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 최고참 된 '온플릭'이 본 한화생명의 가능성
장민영, 유희은 기자 (desk@inven.co.kr)
스토브 리그 기간 중 많은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LCK 첫 경기부터 농심 레드포스를 꺾는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이변의 주인공은 새롭게 합류한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이었다. 정글러로서 노련하고 확고한 판단을 이어가면서 당일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생명에 온 '온플릭'의 역할은 샌드박스 게이밍에서 '도브-서밋'과 함께 하던 시절과 다르다. 어느 순간 프로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 사이에서 최고참이 돼 있었다. 그렇지만 게임 내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깔끔하게 소화하면서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다음은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온플릭' 김장겸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첫 경기에서 상대 농심 레드포스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본인은 "이길 것 같았다"는 말을 했는데, 혹시 근거가 있었을까.
스크림을 해보면서 '이 정도면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만의 색깔을 잘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Q. 상대한 농심 레드포스에 임혜성 코치가 있다. 임혜성 코치와 샌드박스 게이밍 시절에 함께 활동한 적이 있는데, 오늘 상대로 만나게 됐다.
샌드박스에서 함께 할 당시 챔피언 숙련도 보단 정글러의 역할에 관한 코칭을 받았다. 올해 미디어데이에서도 만났는데, 코치님이 장난식으로 "봐달라"는 말을 하더라. 이에 나도 "잘하면서"라고 능청스럽게 받아쳤지만, 속으로는 '어림도 없지'라는 생각을 했다.
Q. 2019년부터 신 짜오 플레이에 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오늘도 그런 자신감이 있었나.
그 때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 당시 잘한 기억이 있어서 오늘도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9년이라면 내가 신 짜오의 삼조격을 잘 쓴다고 인정하겠지만, 이제 모든 프로 정글러들이 잘 쓴다. 요즘에는 신 짜오의 진입각을 잘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 데, 그게 내 신 짜오 플레이의 장점이 된 것 같다.
Q. 1세트에서는 상대가 신 짜오의 진입을 모두 받아치면서 무리한 공격이 됐다. 그래도 자신감은 변함없었나.
1세트에서 내 동선이 많이 꼬였다. 그리고 올해 첫 경기여서 나를 비롯한 팀원들 대부분 손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2세트에 들어서니까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경기도 잘 풀리더라. 그러면서 과감한 다이브 콜까지 잘 됐다.
Q. 팀에 LCK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팀에 어떤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게임 안에서 방향성을 못 잡는 경우가 있다. 요즘 같은 경우 모두가 오더를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방향성을 잡아주면 좋다. 코칭 스태프가 경기전에 지도하기도 하지만, 선수가 선수한테 말할 때 더 와 닿는다.
오늘은 경기에서 협곡의 전령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우리가 유리해졌을 때 상대 팀이 어떤 플레이를 할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짚어줬다.
Q. 한화생명이 이번 시즌 성장이라는 목표로 임하고 있다. 본인이 보기에 팀원들의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가.
이미 다들 LCK-LPL 경험이 있긴 하다.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라서 가다듬으면 될 것 같다. 팀원들이 프로 게임을 오래 하진 않아서 게임에 관한 지식이나 운영이 부족한데, 그 부분은 코칭 스태프가 채워주고 있다.
Q. 신 짜오 외 자신 있는 챔피언이 있는가. 어떤 챔피언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진부한 답변이겠지만, 나도 리 신에 자신이 있다. 아직 리 신을 못 꺼낸 게 아쉽긴 하다. 리 신은 라이너가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 플레이 메이킹을 잘해줄 수 있다. 신 짜오와 역할 자체는 비슷하다. 물론, 리 신으로 '배달'도 자신 있다.
Q. LCK에 강한 정글러가 많다. 어떤 정글러가 강하다고 평가하나.
T1 '오너' 문현준 선수가 잘하는 것 같다. '오너'의 플레이를 보면, 본인의 플레이에 확신이 있더라. 그런 친구들이 잘되는 것 같다. 정글러 뿐만 아니라 라이너들도 자기 실력에 자신감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이제부터 기대할 만한 팀이 되겠다.
장민영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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