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상한 유튜버가 있다.

짙은 방언에 독특한 악센트, 정교한 2:8 가르마에 누가 봐도 성심껏 관리한 수염이 인상적인 박도현 씨. 그는 '카사노박 TV'라는 종합 게임 유튜브를 3년 째 운영 중이다. 인상적인 외모 만큼이나 그가 소개하는 게임들도 범상치 않다. 게임 좀 안다 자부하는 기자조차 처음 보는 게임을 어디서 그렇게 찾아오는지 감탄이 나올 때도 있었다.

집중해서 보게 된 건 약 1년 전부터였다. 목소리가 적응되니 그냥 영상 틀어만 놔도 피식 웃음이 났고, 무엇보다 그가 소개하는 게임들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점에 관심이 갔다. 최소 한 달에 20종 이상의 게임을 심도 있게 플레이해야 얻을 수 있는 '판별력'이 보였다. 이게 왜 괜찮은 게임인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논리력도 충분했다. 의외로 게임 유튜버 중 이 단계에 다다른 사람은 흔하지 않다.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는지, 평소 어떤 게임을 해왔는지, 그리고 일상 생활 중에도 정말 악센트가 그런지 궁금했다. 메일로 인터뷰를 요청하니 '저... 구미에 살아요'란 답변이 왔다. 설마 당신이 날 만나러 여기까지 올 셈이야? 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훗 그 정도 거리로는 이 박태학 기자의 끓어넘치는 호기심을 막을 수 없다.

기자 대 유튜버로서, 그리고 게이머 대 게이머로서 뜨거운 이야기를 나누기로 약속을 잡고, 지난 주 구미에서 카사노박을 만났다. 그의 유튜브 애드립과는 달리 키가 작지도 않았던, 또 아찔한 입냄새로 기자를 괴롭게 만들지도 않았던 카사노박과의 인터뷰를 지금 시작한다.



▲ 유튜버 '카사노박'





1.

카사노박 TV의 첫 번째 포인트는 그의 목소리다.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악센트. 이 때문에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 번 적응되면 평범한 목소리가 되려 심심해질 때도 있었다. 평소에도 그런지 알아보려고 커피 나오기 전부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눠보았다. 어, 근데 정말 똑같네.

카사노박 - 진지한 자리 있을 땐 조금 다운되는데 평소에는 이런 식으로 얘기합니다. 허허허허↘↗

박태학 기자(이하 박태학) - 그러고보니 지금 목소리도 유튜브에서 듣던 것과 비슷하네요.

카사노박 - 이게 정말 제 평소 어투예요.


2.

박태학 - 유튜브에서 게임 소개하는 기준도 일반 게임 유튜버들과는 다르더라고요. 일단 유튜브라는 게 조회수가 잘 나와야 하니까, 유저 많은 게임이라던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모습이 많이 안 보였어요. 뭐랄까? 스스로 생각해서 '이건 정말 괜찮은 게임이다'란 확신이 든 게임만 소개하는 느낌이랄까.

카사노박 - 원래부터 인디 게임, 그리고 새로운 게임들에 관심이 많긴 했어요. 인디 게임이 지금은 주류가 아니더라도 일정 단계만 넘어서면 많이 대중화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뭐 다른 게임 유튜버 분들과 비교해 조회수, 댓글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계속 이런 테마를 유지해보려고 합니다. 이게 제 컬러라 생각하고 계속 믿어보는 거예요.

박태학 - 제가 그 부분에서 놀랐거든요. 그런 자기 색을 갖고 싶어하는 유튜버도 많고 실제로 시도해보는 유튜버도 많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화제가 되는 게임으로 시작해 어느 정도 구독자를 확보한 후, 도전하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카사노박님은 구독자가 아주 많이 쌓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런 콘텐츠를 꾸준히 내니까, '어, 이러면 쉽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사노박 - 막 자신감이 넘친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걸 한 거예요.

박태학 - 순수하게.

카사노박 - 네. 그냥 진짜 순수하게. 이 스타일대로 가다보면 언젠가 제 유튜브 마니아가 생길 거라고 봤어요. 사실 초창기엔 저도 다른 유튜버들 많이 참고했죠. 대중적인 게임 하면서 조회수 많이 나오는 유튜버들 부럽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게 저한테는 안 맞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면,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이 제 취향에 안 맞는 경우가 많았어요.

