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외부 컬럼니스트의 글로써 본지의 논조와 다를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열자(列子)》 〈황제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송나라의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많이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가 부족하게 되자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말하기를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제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원숭이들은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살 수가 없다며 아우성을 쳤습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그들은 그거 좋다며 기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짜피 하루에 7 개의 도토리를 받긴 마찬가진데.. 그걸 좀 일찍 받는다고 해서
만족해 하는 원숭이들의 단순함을 빗대어 사람들의 어리숙한 면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리니지2 는 그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리니지의 속편입니다.
그래서 지명이나 몹의 이름.. 각종 스킬명은 물론 시스템까지 매우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또 스토리상으로도 리니지2 는 리니지의 앞시대를 그리고 있어서 서로 연결되어 있죠.
개인적으로 만일 리니지3 가 나온다면.. 드워프와 오크.. 다크엘프 동맹이 휴먼과
엘프(요정) 연합에 패하면서 아덴월드에서 사라지게 되는 과정을 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중에 다크엘프는 리니지에 재등장하게 되지만 말이죠.





초인기 캐릭인 우리가 쉽게 사라질 줄 알았어? 훗!



그러나 리니지2 의 경우 계속되는 패치로 점차 리니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분명 형제 게임이긴 하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좀 더 소프트해진 게임성과.. 좀 더 외국게임 스타일에 근접해 간다고 할까요?
몇 가지 예를 들면 리니지2 에서 만렙은 리니지1 처럼 몇몇의 초인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리니지1 에는 만렙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80 레벨 이상이라고 가정해도 말이죠)



리니지1 이라는 극악의 지구력을 요하는 게임과 비교할 게 아니라 최근 등장한 여러 게임들과
비교해도 리니지2 의레벨링이 오히려 더 쉽다고 보셔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정도입니다.




또 일정레벨 이상이 되면 파티플의 효율이 훨씬 더 높아진다거나.. 또 아티산이란 부캐를
통해 단순 사냥외에 다양한 아이템 제작을 경험할 수 있다던지.. 등등 말이죠



그러나 그 중에서도 압권은 현금 거래의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일 것입니다.
즉 이제는 굳이 현금 거래를 통해 아이템을 장만하지 않아도 정상적인 사냥을 통해
얼마든지 아이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원시스템, 세븐 사인.. 그리고 종종 벌어지는 이벤트에서 넥타라던가.. 이런 걸 조금만
머리쓰고 발품 팔면 누구나 굳이 현금 거래싸이트를 찾지 않아도 왠만한 캐릭의 육성이
가능해진 것이죠


물론.. 제가 키우려는 네크로맨서를 주캐릭으로 고른다던가.. 하면 여전히 아주 힘들지만..





네크로맨서의 돈 잡아먹는 괴물들...




자.. 오늘의 이야기, 리니지2 의 탈리니지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인 아이템의
레벨제한에 대한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리니지2 는 최대 20 레벨 간격으로 아이템 그레이드에 해당하는
사용제한이 걸려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전작인 리니지보다는 다소 강화된 것이지만 역시 일반 게임들에
비해서는 아주 느슨한 편입니다.



즉 D 급 무기 중에 최강의 물리공격력을 자랑하는 엘바 이도류의 경우
1 차 전직과 동시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전 리니지2 가 좀 더 재미있어지기 위해서는 아이템의 사용레벨 제한이 좀 더 짧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아래.. 그 이유에 대해 하나씩 설명하겠습니다.




첫째, 렙업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여야 한다



위 조삼모사란 옛 고사성어는 바로 이 점을 가리킨 것입니다.
리니지2 에서 전직이나.. 다음 그레이드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레벨이 되면
캐릭터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그러나 그게 아닌 렙업의 경우.. 예컨대 27 에서 28 이 되고
41 에서 42 이 되는 렙업은 그 차이가 미미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스킬을 찍을 수 있는 레벨업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은 경우라면..
정말 눈꼽만큼 늘어나는 HP 와 MP 량..


거의 구별조차 안되는 약간의 공격력(마법 공격력)과 방어력과 명중률 상승...
리니지2 가 지겹다.. 라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이벤트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냥과 사냥 사이에 뭔가 하나의 전기(轉機 turning point) 가 있어야 덜 지루한 법입니다.




캐릭터의 레벨업은 가장 간단한 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레벨업과 동시에 렙제를 맞춘 더 강한 아이템으로 교체를 하고..
새롭고 더 강한 몬스터를 찾아 다른 사냥터로 이동한다..




이것은 사냥의 연속이라는 지리함을 중간에 한번 끊어줄 수 있는
훌륭한 turning point 입니다. 그러나 20 레벨에 맞춘 엘바 이도에 미스릴셋을
2 차 전직전까지 계속 써야하는 리니지2 의 경우 렙업은 그저
HP 와 MP 가 일시에 회복되는 순간 완전치유물약 구실밖에 못하는 실정입니다.




