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왔네요. 플레이오프를 2라운드부터 하고 싶었는데... 지난 일은 지나간 거고, 경기 감각을 살렸으니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기분이 너무 좋네요."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3:1 승리로 마무리 지은 농심 레드포스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분명 강적이었다. 1, 2 세트까지는 농심 레드포스와 아프리카 프릭스의 체급 차이가 느껴지는 경기 흐름이었다. 그러나 농심 레드포스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2세트 바론 오더와 함께 경기를 뒤집었고, 분위기 그대로 내리 세 세트를 승리했다.

"1세트에 패배할 때, 두 번의 분기점이 있었어요. 코치진에서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말자는 피드백이 있었어요. 2세트 바론 오더는, 당시 용이 2분 정도 남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용을 상대가 가져가면 이기기 힘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승부를 보기로 했어요. 그 싸움을 이기고는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와서 이 게임을 이겼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농심 레드포스는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팀이다. 라인전 단계에서는 부족한 체급이 여실히 드러나는 편이고, 한타 단계에 들어서는 날카로운 킬각과 호흡으로 무섭게 돌변한다. '피넛'은 불리한 상황을 역전하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맞는 만큼 때릴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불리할 때는 최대한 성장에서 밀리지 말아야 해요. 상대가 실수할 때는 꼭 받아먹고, 피해는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죠. 상대가 유리하다 보면, 저희 쪽 정글에 많이 들어오게 돼요. 거기서 빈틈이 자주 발생하고, 그 부분을 많이 노려보려고 해요."

'피넛'은 11.16 패치로 진행된 아프리카 프릭스전 경기에서도 다이애나를 선호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해당 패치에서 정글링 속도를 조정 받는 너프가 있었다. 그럼에도 다이애나를 세 번이나 골랐고, 좋은 활약으로 팀의 2승을 안겼다.

"사실 다이애나 너프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긴 했어요. 솔로랭크에서는 많이 해봤지만, 스크림에서는 해보지 못해서 가늠이 안 됐어요. 2세트부터는 감을 찾았던 거 같아요. 오늘은 좀 어렵게 느껴졌어요. 다이애나 야스오-조합이 알리, 세주아니를 상대로 힘들더라고요."

'피넛'은 승리를 자축하면서 다음 경기에서 꼭 이기고 결승에 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하며 "지인들에게도 이런 말을 하면 운도 실력이라고 하더라고요.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도 운이 좋아서 꼭 결승전에 갔으면 좋겠네요"라는 말로 2라운드 승리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