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P의 거짓'을 주목시키는 전략
  • 강연자 : 최지원 PD
  • 발표분야 : 게임, 마케팅, 노하우
  • 강연시간 : 2021.11.19(금) 14:00 ~ 14:50
  • 강연 요약: 게임 실제 플레이에 앞서 소개와 설정만으로 주목시키고 각인시킬 수 있었던 노하우


  • ■ 익숙한 것을 비틀어라


    네오위즈 콘솔 게임 'P의 거짓'은 처음 스팀 소개 페이지, 유튜브 게임 전문 채널에서 컨셉 시네마틱 트레일러만 공개됐다. 최지원 PD는 첫 공개 이후 기사 250여 건, SNS를 통한 3천 건의 공유, 영상 조회 수 88만 이상, 좋아요 2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네오위즈 내부에서도 뜨거운 반응이라 판단했다. 최지원 PD는 이 결과가 "게임에 대한 관심을 사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지원 PD는 업계 경력 15년 차다. 다크블러드 온라인, 에스커 온라인, 로스트아크 전투 총괄을 담당했다. 주로 액션 게임 기획자로서 활동했다. 최지원 PD는 어릴 적부터 콘솔과 싱글 패키지 게임을 주로 즐겼다고 소개했다.

    ▲ 'P의 거짓' 바탕이 된 게임들

    'P의 거짓'은 최지원 PD가 지금까지 즐긴 게임들이 반영된 결과다. 키워드로는 콘솔, 소울라이크 장르다. 최근 한류 파워도 반영됐다. 그는 영화 기생충, 아이돌 BTS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지만, 우리 게임은 기생충, BTS 반열에 오른 작품이 없다고 봤다.

    ▲ K-소울...?

    최지원 PD의 고민은 이미 소울라이크 장르는 잘 만드는 해외 개발사가 있다는 점이다. 그는 단순히 잘 만들고, 열심히 만든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 최지원 PD는 "발매 전 게임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여야 하고,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큰 방향으로 잡게 됐다"고 전했다.



    ▲ 그렇게 시작된 'P의 거짓'

    그래서 주목시키는 전략이 필요했다. 익숙한 개념을 도입하되, 다르게 표현해 유저가 주목하게 만들기로 했다. 최지원 PD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 잘 알려진 시대, 유명한 장소를 선정해 다르게 표현하기로 했다. 개인적인 성향도 반영된다. 이미 넘치는 다크 판타지, 포화되어버린 중세 유럽시대 이야기, 2차원적 권선징악은 피하기로 했다.

    이 기준으로 선택된 게 피노키오 이야기다. 최지원 PD는 "의외라 생각할 수 있으나, 피노키오 원작을 읽어보면 블랙코미디, 잔인함, 매력적인 캐릭터가 가득하다"며 "게임 원작으로 피노키오의 모험을 큰 고민 없이 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지원 PD는 원작 피노키오를 다르게 표현하기로 한다.

    피노키오 이야기에서 핵심은 거짓말이다. 최지원 PD는 거짓말을 게임 내 요소로 담고, 메인 퀘스트 시스템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일례로 유저가 특정 적을 제거하면 NPC와 대화를 하게 된다. 적을 제거했냐는 물음에 제거하지 않았다고 답하면, 거짓말이 된다. 'P의 거짓'에서는 다른 퀘스트와 달리 제거하지 않았다고 답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면, 인간성 포인트를 얻게 된다. 원작 피노키오와는 반대다.

    ▲ 거짓말도 원작에서 비틀었다

    최지원 PD는 거짓말이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이 복합적인 계산과 목적을 갖고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P의 거짓'에서는 피노키오가 인간이 되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면, 인간성 포인트를 얻는다. 그는 "앞선 일례는 매우 단순화된 경우며 실제 게임에서는 깊이 있고 철학적인 고민을 요하는 퀘스트로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방식으로 시대를 정하고 재구성했다. 최지원 PD 눈에 들어온 것은 19세기, 프랑스, 벨에포크 양식이다. 벨에포크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프랑스에서 가장 번성했던 시기를 뜻한다. 이때 에펠탑이 지어지고 만국박람회가 개최됐다. 벨에포크는 시도, 다양함, 융합, 혁신, 문화, 예술이란 단어로 표현된다. 그리고 아직 다른 게임이 선점하지 않은 요소이기도 하다.

    벨에포크 특징인 '융합'은 게임 내 시스템으로 나타난다. 무기의 날과 손잡이를 분리하고, 분리된 서로 다른 무기와 조합해 새로운 형식의 무기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무기 스펙뿐만 아니라, 모션과 패턴도 변한다.

    ▲ 슬레이브 암

    슬레이브 암은 인형 피노키오에 '혁신'을 나타낸다. 팔을 개조해 특수 공격을 할 수 있다. 최지원 PD는 "앞으로도 개성 넘치는 슬레이브 암들이 등장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시도'는 음악에서 엿볼 수 있다. 최지원 PD는 "벨에포크 양식을 나타내기 위해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 결과 P의 거짓의 음악을 담아내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P의 거짓 개발사인 네오위즈는 디제이맥스를 품고 있다. P의 거짓 음악은 디제이맥스 BGM 팀에서 진행한다.

    'P의 거짓' 무대는 프랑스다. 원작은 이탈리아 배경이다. 장소를 바꾼 이유에 대해 최지원 PD는 "이탈리아는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로 유명한 국가이지만 19세기를 표현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근대와 르네상스 문화가 두드러진 프랑스를 무대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는 벨에포크 시대를 대표하는 국가다.

    ▲ 낭만의 도시 파리를, '고담 파리'로

    최지원 PD는 낭만 이미지가 가득한 프랑스를 '고담 파리'로 개편했다.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어둡고 공포와 광기로 넘치는 도시로 표현하기로 했다. 아름다운 프랑스 도시를 처참하고 표현하면, 바로 주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지원 PD는 "잘 알려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 동화로,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새롭게 재해석하여, 낭만적인 프랑스 도시 이미지를 어둠과 광기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고 정리했다. 기존 소울라이크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지원 PD의 노력과 고민이 잘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최지원 PD는 자신이 기대한 것보다 더 높은 관심도를 이끌어냈다.

    ▲ "인형에 탈모를 적용했다"

    콘솔 불모지에서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게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 최지원 PD는 "항상 생각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경험은 없었다"며 "다양한 생각들을 차곡차곡 오래 쌓다 보니, 개발하는 과정도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굳이 콘솔 게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설, 영화처럼 개인이 혼자 몰입하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게임도 좋지만, 싱글 게임 영역을 우리가 계속해 개발해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