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종로 롤파크에서 펼쳐진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2일 차 1경기에서 T1이 1위 젠지 e스포츠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1라운드를 5승 4패로 마무리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이 투입되며 변화를 줬던 T1은 경기력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T1 양대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T1 양대인 감독은 "너무 바쁘게 지내고 있다. 시즌 초반에 티어 정리를 잘했다고 생각해서 손쉽게 많은 승리를 거둘 줄 알았다. 그런데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고쳐나가는 부분이 어려웠다. 오늘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고, 성적도 잘 나왔다.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도 피드백을 잘 흡수해줬고, 스프링에 비해 폼이 좋다. 그래도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방심하지 않고 쭉 이어가겠다. 마지막 1라운드 경기가 젠지전이었는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양대인 감독이 승리 소감을 전하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답변을 부탁했다.

"시즌이 마무리된 후에 말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그냥 지금 말씀드리겠다. 작년 담원 시절부터 나는 많은 조합이나 새로운 것들에 대해 정말 많이 알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 때, 무작위로 만드는 게 아니다. 나는 여러 상황에 따른 개념이 확실하게 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려는 편인데, 기존 베테랑 선수들은 이런 변화가 아니라도 승리를 거뒀던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간단한 예로, 전령의 유무, 포탑 골드의 유무, 포탑 골드량의 변화 등, 정말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그런 것들을 베테랑 선수들에게 납득 시키는 과정의 연장선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베테랑 선수들이 머리로는 이해했으나, 이전 습관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올 때도 있고, 개인적인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다. 패배의 원인에는 하나하나 이야기하기 힘든 정말 많은 이유가 있다.

딱 잘라서 뭐가 문제라고 말하긴 힘들고,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복합적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줄 수 있을지 노력하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는 이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구마유시' 이민형의 출전 배경에 대해서도 속 시원히 입을 열었다. "선수마다 잘하는 챔피언이 있다. 사실 스프링 때부터 메타 별로 강점이 보이는 부분이 다 다르다. 패치 버전에 맞게, 티어 정리를 빠르게 하고, 스크림에서 시도를 해본다. 일단, 오늘 '구마유시'의 출전 이유는 이런 부분에서 이해도가 좋았다. 그래서 스크림에 투입시켰는데 성적도 준수했고, 내가 말하는 대로 흡수력도 뛰어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철철 넘쳤다"고 전했다.

"1라운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승리했을 땐, kt 롤스터전 3세트. 라인전은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kt 롤스터가 3세트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시간만 좀 흐르면 잘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런 부분이 맞아떨어져서 좋았다. 패배했던 경기 중에서는 리브 샌드박스전 1세트와 아프리카 프릭스전 2세트다.

기본적으로 요즘 LoL은 25~30분이 지나면 모든 챔피언이 DPS가 준수하다. 이는 곧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들이 오랜 시간 동안 집중력을 잘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밴픽적으로 준비를 잘했어도 이런 부분의 실수로 패배한 경기가 많아 아쉽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전제에서 잘하는 팀이 돼야 한다. 그런 팀이 되는 것이 목표고, 다전제에서 다양한 패턴을 보여드리는 팀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T1의 변화와 별개로 스프링과 비교했을 때 가장 인상 깊은 변화가 있던 타 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스프링이 끝났을 때, 아프리카 프릭스가 가장 아쉽다고 생각했다. 상체의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고, 스크림에서도 정말 강했다. 최근에는 그만큼 강해진 것 같은데, 눈에 보이는 실수는 여전히 있다.

농심 레드포스도 인상적이다. '피넛' 한왕호가 굉장히 유연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 라인을 지도하지만 시작은 정글러부터 한다. '피넛'의 동선이나 폼을 보면 정말 뛰어난 능력을 겸비한 선수라는 걸 느꼈고, 좋은 미드 라이너만 있으면 무조건 강해진 팀이라고 예상했다. 바텀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잘하더라. 그리고 리브 샌드박스는 초반 티어 정리가 명확하지 않은 팀 같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는 감사하단 말을 계속해도 모자람이 없다. 아직 2라운드가 남았으니 너그럽게 응원하면서 지켜봐 주시면 너무나도 감사할 것 같다.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길을 알고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우리 선수들은 우리가 나아갈 길을 다 알고 있고, 나는 그 길을 잘 알려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T1이 무기력한 패배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국 5전 3선승제를 잘하는 팀이 되는 게 중요하고,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