박태학 - 초기에 카사노박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패스 오브 엑자일'이었죠? 캐릭터 육성 가이드로.

카사노박 - 그때 많이 올랐죠.

박태학 - 그때도 그럼 본인이 즐거워서.

카사노박 - 그렇죠. 제가 막 패스 오브 엑자일 영상 올리던 당시에는 그게 대중화된 게임이 아니었어요. 카카오 게임즈가 우리나라에 출시하기 이전부터 조금 해본 상태라서 기반 지식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는 정보를 쉽고 재밌게 알려주면 구독자 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죠. 사실 패스 오브 엑자일도 제대로 마음 먹고 '우리나라 최고의 공략을 보여주겠다'라고 접근한 건 아니었어요. 저한테 그 게임은 제 취향에 맞는 인디 게임 중 하나였지, 이걸로 내 유튜브 확 띄워보겠다고 한 건 아니었으니까.

박태학 - 원래 핵앤슬래쉬 게임을 좋아하세요?

카사노박 - 좋아하죠. 엄청 좋아해요. RPG라면 거의 가리지 않고 하는 것 같아요. 한데 로그라이크는 별로 안 좋아해요. 내가 다 키워놔도 한 번 죽으면 처음으로 가거나 많이 잃은 상태에서 다시 하잖아요. 그쪽 게임은 열심히 해봐도 정이 안 붙더라고요. 내가 한 만큼 쌓여있는 게임이 좋아요. 그래서 제가 LOL 안 하잖아요. (웃음)

▲ 실제로 그의 유튜브 콘텐츠는 RPG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3.

박태학 - 그렇다면 본인 취향의 게임 중에서 '아, 이건 유튜브에서 다뤄야겠다'라고 선정하는 기준도 있을 것 같은데.

카사노박 - 무조건 특이한 것.

박태학 - 특이한 게임?

카사노박 - 이게 설명하기 어려운데... 뭐라고 할까요. 딱 처음 봤을 때 인터페이스라던가 시스템이라던가, 아니면 그래픽 등에서 기존과 차별화된 게임들이 있거든요. 그걸 유튜브에서 소개하면 구독자 분들이 좋아하셨어요.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냥 저만의 촉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지금 하는 말이 저 기자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까 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지만, 굳이 더 설명할 필요는 없다. 게임을 정말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해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보는 눈이 넓어지면서 그런 촉이 생길 수 밖에 없으니까. 기자 역시 유년시절부터 수많은 패키지 게임을 즐겨왔고, 덕분에 좋은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구분하는 눈을 갖췄다고 믿는다. 유튜브에서 이 사람이 소개하는 게임들을 보며 뭔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고, 지금 만나보며 대화하니 확신이 든다. 이 사람, 나와 비슷하다.

박태학 - 저희가 카사노박님 유튜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어요. 그...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와 비슷한 인디 게임이었는데.

카사노박 - 있죠. '송즈 오브 컨퀘스트'. 그거 되게 재밌게 생겼더라고요.

박태학 - 맞아요. 저도 그거 스팀에서 보고 즐겨찾기로 저장해놨는데, 이걸 체크한 유튜버가 있길래 깜짝 놀랐거든요. 이 게임이 히어로즈를 아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재밌어보일 수 밖에 없는데, 워낙 예전에 유행했던 게임이다보니 억지로 찾지 않고서야 눈에 띄기는 어려우니까.

카사노박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게이머 입장이 아니라 유튜버 입장에서 보면 이것도 모험이긴 하더라고요. 구독자 아닌 분들한테 '뭐 이런 똥겜을 소개하냐'란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계속 믿는 거죠. 게임을 진짜 다양하게 해 본 분들이라면, '카사노박이 소개하는 게임들은 믿을 만 해'라고 생각할 거라고.

박태학 - 게임 유튜버는 크게 두 분류가 있어요. 게임을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구독자와 조회수를 위해서 게임을 하는 분들이 있고, 정말 게임을 잘 아는데다 본인이 직접 소화한 다음에 유저들에게 소개하는 분들이 있어요. 방송을 보면 차이가 느껴져요. 물론, 구독자수, 조회수가 목적이더라도 그 분만의 방송 재미가 있으니 인기를 끄는 거지만, 게임 기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후자에 눈이 가더라고요.

