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으로 불린 탑 라이너 '라스칼' 김광희가 지난 경기에서 크게 흔들렸다. 이번 2021 LCK 서머 스플릿 2R에서 이 정도로 흔들린 적이 있나 싶다. 그렇지만 지난 스프링 2R를 떠올려보면,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당시 상대였던 '기인' 김기인을 위기 상황에서 만났다.

'라스칼'은 그동안 리 신-녹턴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LCK 서머 탑 라이너 중 가장 높은 솔로 킬(20회) 수치를 기록하며 팀 플레이면에서도 팀에 잘 어우러졌다. 하지만 패치 버전이 바뀌고 '라스칼'이 쓰던 챔피언이 너프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 서머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그웬으로 '서밋' 박우태의 비에고에게 솔로 킬을 내주는 장면이 나왔다. 익숙한 레넥톤-리 신으로 잘 틀어막는가 했더니, 너프된 리 신마저 예전 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발이 풀린 상대 '서밋'은 리브 샌드박스의 팀 교전에 큰 영향을 줬다.


스프링 2R에도 '라스칼'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 2월 28일 젠지-아프리카전에서 '기인'은 이렐리아-제이스를 선택해 '라스칼'을 상대로 연이은 솔로 킬을 만들어내 젠지 팀 전체를 흔들었다. 젠지 입장에서 풀 세트 끝에 힘겹게 승리하긴 했지만, '기인'의 성장세로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경기를 경험했다.

'기인'은 다른 고민이 들 것이다. 지난 경기에서 탑 트리스타나-루시안과 같은 극단적인 챔피언을 선택해 결국 패배했다. 2세트에서 트리스타나로 T1을 상대로 뛰어다니며 인상적인 플레이메이킹에 성공했다. 반대로, 루시안의 외줄타기 결과는 패배로 이어졌다. 상대 정글로 들어가 먼저 교전을 열어보려다가 말리면서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양날의 검'을 들고 본인이 활약하지 못하면 패배할 수 있다는 압박감과 함께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기인'은 탑 라인에서 확실한 득점을 노릴 듯하다. 이전 리브 샌드박스전의 '라스칼'이라면, 크게 흔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라스칼'도 지난 스프링 2R 후반부의 '라스칼'은 슬럼프 극복을 위해 초가스 픽부터 시작해 자신만의 활로를 찾아내 경험이 있다. 이번 서머 2R 승부에서 '라스칼'이 탑에서 끝을 내려는 '기인'을 상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스프링부터 이어진 두 선수의 정규 스플릿 대결의 끝이 어디일지 지켜보도록 하자.

■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33일 차 일정

1경기 젠지 e스포츠 vs 아프리카 프릭스 - 25일 오후 5시
2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프레딧 브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