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리턴은 주기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다. 예를 들어서 UI가 개선되거나, 새로운 게임 시스템이 추가되고, 기존의 규칙을 새롭게 변화하기도 한다. 시즌 4 종료 후, 진행되고 있는 프리 시즌 역시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이해 큰 변화를 이룩해냈다. 변화점은 다음과 같다.

● 듀오/스쿼드 자동 부활 시스템 도입
● 멧돼지 점프
● 일부 장식 장비에 ‘액티브 아이템’ 효과 추가
● 교전 핑 삭제
● 임시 및 최종 안전지대 개선 및 아이템 상자 추가
● 무기 장비, 음식 하향 및 캐릭터 버프

이 중에서 제일 큰 변화점을 꼽자면 자동 부활 시스템, 멧돼지 점프, 액티브 아이템일 것이다. 물론, 교전 핑 삭제와 기타 개선점 또한 게임의 분위기를 바꾸기엔 충분했다. 생존에 주의를 기울이며 기회를 노리던 하이에나 요소가 줄어들었고, 역으로 서로 교전하기 바쁜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어떤 이들은 훌륭하다고 평가하나, 어떤 이들은 게임의 깊이가 얇아졌다며 비판했다.

과연 이터널 리턴 시즌 5 시작에 앞서 변화된 시스템들은 어떤 느낌일까? 직접 플레이해보며 느낀 바를 적어보았다.



듀오/스쿼드 자동 부활 시스템 도입




우선 '자동 부활 시스템'은 여러 유저의 의견이 갈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존 방식은 세 군데에 있는 부활 콘솔을 사용해서 부활하는 방식이었기에 제한이 걸려있었고, 부활을 막기 위해 부활 콘솔 장소로 찾아가 부활을 저지하는 전법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둘 다 그럴 필요가 없다. 하이에나 전법과 루즈해지는 게임 템포를 저지하기 위해서 자동 부활 시스템이 생긴 것이니.

이제 죽으면 부활까지 단 '30초'만 버티면 된다. 듀오나 스쿼드 팀에서 한 명만 살아남으면 이제 죽은 인원은 30초 후에 등장하는 하이퍼루프를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부활할 수 있다. 시스템을 처음 봤을 땐, 밤낮이 바뀔 때마다 부활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바로 부활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 때문에 스쿼드에서는 야생동물을 잡아가며 천천히 성장하는 방식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변했다.

이젠 1일 차 밤 전에 모든 장비가 완성되면, 서로 모여서 거의 한 장소에서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지속적인 교전을 통해 상대방을 많이 죽인 한 팀이 생기면, 이제 그 팀이 우승 유력 후보가 된다. 3일 차가 되면 부활 시스템이 정지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보통, 3일 차까지 6팀 전원이 살아남거나, 혹은 3팀 정도가 살아남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그만큼 틈을 보이기 힘든 지속 교전이 많았다고 보면 된다.

이제 VF 혈액 샘플이나 미스릴, 포스 코어 등의 강화 재료를 사용한 업그레이드 또한 3일 차 후에나 생각해봄직 해졌다. 3일 차 전까지 무한으로 부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방과 교전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부활하게 되면 자신의 재료는 유지되기 때문에, 식량을 최대한 만들어뒀다면 문제없이 겨룰 수 있고 싸우면서 '무기 숙련도'를 높이면 우승에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이번 패치의 최대 쟁점은 자동 부활 시스템일 텐데, 이는 지속 교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요소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장점으로 생각하자면 불쾌함을 느끼기 쉬운 하이에나 요소를 많이 줄이고 지루해지기 쉬운 초중반부를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교전으로 상쾌함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 생각해보면 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거한 셈이니 교전 이외의 방식을 택하던 플레이어에겐 달갑게 보이진 않을 수 있다.

여담으로 자동 부활 시스템은 듀오에선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듯하다. 2명이 팀을 이루는 듀오 특성상, 한 명이 살아남기 힘든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교전 장소가 멀찍이 떨어진 때도 있고 무기 숙련도가 이미 상당히 벌어진 경우도 생기는데, 그러면 부득이하게 야생동물이라도 잡아 숙련도 작업을 해야 한다.

▲ 이렇게 빠르게 적을 죽여도

▲ 한 명만 잘 살아남으면 역전승도 노려볼 만 해졌다



멧돼지 점프



▲ 멧돼지 점프......?

좀 신기했다.

처음 봤을 때는 "고작 멧돼지가 점프 좀 한다 해서 뭐가 달라지겠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뜯어보니까 괴상한 물건이 나왔다. 이제 멧돼지가 돌진해서 플레이어에게 부딪히면 저 멀리 날아간다. 처음엔 컨셉 자체에 크게 당황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 또한 하나의 전략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빨리 해당 시스템에 대한 숙지가 필요해졌다.