카사노박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인디 게임도 재밌는데... 그 분들도 많이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박태학 - 그러고보니 카사노박님은 인디 게임 외 대중적인 게임도 많이 하셨잖아요. 얼마 전에 '오딘' 리뷰 영상 찍으셨고.

카사노박 - 저 RPG라면 무조건 해요. 법칙이에요. 나오면 무조건 해 봐요. 사실 오딘도 나오기 전에 정말로 기대 많이 했어요. 그래픽이 너무 좋아서.

박태학 - 저도 정말 기대 많이 했어요. 그래픽이랑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제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의 게임이더라고요. '아, 이거 리니지라이크였네' 싶었는데, 막상 출시되고 나선 또 오래 했어요. (웃음) 다 자동이니까 그냥 켜놓고 다른 게임 하니 부담은 없더라고요. 뭐 아이템 먹으면 좋은 거고, 아님 말고.

카사노박 - 제가 북유럽 세계관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오딘이 북유럽 테마 딱 들고 나오니 기대가 높았죠. 저도 재밌게 했어요. 근데 자동 사냥 위주이다보니 오래는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게임하는 느낌이 안 들다보니까.

박태학 - 카사노박님이 오딘 리뷰한 거 보니까 의외로 막 비판하지는 않더라고요. 오딘 처음 나왔을 때 우리나라 게임 유튜버들 다 해보고 거의 대부분이 '리니지 복사판이다', '한국 게임시장 절망적이다' 이랬는데, 정작 이런 쪽 게임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카사노박님은 의외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는 모습이었어요. 그게 기억에 남았어요.

카사노박 - 리니지라이크라고 해도 게임 만드는 데 개발자들이 고생하는 건 똑같잖아요. 수십, 수백 명 개발자들이 죽을 만큼 고생해서 만든 게임인데, 나한테 안 맞는다고 무조건 비난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딘이 제 취향 아닌 건 사실이지만, 그래픽이나 최적화 등 인정할 부분도 많았어요. 전 그냥 솔직하게 말한 것 뿐이고요.

박태학 - 그럼 모바일 게임은 많이 안 하시나요?

카사노박 - 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자동 사냥을 싫어해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요즘 모바일 게임들 거의 다 똑같아요. 실제로 해봐도 게임 제목이랑 배경만 좀 다르지, 시스템이나 인터페이스가 결국 똑같다보니까.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요. 예전엔 모바일 게임 많이 했어요. 안 한지 좀 됐을 뿐이지.

▲ 이번 인터뷰의 결정적 계기가 된 '송즈 오브 컨퀘스트'


4.

박태학 - 카사노박님은 게임 하나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게임을 모아서 '숨은 보석같은 게임 x선' 같이 기획으로 내는 경우도 많다 보니, 실제로 해보신 게임은 영상 수보다도 훨씬 많을 것 같아요.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아, 이건 진짜 대박이다'라고 생각하는 게임이 있다면?

카사노박 - 저도 가끔 되돌아보면서 그런 걸 생각해보거든요.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게임은 '그린 헬'. 그리고 '발하임'.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그린 헬이요.

박태학 - 어떤 게임이에요?

카사노박 - 그린 헬은 정말 현실 같아요. 예전부터 아마존 정글 같은 데 가보고 싶고, 그런 데서 뭔가 서바이벌 같은 거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 제 바람을 충족시켜준 게임이에요. 생존 게임류 중에선 제일 잘 만든 것 같아요. '더 포레스트'와 비슷한 느낌인데, 그린 헬이 더 현실적이에요.

박태학 - 그린 헬은 아직 많이 알려진 게임은 아니고.

카사노박 - 거의 모를 거예요.

박태학 - 발하임은 대박 난 게임이고.

카사노박 - 발하임은 출시 전에 보고 '이거 대박 날 게임'이라고 느꼈어요. 그래픽 따지기 전에 일단 게임 안에서 할 수 있는 요소가 정말 많더라고요. 제작, 아이템 다양성, 생존 콘텐츠까지 다 들어 있었어요. 제가 원하는 시스템은 다 들어가 있으면서 용량은 1GB밖에 안 하고. 시스템은 또 되게 직관적이더라고요. 전 그때까지 그런 게임을 처음 봤어요. 그 작은 용량에 되게 큰 세상을 넣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모험하는 맛까지 있다 보니, 하면 할수록 '이건 무조건 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태학 - 저희 기자들도 해보고 얘기 많이 했어요. 놀라운 게임이라고.

