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는 젠지의 승리였다. 초반부터 오브젝트를 꾸준히 챙기며 온갖 버프를 두른 결과였다.

'클리드' 김태민의 우디르가 첫 봇 갱킹으로 선취점을 만들며 젠지가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젠지가 정글 주도권을 활용해 첫 드래곤까지 가볍게 챙겨가자 T1은 전령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젠지의 발 빠른 수비에 전령을 내줬고, 두 번째 드래곤까지 젠지가 연달아 가져갔다. 머지않아 T1의 미드 1차 포탑이 파괴되며 젠지의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세 번째 드래곤을 두고선 어김없이 5:5 신경전이 시작됐다. 양 팀이 드래곤을 툭툭 건드리던 중, T1이 과감하게 드래곤을 포기하고 라인 푸쉬를 택했다. 이후로도 줄곧 교전 없이 조용한 대치가 이어졌는데, 시간은 젠지의 편이었다. 오른을 기용한 '라스칼' 김광희가 레벨링을 마치고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23분경 네 번째 드래곤이 등장했다. 본격적인 대치 전 '비디디' 곽보성 오리아나의 충격파가 허무하게 빠졌고, 강타 싸움 끝에 T1이 간신히 대지의 영혼 획득을 저지했다. 그러나 T1의 다음 판단은 손해로 이어졌다. 다섯 번째 드래곤을 내주고 바론을 처치했는데, 젠지의 영리한 인원 분배에 일방적으로 세 챔피언을 내줬다.

젠지는 확실한 우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달리지 않았다. 느긋하게 시야를 장악하며 장로 드래곤을 기다렸다. 장로 드래곤 등장 전에 시작돼 길게 이어진 힘싸움에서 젠지가 가뿐히 T1을 밀어냈다. 이후 젠지가 장로 드래곤-바론 버프를 동시에 둘렀고, '페이커' 이상혁의 빅토르를 잘라낸 후 미드로 진격해 1세트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