임’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봅시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플레임'의 13 스프링을 기억하고 있던데, 당시 '플레임'의 모습을 회상해보자면?

출발은 사회생활을 한 번도 안 해보고 게임밖에 모르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게임을 무척 좋아하고, 잘한다는 이유로 시작해 당대 최고의 팀에 운 좋게 들어가게 됐죠. CJ 블레이즈에서 정말 많은 사랑과 주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당시 저희가 국내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은 많이 했지만, 롤드컵 우승은 다른 팀이 했잖아요. 롤드컵 우승자들이 당해 최고의 선수로 뽑힐 때, 저만 탑 라이너 최고의 선수로 상을 받았거든요. 운이 좋게 정말 많은 사랑과 주목을 받았던 것 같아요.


Q. 당시 닉네임답게 ‘열정이 활활 타오르는 선수였다’는 평가가 많아요. LoL 장인들까지 붙잡고 챔피언 상성이나 라인전 연구를 했다고 하던데요.

승부욕이 너무 강했어요. 지는 것을 싫어해서 그런 거죠. 어떻게 보면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프로게이머 활동을 한 것인데, 다음 경기에서 상대 탑 라이너에게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팀원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달달 볶기도 했거든요. 1:1이나 저의 연습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정말 많이 했어요. LoL 장인, 솔로 랭크 상위권 유저들에게도 그랬습니다. 나쁘지 않은 방법 안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죠. 정말 열심히 연습으로 불태웠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연습을 과하게 한 거죠. 주변 사람들이 안쓰러워할 정도로 친구, 가족도 안 만나고 집에서 게임만 열심히 한 건데요. 이게 단기적으로 좋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열심히 하더라도 정신이나 체력적으로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임했으면 어땠을까… 여유가 없다 보니까 예민한 날이 많아지면서 팀원들과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같이 잘 지냈으면 당연히 팀 게임이기에 더 좋은 시너지, 좋은 성적이 나왔을 듯합니다. 저와 같은 팀을 했던 팀원들이 고생이 많았죠.


Q. 그렇게 열심히 한 만큼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좌절한 날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정말 많았죠. 너무 좌절해서 프로게이머 생활 중 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2014년까지 저는 정말 게임만 하면서 달려왔거든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지치기도 하고 다른 경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시기가 왔죠. 시즌 말에 매너리즘, 슬럼프에 빠져서 연습도 이전처럼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랬더니 에이스인 제가 평균 이하의 기량이 나오면서 팀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저 때문에 롤드컵 선발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패배하게 되니까 정말 많은 감정이 교차하더라고요. 경기가 끝나자마자 연습실에서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계속 울었어요.

그동안 저는 팀원들에게 잘하자고 많이 말해왔는데요. 팀원들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저 역시 모범이 되려고 했고, 시즌 동안 경기력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그런데 저의 기량 저하로 마지막에 탈락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버티질 못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한 조건에 부합하지 못해서 실망감이 컸고요. 자신에게 부끄럽다는 감정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완벽주의자였던 제 성격 때문인지 당시 충격을 완전히 수습하진 못했어요. 감정이 앞서서 CJ를 나오는 선택을 하게 되면서 여러 팀을 전전했습니다. LPL LGD로 넘어가서 우승과 롤드컵 진출이라는 경험을 해봤지만, 그때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프로게이머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 당시 충격이 컸을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나요.

여러 이유가 있죠. 가장 큰 건 역시 팬분들의 관심과 응원입니다. 그리고 대체 불가한 프로게이머로 최대한 오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습니다.

나아가, 은퇴할 때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 은퇴를 생각할 때만 하더라도 프로게이머에 관한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과 달리 많이 안 좋았거든요. 그래서 마음가짐부터 일상생활, 사회 활동, 외모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제가 e스포츠 마스코트처럼 남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회에 e스포츠를 알리고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었죠. 이런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은퇴를 미뤄왔어요.


주전에서 내려와 마주한 현실


Q. 이후 자주 팀을 이적합니다 중국 LGD에서 국내로 돌아왔고, 다시 북미로 떠나 임모탈스로 향했죠. 당시 어떤 기준에서 팀을 선택한 건가요.

제가 지역 대회에서 우승-준우승은 경험해봤는데, 롤드컵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진 못했거든요. 어떻게 하면 롤드컵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낼지 고민한 결과 끝에 팀을 선택하게 됐죠. 연봉을 깎아서라도 제가 생각하는 그림이 있는 곳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제 입지가 안 좋을 때는 좋은 팀에 들어가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저만의 가치를 보여줄 기회가 있는 팀을 선택했습니다. 그다음 리그 우승과 롤드컵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향한 거죠. 3년을 그런 계획하에 움직였습니다. 결국,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뤘다고 볼 수도 있죠. 계획과 다른 점은 제가 롤드컵을 우승할 만한 기량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다 가지고 있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잖아요(웃음).