카사노박 - 사실 그래픽이 조금만 더 좋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아마 그 용량 안에 절대 못 담을 거고.

박태학 - 그럼 "저 카사노박을 믿고, 이 게임 한 번 꼭 해보세요"라고 강력 추천하는 게임도 있을 것 같은데.

카사노박 - 음...

카사노박은 여기서 약 5분 간 신음만 흘리며 고민했다. 그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고 '사실 이 사람, 기억에 남는 게임이 없는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려는 찰나, 그가 입을 열었다.

카사노박 - 기자님, 이거 제가 집에서 정리한 다음에 카톡으로 보내드리면 안 될까요? 리스트를 봐야 해요. 너무 많아가지고... 하나만 못 찍겠어요.

박태학 - 당연하죠.



5.

소개할 게임들 찾으러 스팀을 구석 구석 파헤쳐가고, 발굴한 게임들 하나 하나 다 해봐야 하고, 그런데 영상 편집도 직접 한다. 평균적으로 하루 한 개 영상을 올리는데... 과연 일상 생활이 가능한걸까?

카사노박 - 아침 9시쯤부터 영상 만들기 시작해서 보통 9시간에서 12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그럼 저녁 7시 전후로 끝나는데, 전 그때부터 또 새로운 게임 찾아요. 잠은 3시간이나 4시간만 자면 돼요. 지금은 여건만 된다면 무조건 일에 매진해야될 때라고 봅니다.

박태학 - 썸네일도 직접 다 만드시는 거죠?

카사노박 - 네. 썸네일 만들 때 신경 많이 씁니다. 영상 1개 당 썸네일 만드는 데 거의 1시간 정도 써요. 올리기 전에 유튜브에 한 번 대입시켜 봤다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썸네일 퀄리티가 조회수에 영향을 주니까 꼼꼼히 보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많이 바꿀 땐 영상 한 개 썸네일을 10번도 넘게 다시 만든 적도 있어요.

박태학 -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지칠 법도 한데,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나요?

카사노박 - 그냥 처음부터 이게 내 삶이라고 마음을 먹어버리니까... 이 생활이 재밌어지더라고요. 습관이 되니 정말로 그냥 하게 돼요.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죠. 제가 지금 따로 나와 사는데, 가족들 만나러 갈 시간도 없고. 이번 추석 때도 고민 많이 했어요. 다녀오려면 이틀 정도 유튜브 쉬어야 하니까.

박태학 - 그래도 명절이고 가족이니까.

카사노박 - 네. 그래도 가족이 먼저니까 이번에 고향 갔어요. 근데 갔다 오면서도 솔직히 약간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아, 지금은 영상 작업 쉴 때가 아닌데. 부모님한테 양해 구하고 조금만 나중에 갈 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지금 구독자가 한창 늘어가는 시점이고, 전 유튜버로서 이런 기회가 많이 없다고 보거든요.

박태학 - 1년에 한 번 정도 올까 말까라고 하더라고요.

카사노박 - 그래서 지금은 피곤한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 "명절 때 2일 쉬는 것도 마음에 계속 걸렸어요"


6.

박태학 - 처음에 유튜브 시작하실 땐 조회수 100회도 안 됐다고 하셨잖아요. 그 시절이 언제나 됐어요?

카사노박 - 저는 6개월 정도.

박태학 - 100회도 안 나온 게.

카사노박 - 정확히는 300회 정도 나오기 시작한 게 4개월 차부터였고, 나머지 2달 간은 1,000회도 나올까 말까였어요. 그땐 1,000회 넘으면 그냥 대박이었고.

박태학 - 그리고 패스 오브 엑자일 하신 거구나.

카사노박 - 그거 하자마자 바로 10만 회 나오고, 구독자 3일 만에 2만 명 넘었었죠. 폭발했어요.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갑자기 그러니까 오히려 부담스럽더라고요. '어, 나 아직 준비 안 됐는데'라는 생각만 들고.

박태학 - 카카오 게임즈에서도 연락왔을 것 같은데. 파트너 유튜버 제안 같은 거.

