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 2022년부터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확률형 아이템 만족도 조사' 추가를 고려하겠다고 7일 밝혔다.

콘진원은 지난 2일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다루는 문항은 지출액과 자율규제 공개방식 만족도 조사 정도다.

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74.9%가 자율규제 공개방식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응답 결과는 업계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논리로 사용될 전망이다. 예로 "이용자 74.9%가 자율규제 공개방식에 만족하니, 법적 규제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식이다.


▲ 산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유지를 주장한다

이 문항은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다루지 않는다. 자칫 자율규제 공개방식 응답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도될 수 있다.

과거 게임이용자 조사에는 확률형 아이템 만족도를 가늠할 수 있는 문항이 있었다. 2017년 조사에 '확률형 아이템 획득을 위해 현금을 지출하여 시도한 횟수와 만족한 아이템을 획득한 경험이 얼마나 되나?'라는 문항이다.

당시 이용자는 PC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평균 35,632원을 사용했다. 이용자 평균 만족도는 22.7%다. 모바일 게임에는 33,890원을 지출했다. 만족도는 24.2%로 나타났다.

이 문항은 2018년부터 사라졌다. 보고서에는 문항 삭제 이유가 나와 있지 않다.

▲ 2017년 확률형 아이템 획득 아이템 만족 경험 물음이 2018년(오른쪽) 삭제됐다(클릭 시 확대)

콘진원 관계자는 해당 질문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2015년 이후 확률형 아이템 운영이 게임사의 유일한 BM이 되었다"며 "대안이 될만한 BM이 없는 상황에서 게임사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더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기 시작한 반면, 이용자는 이 BM에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만족한 획득 경험'을 이용자에게 질문한다면, 그 결과가 직관적으로 예측 가능했다"며 "응답의 경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다시 설문으로 확인하는 것보다는 다른 이용 행태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설문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질문 조정 과정과 삭제 최종 판단은 누가 하는지에 대해 콘진원 관계자는 "설문 진행 전 학계 전문가, 현업 종사자 등과 설문 내용에 대해 조언을 받고 의견을 수렴해 항목을 업데이트한다"며 "이 과정을 거쳐 1차 조정된 설문을 콘진원과 문체부가 함께 검토하고 합의하여 최종 설문 항목과 체계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콘진원 측은 경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설문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콘진원 관계자는 "기사나 리뷰 댓글 등을 보면 이용자들이 전반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자체에 대한 만족도 조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용자 불만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나, 상황은 변할 수 있다"며 "2022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를 진행할 시점에 설문 내용 업데이트 과정을 거쳐 조사 실시 여부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유저 커뮤니티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이 불만이 수치화된 데이터는 없다. 일례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과반이 확률형 아이템에 불만을 느낀다"라고 해야 한다. "뉴스 댓글에 확률형 아이템 불만이 많았다"라고 하면 비웃음을 살 수 있다. 결과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만족도를 데이터로 남길 기회가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