Q. LGD-롱주 게이밍 시절에 주전 경쟁에서 '플레임'이 밀린 적도 있어요. 한때 최고의 탑 라이너였는데, 한 단계 내려오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LGD와 롱주 게이밍(현 DRX)에 있을 때, 가장 큰 이유는 제 성격 때문이죠. 제가 사회생활 면에서 많이 부족하고 성숙하지 못했어요. 게임 내외적으로 팀원들에게 때로는 양보해야 하는 것도 있고, 협업 하에 소통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다른 사람한테 배워서 그 장점을 흡수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성장 면에서 느렸던 거죠. 제가 가진 것도 좋은 게 많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려면 배워야 하거든요. 그걸 늦게 깨달아서 아쉬움이 들어요.

프로게이머 초창기 때 저는 고집이 너무 쌔서 남의 말을 정말 안 들었어요. 어떤 감독님은 당시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한 저에게 외국에서 살다 왔는지 물어볼 정도였죠(웃음). 집에서는 외동으로 자랐고,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까지 혼자서 지낸 시간이 길었는데요. 부족한 점이 참 많았습니다. 뒤늦게 알았죠. CJ 블레이즈 팀원과 손대영 코치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정말 잘해줬다는 걸요.

CJ가 특별한 경우였고, 이후 팀에서 문제가 좀 잦았던 것 같아요. 많은 일을 겪으면서 저도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였거든요. 다시 경기에 뛰라고 했을 때,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런저런 부분들 모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바람과 해와 나그네’라는 우화가 생각나는데요. 이전까지 저는 바람을 강하게 불면,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다고 믿었죠. 저 역시 제 실력만 키우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실 햇볕을 쫴야 나그네가 옷을 벗잖아요.



▲ '쏭' 김상수 전 임모탈즈, 현 DRX 감독

Q. 캐리하는 기장님 이미지가 강한 '플레임'이 임모탈스에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안정감도 갖췄더라고요.

임모탈스 시절에 많이 배웠어요. 이전까지 제가 이기적이고 캐리 중심의 경기를 해왔다면, 임모탈스에서 그런 모습을 버리고 팀 게임을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장점은 배우려고 했습니다. 앞서 LGD-롱주에서 큰 실패를 겪다 보니까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죠. 그렇게 변화해서 팀 게임을 하니까 성적이 잘 나오더라고요.


Q. 홀로 주전으로 있을 때, CJ-임모탈스 시절 손대영-김상수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어요.

CJ 시절 손대영 감독님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줬어요. 많이 이해해줬고, 사랑으로 저의 모난 면을 보듬어주는 스타일이었어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저를 변화시키려고 한 것이죠.

임모탈스에서 김상수 감독님은 저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줬습니다. 당시 저는 개인 실력과 콜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동시에 혼자 주전을 맡으면서 채워야 하는 점도 있었죠. 김상수 감독님은 게임 내외적으로 팀원들과 함께하는 법을 잘 가르쳐줬어요. 배운 게 참 많았습니다.


Q. 임모탈스에서 나온 후 다시 국내로 돌아와 담원 게이밍으로 향합니다. 첫 해는 주전으로 자주 나왔잖아요.

그때 경기력 자체는 저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힘든 점은 나이와 그에 따르는 저의 이미지였어요. 나이가 많아서 지금은 못 한다는 말들이 나왔죠.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 박힌 저의 모습은 퇴물이었거든요. 그런 만큼 제가 SKT T1을 상대로 활약해서 이겼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과 많은 연락을 받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극적인 반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외부에서 저를 안 좋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내부에서도 인정을 못 받은 게 좀 속상했어요. 개인적으로 준수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죠.


CJ-담원 세대 교체를 지켜보며


Q. 본인은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갈 때, '매드라이프-샤이-앰비션' 같은 CJ 상징이었던 선수들이 먼저 은퇴를 하기도 했어요.

임모탈스와 담원에서 첫해에 저는 잘하고 있었잖아요. 프로게이머 경력도 길게 잘 쌓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죠.

그런데 다시 돌아봤을 때, 근시안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전 프로게이머 방송이 많아졌잖아요. 그런데 일찍 은퇴한 선수들은 방송이 ‘블루 오션’일 때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더라고요.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아요. 어떤 선택도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 것에 만족합니다.


Q. 전 프로들이 은퇴 후 스트리머나 BJ로 활동하는데요. 본인은 언제부터 스트리머로 활동할 생각을 했나요.

2013-14년에 제 인기가 가장 높았던 시기였어요. 그때부터 제가 커리어를 잘 이어나가서 저 자체를 브랜딩해서 유명세를 이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방송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올해부터였어요.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때는 다른 어떤 것을 시도할 생각조차 안 했거든요.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해 줬고, 저 역시 관심을 받는 게 좋아서 스트리밍을 하게 됐습니다.