카사노박 - 연락 왔죠. 공식 유튜브에 내 영상 써도 되냐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메일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그땐 괜히 불안해서 그냥 답장을 안 했어요. 이런 식으로 흘러간 게 많았는데... 지금도 제안 오면 아마 똑같을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커져서 제대로 자리 잡고 그런다면 모를까. 지금의 전 이제 막 발걸음 떼기 시작한 꼬마 유튜버라고 보거든요. 지금 좀 잘 된다고, 이런 저런 제안 다 받아들이가다는 제 색을 잃어버릴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게 더 무섭죠.

박태학 - 예전에 수익 공개한다는 영상에서 말씀하신 내용 그대로네요. 한 2019년 영상이었나.

카사노박 - 맞아요. 2019년 말에 올린 영상이에요.

박태학 - 그 마인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것 같아요.

카사노박 - 허허허허, 이상한 거죠. 제가.



7.

박태학 - 그럼 패스 오브 엑자일 영상을 언제까지 올린 거예요?

카사노박 - 첫 영상 올리고 약 3달 간 쭉 올렸어요. 그 다음부터는 거의 안 했고요. 그땐 평균 조회수 4~5만 회 정도 나왔어요.

박태학 - 이후에는 사실상 종합 게임 유튜버로 돌아오셨잖아요. 그럼 다시 조회수 떨어졌을 것 같은데.

카사노박 - 완전히 떨어졌죠. 제가 제일 힘들었을 때가 그 때예요.

박태학 - 몇까지 떨어졌어요?

카사노박 - 뭐, 한 2~3천 회 나왔었죠.

박태학 - 패스 오브 엑자일 구독자들의 영향력이 컸던 거네요.

카사노박 - 그렇죠. 정확히는 패스 오브 엑자일 하던 분들은 계속 구독자로 남아 계셨어요. 그래서 RPG 소개나 리뷰하는 영상은 조회수 항상 잘 나왔어요. 그런데 저는 종합 유튜버이기 때문에 RPG 아닌 게임들도 소개하면서 '사실 저 이런 게임들도 좋아합니다'라는 걸 구독자 분들한테 어필했는데, 조회수가 확 줄어드는 걸 보고 나선 저도 조바심 많이 났어요. 아 이게 아닌가 싶다가도 계속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패스 오브 엑자일 유튜버가 아니라 종합 게임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패스 오브 엑자일 색을 되도록이면 빼고 싶다고. 그 색을 완전히 빼는 데 한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박태학 - 그리고 완전히 종합 게임 유튜버로 자리를 잡으셨죠.

카사노박 - 저는 지금이 훨씬 좋아요. 패스 오브 엑자일이든 어떤 게임이든 한 게임에 매달리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종합 게임 유튜버는 새로운 게임이 곧 콘텐츠니까. 내가 설정하는 방향에 따라 계속 할 수 있거든요. 제가 패스 오브 엑자일 유튜버 하던 시절, 같은 게임 하는 다른 유튜버 분들도 쭉 보고 있었는데, 정말 딱 한 가지 게임만 하는 거예요. '저건 조금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 그 때도 패스 오브 엑자일 하다가 갑자기 이상한 게임 올리고, 또 잘 나가다 요상한 게임 올리고 하면서 조금씩 저의 정체성을 보여줬거든요.

박태학 - 지금은 카사노박님이 더 구독자가 많고.

카사노박 - 어쩌다 보니 더 많아지긴 했습니다. 그땐 모험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십만 구독자 가진 유튜버 분들이 보시기엔 저도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 (웃음)

▲ 카사노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패스 오브 엑자일'


8.

박태학 - 게임 시장 계속 보고 계시니까 더 잘 아실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디아블로2 레저렉션' 같은 조회수 대박이 보이는 게임이 출시되면 유혹같은 게 들지 않나요? '맨땅 팔라딘 키우기'같은 거. 제목만으로 조회수 보장이 되잖아요.

카사노박 - 그런 유혹 있죠. 패스 오브 엑자일 때처럼 레저렉션 출시되자마자 제가 그거 잡고 공략 영상 집중했다면, 조회수도 잘 나오고 한 달에 1,000만 원 넘게 벌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미 전 구독자분들한테 약속을 했어요. 다양한 게임을 소개해드릴거라고. 그리고 제 유튜브 정보란에 이렇게 적어놨어요. 게임 소개를 위해 만든 채널이고, 난 게임이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정말 재밌어보이면 가져오겠다고. 그렇게 제 입으로 말했는데, 갑자기 조회수 나온다고 또 한 게임만 파고 그러면 최근에 제 구독자 되신 분들이 '어, 이 사람 인디 게임 많이 소개해줘서 구독했는데, 갑자기 또 한 게임만 하네'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사실 저도 지금 레저렉션 공략 영상 올리고는 있어요. 그런데 그런 영상과 영상 사이의 기간을 일부러 좀 많이 두고 있어요. 준비 다 됐다고 너무 쭉 몰아서 내보내면 레저렉션 유튜버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한테 가장 중요한 건 새로운 게임, 뭔가 달라보이는 게임을 소개하는거지 인기있는 한 가지 게임 공략도, 당장 눈 앞의 조회수도 아니니까요.