사용법은 극히 단순하다. 멧돼지를 빠르게 죽이지 않고 그냥 쳐서 방향을 유도하면 된다. 때문에, 멧돼지 점프를 사용하는 유저들을 보면 일단 원하는 방향으로 멧돼지를 때리고 근처에 가만히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극한으로 이용하면 '공격적인 형태'로도 쓸 수 있다. 님블뉴런이 제시한 예시는 긴급한 상황에서 멧돼지 점프를 통해 도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제시한 것이지만, 유저는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유키의 궁극기, '화무십일홍'을 멧돼지 점프 직전에 사용해 저 멀리 날아가면서 적에게 즉시 펼치는 방식이다. 화무십일홍은 강력한 궁극기인 대신, 이펙트가 화려하고 시전 시간이 길어 대응하기 쉬운 필살기에 속한다. 그런 필살기를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대응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느닷없이 등장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우의 '선빵필승'도 마찬가지다. 멧돼지 점프를 사용해서 상대방과 비슷한 곳으로 날아간 뒤, '벽각'을 찾아 벽꿍을 박는 전략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초보자들에게 있어선 '멧돼지 점프' 숙련까지 요구될 수 있어 점차 진입장벽이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멧돼지 점프를 적절한 시기에 이용치 않아 도주를 허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상대방에게 이용당할 경우엔 곤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 점프를 어떤 시기에, 적절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지는 경우가 보이기에 멧돼지 점프는 점차 권장 사항이 아닌, 승리의 방정식에 필요한 필수 사항이 될 수도 있다.

▲ 이런 멋진 연출도 가능해졌다



액티브 아이템




액티브 아이템은 장식 장비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만 부여되어 있으며, 말 그대로 '특정 버튼을 입력해서 장비에 장착된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본 키값은 F1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옵션 창에서 변경할 수 있다.

일단 기존에 자주 쓰였던 '궁기병의 화살통'을 너프하고, 대신 상위호환으로 등장한 '살라딘의 화살통'에 붙어 있는 액티브 아이템 스킬을 써봤다. 해당 스킬 이름은 '가속'. 사용 시 2.5초간 이동 속도 0.2(근거리)/0.1(원거리)이 증가하고 다른 대상과 충돌하지 않는 스킬인데, 긴급하게 빠르게 움직여야 할 시에 써먹기 좋은 스킬이었다.

액티브 아이템의 효과를 둘러본 결과, 꽤 다양한 효과가 나열되어 있었지만, 아쉽게도 '살라딘의 화살통'을 제외한 액티브 아이템의 효과를 제대로 본 적은 없다. 액티브 아이템 효과를 보유한 장식은 거의 고급 재료를 통해 제작되기에 쉽사리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는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단순히 전투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승패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포인트라서 향후 좀 더 다양한 요소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 액티브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교전 핑 및 개선점




이번 시즌부터는 교전으로 인해 나오는 맵 알람, '교전 핑'이 사라졌다. 덕분에 싸우고 있는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져 하이에나가 나타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다만, 야생동물을 처치하거나, 무언가를 채취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핑이 등장한다. 교전 상황만 사라졌을 뿐이지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핑은 뜨기 때문에, 적을 향해서 돌격하거나 상황 파악 후, 도주도 가능해졌다.

또한, 상자의 수를 늘리고 배치를 변화시켰는데, 이로 인해 새로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 생겼다. 예를 들어서 아이템의 위치가 조금 변경되었다던가, 상자의 위치가 개선되어 기존에 먹었던 위치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던가, 하이퍼루프의 위치가 변경된 구간이 있다. 특히, 공장 하이퍼루프 같은 경우에는 가끔 기존 루트에서 헤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신, 파밍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고 전처럼 여러 상자를 파헤쳐가면서 억지로 재료를 획득해야 할 필요성은 줄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체력 관련 음식이나 공격력 관련 무기 장비들을 너프하고, 대신 그 능력치를 캐릭터에게 돌려주었다. 패치 방향성이 '지속적인 교전'이기 때문에, 장비에 의존하는 현 성향을 버리고 새롭게 캐릭터의 순수한 성능만으로도 교전이 가능하도록 맞춘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추가 파밍을 할 필요 없이 스쿼드에선 대부분의 캐릭터가 서로 파밍이 끝나자마자 교전을 펼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 이제는 적을 잡아 무기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전체 후기



아직 시즌 5가 시작되지 않았으며, 랭크 게임이 돌아가지 않았기에 재검증이 필요한 기간이다. 그 때문에 여러 유저의 의견이 프리 시즌에서 나오고 있으며, 현 패치 상황만을 봤을 때는 장단점이 뚜렷해졌다는 인상이 깊다.

우선 님블뉴런이 의도했던 '지속적인 교전, 그리고 재미' 면에서는 의도대로 먹힌 것으로 보인다. 교전 속도는 앞당겨졌고, 무한 부활을 통해 모든 유저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캐릭터의 성능을 보완해 싸운다. 이로 인해 3일 차 내외에서 승패가 거의 결정되기도 하고, 반대로 6팀 전원이 살아있어 후반부를 노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적어도 이번 패치로 인해 듀오/스쿼드 대회의 보는 재미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솔로에서는 큰 변화점이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물론 마지막 금지 구역의 위치를 재조정해 적절한 거리를 벌려놓은 것은 좋지만, 제일 밸런스에 큰 영향을 준 무한 부활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흐름 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게임 템포가 굉장히 라이트해졌고, 함정을 이용하거나 생존하는 형태로 꾸준히 기회를 노리는 플레이가 사라져 단순해졌다고 비판하는 유저도 없지 않았다.

게임의 밸런스는 아주 약간의 수치 조절만으로도 재미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변화들 역시 유저들 사이에서 재미에 대한 의견과 평가가 분분하지만 프리 시즌과 정규 시즌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즌 5에 앞서 다양한 검증이 진행되는 프리 시즌인 만큼, 앞으로의 패치와 방향성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