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기분 좋게 1세트를 선취했다. 위기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완벽한 승리였다.

첫 킬을 가져간 건 T1이었다. 정글러의 동선이 탑과 봇으로 나뉘었는데, '오너' 문현준의 리신은 '모건' 박기태의 나르를 잡아냈고, '윌러' 김정현의 신 짜오는 카운터 정글에 그쳤다. 이후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봇에서 이렇다 할 격차를 벌리지 못한 반면 탑에서는 압박을 꽤나 받으면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불편한 구도가 지속됐다. '페이커' 이상혁의 카사딘도 무난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칸나' 김창동의 케넨이 '모건'을 상대로 솔로 킬을 만들어냈다. 드래곤 지역에서 열린 한타 싸움에서도 T1의 일방적인 득점이 이어졌다. '데프트' 김혁규의 바루스가 허무하게 잘렸고, 나르는 3데스를 누적했다. 그 과정에서 카사딘에게 1킬이 들어갔다.

분위기는 완전히 T1 쪽으로 넘어갔다. '구마유시' 이민형의 아펠리오스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마지막 보험이기도 했던 세 번째 드래곤을 스틸하기까지 했다. 후반 캐리력이 뛰어난 카사딘과 아펠리오스가 노데스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고, 한타에서 그 파워가 여실히 드러났다. T1은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승기를 굳혔다.

이변은 없었다. 사이드 라인에서도, 한타에서도 T1이 압도적 우위에 있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T1은 안정감있는 돌려깎기로 한화생명e스포츠의 억제기 세 개를 모두 철거했고, 부드럽게 1세트를 승리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