박태학 - 진짜 그 유혹 떨치는 게 쉽지가 않을 텐데.

카사노박 - 사실은... 맞아요. 저도 다른 유튜버 분들 레저렉션으로 조회수 쭉 끌어올리는 거 보고 배 아플 때 많았어요. 아...(그는 여기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요. 여기에 흔들렸으면 옛날에 패스 오브 엑자일 계속 했을 거고.

▲ "저도 레저렉션 공략 영상 올리긴 합니다. 그 사이에 저만의 콘텐츠를 더 많이 올릴 뿐이죠"


9.

그는 MCN에 소속되지 않았다. 자기 색을 잃을까봐 걱정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가입 제안도 여러 차례 거절했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박태학 - 다루는 분야가 확실하고 구독자도 안정적으로 늘고 있으니 국내 MCN들이 탐낼 것 같은데.

카사노박 - 네. 근데 정말 안 들어갈 거예요. 최근에도 연락오는 곳이 있었는데 계속 거절했어요. MCN이 싫은 건 아닌데, 여러 사람 만나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러는 게 자신이 없어요. 제가 좀 꼬여서 그런 건지 몰라도... 옛날엔 사람 만나서 노는 거 좋아했는데, 요즘은 좀 멀리 하게 되더라고요.

박태학 - 과거에 사람에 크게 한 번 데여 본 느낌이 들어요.

카사노박 - 비슷해요. 제가 예전에 가구 유통 관련 일을 했거든요. 한 번 AS 터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정말 하루에 전화가 수십, 수백 통이 왔어요. 전화 딱 받으면 그냥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 당시 가구를 다섯 컨테이너 정도 팔았는데, 여기저기서 다 문제가 생기니 정말 평생 먹을 욕을 그 때 다 먹은 거죠. 그런 생활을 일주일 가까이 하니 나중에는 그냥 핸드폰만 멍하니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사업하던 당시에 나이도 어리니까, 주변 어른들이 그냥 저 보면 다 욕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 구미로 온 거예요. 그냥 혼자 사는 게 낫더라고요. 마음 편하고.

▲ "지금은 혼자 영상 만들 때가 제일 행복해요"


10.

박태학 - 반면에 정말 기대 많이 했는데, 막상 출시되고나서 보니 '아, 이건 아닌데' 싶은 게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카사노박 - 거의 다 그래요 사실.

박태학 - 아, 그래요?

카사노박 - 제가 기대할 땐 정말 엄청나게 기대하거든요. 그런데 한 번도 제 기대에 100% 부응한 게임은 없었어요. 아까 말씀드린 그린 헬도 개발 취지나 분위기는 참 좋아보였는데, 제가 게임 하던 도중에 본 버그도 많았거든요. 개선만 되면 정말 비전이 큰 게임들인데.

제가 아주 예전에 한 게임 중에 '니펠하임'이라는 게임이 있어요. 거의 대부분 유저분들도 모르시는 게임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되게 재미있게 했거든요. 물론, 완벽한 게임은 아니에요. 플레이타임도 너무 짧고, 시스템도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았는데, 이런 저런 부분만 고치면 유튜브에서 더 많이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자랑하고 싶은 게임이었거든요. 뜯어보면 정말 재밌는 게임들인데, 막상 합치면 '갓겜이다'라고 말하긴 그렇고... 참 이게 애매합니다.


▲ "사람들이 잘 모르던데... '니펠하임' 정말 재밌어요. 완벽한 게임은 아니지만"


11.

그는 영어를 잘 했다. 캐나다 유학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그런 그의 영어 실력과 미묘한 유머 코드가 어우러지며 기자를 빵 터뜨리게 만든 영상이 있었다. 지금 카사노박 TV 대문에 걸린 '디아블로2 레저렉션 개발자와의 심층 토론'으로, 마치 본인이 직접 개발진을 인터뷰한듯한 연출에 더빙까지 홀로 수행했다.