Q. 반대로 ‘칸-너구리’와 같은 차세대 탑 라이너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다들 열심히 하고 잘하는 선수들입니다. '칸' 김동하 선수는 친화력도 좋고, 재미있잖아요. 불 같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또 배움에 있어서는 열려 있더라고요. 실력도 좋은 선수 같습니다. 최근에 같이 방송해서 좋았습니다.

'너구리' 장하권 선수는 게임이 거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열심히 하더라고요. '게이밍 헤어스타일'을 유지해 시간을 아낀다는데...(웃음). 자신의 리플레이를 보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까지 모두 찾아보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너구리' 선수와 그동안 함께해서 좋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들을 보면서 저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적절히 수용하고, 더 나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배워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방송인 이호종, 여전히 성장하고 싶다


Q. 방송은 즐기면서 편하게 하는 인상을 주더라고요.

프로게이머 시절에 잘하고 멋진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담원에서 방송을 시작할 때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담원에서 스트리머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기에 이미지 관리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을 정도였죠. 그래서 조금 자제를 했는데, 이제는 순수한 제 모습으로 임하려고요. 그래야 방송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CJ 출신인 ‘앰비션’ 강찬용과 함께 방송할 때, 정말 친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CJ를 떠나고 1-2년 동안 정말 자주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고민이나 힘든 이야기를 비롯해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했죠. 그 이후로 ‘앰비션’이 결혼하면서 배우자가 생겼잖아요. ‘클템’ (이)현우 형, (손)대영이 형, 방송에 초대한 ‘미스틱’ 진성준 선수까지 보통 결혼하면 다들 바쁘더라고요. 종종 얘기할 때도 있고, 최근에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첫 방송을 시작하는 날, ‘클템’ 해설과 합방을 해 전직을 잘못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방송할 때 ‘텐션’이 높아지는 것 같은데, 본인의 본 성격인가요.

어떤 분은 오히려 ‘텐션’이 너무 낮다고 말하기도 해요. 지금의 저는 다양한 스타일 모두 해보는 과도기인 것 같아요. 아직은 제 방송 스타일을 정립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가장 저다운 방송을 하려는 중이에요.


Q. 초대 방송을 보면 게스트와 친한 것처럼 느껴지던데, 사람들에게 먼저 잘 다가가는 편인가요.

‘칸-미스틱’과 모두 방송하는 날 처음 만나서 이야기해봤습니다. ‘미스틱’은 예전에 연락만 해봤죠. 원래, 제가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는 편이긴 해요. 그렇게 느꼈다면, 게스트와 합방하는 걸 잘 살린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물론, 방송에 출연한 분들이 답변을 정말 잘해줘서 가능했고요. 제가 더 재미있게 보이기보단, 초대한 손님이 더 조명받을 수 있도록 하거든요. 게스트들이 방송 출연 후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Q. 솔직히 전 프로 방송인이 많은데, 그 중에서 '플레임' 방송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을까요.

저만의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데요. 당장 보면 외모?... 죄송합니다(웃음). 앞으로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콘텐츠를 다룰 예정입니다. 재미와 전문성, 소통을 모두 잡고 싶어요. 결국은 저만 살릴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송을 추구하려고요.

먼저, LCK 중계-프리뷰를 통해 저의 전문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거기에 시즌 초반에 챌린저를 거뜬히 찍을 수 있는 랭크 실력 방송, 평상시에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송,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과 초대석, 예능 등을 할 생각입니다.


Q. ‘자낳대’에 감독으로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어떤 감독으로 활약하고 싶은가요.

하고 싶은 게 많네요. 실력과 재미, 소통 모든 부분을 잘 살릴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간결하면서 전달력 있는 피드백을 하고 싶고, 팀원들과 ‘티키타카’를 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 내려고요. 분위기도 너무 과열되지도 그렇다고 해이해지지 않게 잘 잡아보겠습니다. 방송인으로서 합방 능력 역시 보여주고 싶답니다.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플레임’을 응원해주고 기억해주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20대 청춘을 거의 모두 바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는데요. 성적이 잘 나오기도 했고, 해외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기도 했잖아요. 우여곡절이 많은 저를 응원하기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이 있어요. 지금도 방송이나 유튜브를 봐주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평범한 이호종이었다면, 절대 누리지 못할 것들이죠. 덕분에 제가 능력이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나아가, 저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제가 지금까지 팬들에게 해준 것 없이 받기만 했잖아요. 그렇기에 제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다방면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플레임’ 트위치 스트리밍이나 유튜브로 그런 모습을 보여줄 테니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 '플레임' 개인 스트리밍, 담원 게이밍 트위터, 화상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