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e스포츠가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38일 차 1경기 담원 기아전에서 승리하며 11승 고지에 올랐다. 2위 수성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는데, 젠지 e스포츠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으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룰러' 박재혁은 "이길 것 같았다"고 말문을 열였다. 연습 과정이 워낙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그는 "스크림 승률도 승률인데, 내용이 만족스러웠다"며 "상대가 1위 팀이기도 했고, 우리도 2위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 굉장히 유의미한 승리다.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젠지 e스포츠는 지난 경기서 T1을 상대로 쓰라린 0:2 패배를 안았다. T1전 이후로 어떤 마음이었고, 어떤 피드백을 했냐는 질문에 '룰러'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허탈한 느낌이 많아서 멘탈 관리를 했다. 대회 끝난 날, 하루 동안 좀 쉬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팀적으론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그 방향성은 오늘 담원 기아와의 경기서 잘 드러났다. '라스칼' 김광희에게 탱커류 챔피언인 초가스를 쥐어주고, 봇에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 '룰러'는 "그런 식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광희 형이 많이 희생하고, 하체 게임을 하자는 느낌이었다"며 "나는 말로만 부담을 안 주면 부담감은 아예 안 느끼고 내 할 거 잘하는 편이다. 아무도 그런 압박을 주지 않아서 오늘 플레이가 더 잘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징크스-쓰레쉬로 나란히 POG에 선정된 '룰러'-'라이프'(출처 : LCK 생중계)

징크스-쓰레쉬 조합에 대해서는 "징크스-쓰레쉬 쪽이 잘만 하면 당장에는 상성이 아예 없는 것 같다. 특히, 징크스는 가면 갈수록 폭발력도 되게 좋아서 잘 쓰기만 하면 굉장히 좋은 챔피언이다"고 평했다. 반대로 트리스타나에 대해선 "쓸 수 있는 상황이 있고, 그렇지 않은 상황이 있다. 상대가 카이사를 했을 때 꺼내기 좋다고 본다. 선픽은 애매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2세트에서 젠지 e스포츠의 봇 듀오는 트리스타나를 상대로 카이사는 탈진, 세트는 점화를 택했다. 회복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트리스타나-렐 조합이 강하게 밀고들어왔을 때 회복으로는 절대 못 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탈진-점화로 우리도 공격적으로 하고자 했다. 후반에도 좋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 헤카림에 뒤를 너무 쉽게 내줘서 게임이 한 방에 끝났다. 허무하긴 했지만, 그 전 상황에서 우리가 엄청 불리했음에도 경기력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싸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상대보다 더 잘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룰러'는 "우리가 1위 팀을 이겼다고 해서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은 안 한다"며 "남은 경기도, 플레이오프도 더 열심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