카사노박 - 다 만들고 나서 제가 다시 보는데도 뭔가 뿌듯한 거예요. 그런데 생각보다 조회수가 별로 안 나왔어요.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대문에 걸었어요. 화면 구성부터 하나 하나 편집하는 데 10시간 훨씬 넘게 걸렸는데... 나름 야심작이었거든요. (웃음)

박태학 - 그 아이디어와 연출이 너무 웃기더라고요.

카사노박 - 그런 장난기가 자주 떠오르긴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많이 못 써먹었어요.

박태학 - 시간을 딱 정해놓고 유튜브에 업로드하시는 거예요?

카사노박 - 보통 저녁 6시 쯤 한 편씩 올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너무 많이 지나갔다 싶으면 그냥 다음 날 올리고요.

박태학 - 아, 루틴이 있는 거네요.

카사노박 - 그렇죠. 재밌는 영상 많이 올리고 싶은데, 말씀드린 것처럼 영상 올리는 시간대를 정해놓고 하다 보니, 그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더라고요. 영상 만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뭔가 웃긴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해요. 아, 그냥 웃긴 포인트 조금만 빼고 그냥 올릴까 이런 생각 맨날 들고. 지금도 그 고민하면서 살아요. 루틴을 2일로 늘리면 지금보다 더 재밌는 영상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같은 신생 유튜버는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보니까.

박태학 - 다른 사람 웃게 만드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카사노박 - 옛날부터 그게 그렇게 좋았어요. 제가 어렸을 땐 주변에서 재밌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 제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재밌는 녀석이었어요. 그런데 나이를 어느 정도 먹다 보니 예전처럼 그렇게 빵빵 터지게 못 하겠더라고요. 뭔가 몸을 좀 사리게 되었다고 할까. 친구들 만나면 '니 지금 아재 개그 하나' 이래요. 하나도 안 웃기대요.

박태학 - 왜 갑자기 그렇게...

카사노박 - 제가 해병대를 나왔는데, 군대라는 데가 그렇잖아요. 좀 딱딱하고 말 함부로 못하잖아요. 거기 가서 입 근질거려도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날이 이어지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그나마 유튜브에선 좀 유머 코드를 생각하고 넣을 시간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죠. (웃음)

박태학 - 그럼 그 유튜브에 가끔 올리는 '관종극장'은 옛날 느낌 살려서 내는 건가요?

카사노박 - 맞아요. 근데 옛날 감각 그대로 콘텐츠 만들었으면 저 지금 아마 100만 유튜버 됐을지도 몰라요. (웃음) 해병대에서 그 감각을 그만...

박태학 - 관종 극장 보면 지금도 주목받는 거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

카사노박 - 관종 본능은 지금도 있긴 있는 거 같은데... 정확히는 주목받는 게 좋다기보단 그냥 셀프 만족 같은 거예요. 제가 만든 거 돌려보면서 제가 재밌으면 그게 그렇게 뿌듯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같이 웃어주시면 더 좋고.

▲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관종 극장'


12.

박태학 - 본인 스스로 정해놓은 '조회수 대박' 기준같은 게 있나요? 이 정도 이상 나오면 잘 나왔다 싶은.

카사노박 - 음... 저는 제가 만든 영상 올릴 때 감이 와요. '이 영상은 조회수 이 정도 나오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거의 틀린 적이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수치라고 한다면, 지금은 영상이 조회수 30,000회 정도 나오면 만족하고 있어요. 20,000회 정도 나오면, '아 좀 분발해야겠네'라는 생각 들고.

박태학 - 패스 오브 엑자일이나 최근에 레저렉션처럼 '이 게임은 다루면 조회수 많이 나오겠다' 싶은 게임도 보이나요?

카사노박 - 전 뉴월드를 기대 많이 했어요. 개인적으로도 참 재밌게 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잘 안 먹히더라고요.

▲ "뉴 월드 재밌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성공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박태학 - 소개하시는 게임들을 실제로 100% 다 해보시는 거예요?

카사노박 - 다 해봤어요. 하나도 안 빼먹고.

박태학 - 본인이 만든 영상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게 있을 것 같아요. 그전에 안 해본 시도를 해봤다던가, 아니면 정말 고생을 많이 해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던가.

