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이 메타버스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 사업에만 고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경영컨설팅 업체 스트라베이스가 작성했다.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로 게임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메타버스 개념과 MMORPG 요소가 대다수 비슷해서다. 메타버스 개념은 이미 게임사에 익숙한 요소이니, 산업 선점도 유리할 거란 분석이다. 다만, 콘진원 측은 단일 기업이 메타버스를 독점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콘진원 측은 유튜브가 장악한 동영상 시장을 틱톡이 위협하는 거처럼 메타버스 시장도 파편화될 거로 전망했다.

메타버스는 아직 개념이 모호하다. 전문가들은 포트나이트를 예로 들며 '크리에이티브(creative) 모드'와 '파티로얄(party royale) 모드'가 주된 메타버스 요소라고 본다. 자유롭게 만들고, 이용자들끼리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하다.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가 주요 메타버스 게임으로 분류된다.

콘진원 측은 "애당초 게임은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그 선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정말로 게임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수많은 메타버스가 공존하며 서로 교류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내 게임업계가 메타버스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존처럼 '재밌는 게임을 제공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콘진원 측은 "이용자들이 어떻게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교류할 수 있게 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게임이 어떤 역할을 하게 할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개발자가 만든 것을 이용자가 즐기는 개념이 아니라, 이용자가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개발자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콘진원 측은 게임업계가 메타버스를 주도할 거란 예상이 착시일 수도 있다고도 경계했다. 아직 메타버스 개념이 명확지 않고, 몇몇 게임 속성이 메타버스 특성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착각일 수 있어서다. 콘진원 측은 메타버스의 본질을 먼저 알아차린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

콘진원은 메타버스가 현재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비즈니스 산업이 점유한 역할을 게임산업이 맡게 될 기회라고 기대했다. 콘진원 측은 "이를 위해선 게임산업 전반이 사회와 소비자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게임의 지평을 게임 이상으로 넓힐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확률형 아이템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점차 많은 게임사가 메타버스 및 샌드박스 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유티플러스는 유저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디토랜드'를 선보였다. 슈퍼캣은 모바일에서 온라인 RPG를 제작할 수 있는 '네코랜드 모바일 스튜디오'를 출시했다. 크래프톤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메타버스를 연구 중이라 밝힌 바 있다. 플레이댑은 로블록스 기반 메타버스 게임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넥슨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두고 유저가 RPG를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 MOD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