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연승을 하게 될 줄은 몰랐죠."

지난 26일, 농심 레드포스를 2:0으로 제압한 후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프레딧 브리온 최우범 감독의 표정에는 기쁨의 미소가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프레딧 브리온은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머쥐며 5위까지 도약했고, 창단 이래 처음으로 LCK 연승을 기록했다. 게다가 그 상대는 담원 기아와 농심 레드포스로, 중위권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팀이었다.

"첫 시작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스프링 때도 예상보다는 잘했지만, 서머는 말 그대로 모든 팀이 올인을 하는 시즌이잖아요. 더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프레딧 브리온은 개막전서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3연패를 겪었다. 당연히 선수단의 사기도 꺾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이때 최우범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걸 최우선으로 삼았다.

"패배한 세 경기 중 두 경기는 이길 수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피드백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죠. 인게임적으로는, 실제로 연습 때도 승률이 잘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대회에서 선수들이 어떤 걸 놓치고 있는지를 주로 설명해줬어요."

연승 과정에서 눈에 띈 건 신인 봇 듀오의 성장이다. '딜라이트' 유환중과 '헤나' 박증환은 각각 지난 담원 기아전과 이번 농심 레드포스전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POG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프링 때보다 확실히 한단계 성장한 느낌이었다. 최우범 감독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저와 함께 했던 선수가 '룰러' 박재혁 선수잖아요. 원딜은 딜을 확실하게 넣어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이런 성향을 주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헤나'에게 항상 '쫄면 안된다'고 강조했죠. 그 외 피드백 과정에서 실수가 많이 나오는 것들, 예를 들면 집 타이밍 잡는 것 등을 가르쳐줬어요. 봇 듀오의 폼이 굉장히 빨리 올라더라고요.

그런데, 가장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건 '라바' 김태훈 선수예요. 스프링 때는 저와 정말 많이 부딪혔어요. 저도 화를 많이 냈었고요. '라바'가 대회에서 위축되고 겁 먹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럴거면 그냥 세게 하고 죽어라' 이런 쪽으로 많이 유도했어요. 그게 지금 서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엄티' 엄성현 선수는 아시다시피 우리의 초중반을 담당하고 있고, '호야' 윤용호 선수도 묵묵히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챔피언 폭도 넓혀가고 있고요. "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늘어놓은 최우범 감독은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스프링에 비해 라인전 능력이 늘었으니, 이제 운영을 더욱 단단하게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또한, 팀적인 의사소통을 더 보강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렇게 프레딧 브리온은 이번 서머 스플릿 동안 자신들만의 성장 스토리를 완성해나갈 예정이다.

"일단, 일차적인 목표는 승패를 떠나 리플레이를 돌려봤을 때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는 거예요. 실제로 이런 경기가 있었어요. 우리가 준비한 픽이 있었는데, 상황을 보고 다른 걸 했다 지니까 너무 후회가 남더라고요. 서머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해요. 개개인 모두가 그렇게 경기를 해나가다 보면 플레이오프까지도 가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