카사노박 -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까 말했던 디아블로2 개발자와의 대담 영상이고요. 그리고 관종극장 2편. 마지막으로 제 유튜브 초창기 때 제가 혼자 1인 2역 맡아서 모노 드라마 만든 게 있었거든요. 당시엔 정말 애착이 넘쳤는데, 최근에 보려니 너무 오글거리더라고요. (웃음) 지금은 그 영상들 다 삭제했어요.

박태학 - 지금까지 업로드한 영상이 총 몇 개 정도예요?

카사노박 - 한 300개 쯤 될 것 같은데. 지운 거 합치면 거의 500개 될 거예요.

박태학 - 노박님 구독자 이제 60,000명 넘기 시작했잖아요. 잘 하면 올해 안으로 실버 버튼 받을수도 있겠는데요.

카사노박 - 최근 두 달 동안 구독자가 많이 올랐어요. 이대로 잘 유지한다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실버 버튼 받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처럼 꾸준히 해야죠. 유튜브가 신기하면서 또 잔인한 게, 열심히 하면 구독자 꾸준히 오르고, 조금이라도 불성실하면 구독자와 조회수에서 바로 티가 나요.


and.

박태학 - 다시 근본적인 질문 하나 던질게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다른 게임 유튜버와 비교했을 때 특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카사노박 - 음... 유행에 안 흔들리는 것. 그리고 다른 유튜브 콘텐츠를 퍼와서 자기 것처럼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아이디어와 소스를 외부에서 가져오더라도 최대한 가공을 거쳐서 카사노박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연출이 될 수도 있고, 유머 코드, 혹은 추가적인 정보가 될 수도 있는데, 되도록이면 전부 다 풍성하게 넣어서 구독자 분들이 믿고 볼 만한 영상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박태학 - 구독자 이벤트 같은 거 해보셨어요?

카사노박 -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박태학 - 하실 계획은?

카사노박 - 한 번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아직 막연한 단계라... 어떤 걸 드려야 구독자 분들이 좋아하실지도 모르겠고... 음...(한참을 고민하다가) 이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어요.

박태학 - 아까 MCN 안 들어가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따로 어시스트나 편집자를 둘 계획은 없으신가요?

카사노박 - 그것도 생각은 해 봤는데, 일단 제가 편집자 둘 정도로 많이 벌고 있는 것까진 아니고요. 그리고 편집자가 제 유머 코드를 잘 캐치해서 그걸 편집으로 잘 살려줄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어요. 사실 제 영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거거든요. 제가 직접 영상 만드는 이유도 거기에 있고.

박태학 - 유튜버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카사노박 - 이전에 구독자님들 앞에서 약속드린대로 좋은 게임들 많이 찾아서 열심히 소개할겁니다. 그게 게임 유튜버로서 첫 번째 목표이자 마지막 목표이고요. 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제가 게임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게 영화거든요. 나중에 돈과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제 이름으로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어요.

박태학 - 영화요?

카사노박 - 게임과 영화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알고 있냐 묻는다면, 사실 영화가 더 자신있어요. 1950년 대 이후로 나온 영화는 거의 다 본 거 같고요. 외국 배우들 뒤통수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을 정도예요. 장르도 가리지 않는데, 특히 공포 영화를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영화 만든다면 아마 공포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박태학 - 공포 영화.

카사노박 - 네. 공포 영화 만든 이후로 저는 이미... 해외로 나가있을 거고. (웃음) 아이디어는 많아요. 이건 나중에 궁극적인 목표로.

박태학 - 아니 그런데 이거 기사에 썼다가 구독자들이 보고 '어, 뭐야. 카사노박 이제 게임 안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

카사노박 - (단호한 표정으로) 그럼 안 되죠!

박태학 - 구독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한 마디.

카사노박 - 게임 계속 지금처럼 초심 잃지 않고 다룰 거고요. 뭐라고 해야 하지... 공포... 공포 게임을 만들게요. (웃음) 이건 농담이고, 제 유튜브에 기반이 되어 주신 구독자 분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계속 내면서 제 개인의 목표인 공포 영화도 한편 멋지게 만들어 보는 게 꿈입니다. 물론, 영화 만드는 건 한 20년 정도 후의 이야기고, 지금은 당연히 게임만 집중해서 나아갈 거니까 계속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구독자 여러분, 진짜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