어짜피 별로 달라질 게 없는 캐릭터 능력치.. 스탯창 한 번 확인하곤
또다시 지금 잡고 있는 몹 다시 사냥할 뿐입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은 레벨업의 속도면에선 지금보다 떨어집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훨씬 덜 지루합니다.




1 교시 국어, 2 교시 영어, 3 교시 수학, 4 교시 체육, 5 교시 음악,
6 교시 사회, 7 교시 과학.. 7 시간 공부하는 것과


1 교시 수학, 2 교시 수학, 3 교시 수학, 4 교시 수학, 5 교시 수학,
5 교시 수학, 6 교시 수학.. 6 시간 공부하는


것중에 어느게 나을까요?



지금 리니지2 는 NC 가 우리에게 매일 아침 7 개의 도토리를 몰아주고 있습니다.
전 아침에 2 개 정도 받고.. 점신 때 2 개, 간식으로 하나, 저녁 때 두 개..
이렇게 받는 종래의 아이템 레벨제한 시스템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둘째, 리니지2 는 SF 물이 아니라 판타지다



판타지를 다룬 여러 영화와, 소설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드워프가 이도류를 휘두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 있습니까?

프리스트라 불리우는 신의 사자들이.. 이도류를 휘두르며 혼자서 사냥하는 모습을 보셨습니까?
마검사도 아닌 마법사들이 이도류를 든 모습은요?

드워프는 누가 뭐래도 커다란 양손 도끼를 울러멘 모습이 제격입니다.
프리스트는 둔기.. 메이지들은 역시 스태프가 어울립니다.


그러나 현재 리니지2 의 모습은 클론의 역습입니다.



똑같은 모습을 한 캐릭터들이 바글거리죠
20 레벨에서 39 레벨까지의 다크엘프 어쌔신들이 무슨 아이템인지 안봐도 뻔하니까요
매트릭스에 나오는 그 수많은 스미스처럼 말입니다.





어머, 한 명만 더 모이면 풀파티네?




위저드라면 생홀에 지식셋에... 힐러라면 법미셋.. 단검류는 무슨 검에 무슨셋...
이런 교복들만 입고 돌아다니는

그 수많은 클론과 스미스들이 지겹지 않으신가요?







세째, 기껏 만들어놓은 아이템과 제작 레시피들.. 왜 안써먹나?



NC 소프트는 우리나라 No.1 게임업체입니다.
뭐.. 넥슨이니 CCR 이니.. 웹젠이니.. 그라비티니.. 그러나 유료 가입자 숫자에서
NC 소프트는 단연 제왕이죠


그렇게 막강한 기업이다보니.. NC 의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들은
하루 6 시간 근무에 4 교대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쓰지도 않고 바로 사장될 아이템이나 제작 레시피들을 꾸역꾸역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아마도.. 연습 삼아 심심풀이로 만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황금빛 문양의 나이트 소드를 든 캐릭이.. 전 서버에 한 명이라도 있을까요?




빚을 내서라도.. 현질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그레이드의 최상급 아이템을 쓰는 편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고 결과적으론 돈을 절약하는 길이기 때문에..

이런 중간 단계의 아이템들은 안제나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제작 레시피의 경우는 더 황당한 지경이죠.
스파인 본 소드블레이드 5 개, 쇠거푸집 2 개, 강철 75 개, 코크스 75,
디결 200 개, 젬스톤 D 그레이드 57 개를


모아 모아 겨우 만들어낼 수 있는게 바로 스파인 본 소드입니다.



그러나 만들어바야 사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다들 D 급 최강 도검인 클레이모어나 아님 엘븐 롱소드..
엘바 이도류를 찾지 스파인 본소드가 뭔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어느 아티산도 제작하지 않으며.. 스파인 본 소드블레이드 검신은
그저 상점행 잡템 취급입니다.




제작 레시피조차 상점행인.. 이름만 화려한, 스파인 본 소드



만일.. 이러면 어떨까요?
1 차 전직 후에는 4 레벨마다 일반 도검.. 그러니까 몬스터가 드랍하는 도검의
렙제가 있고.. 그 사이 사이 아티산이 제작할 수 있는 도검이 있다면?

24 레벨과 28 레벨 사이에 26 레벨 랩제의 아티산 제작 도검이 있다면?



그리고 2 차 전직 후에는 도검의 렙제가 3 레벨 간격이고.. 그 보다 더 고레벨은 2 레벨 간격이면...
아티산이 만드는 도검이 너무 비싸다 싶으면.. 건너 뛰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의 레벨 간격으로..
기왕에 만들어진 그 수많은 아름다운 아이템들을 우린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사냥터엔 스미스와 클론이 아니라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을 지닌 캐릭터들이 뛰어다니겠죠





네째, 작업장이여 안녕~~ 이젠 자급자족 시대다



제가 "NC 는 현거래를 조장한다" 는 비판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현거래를 하면 게임이 다소 편해지는게 아니라


거의 몇 배의 능력치 상승을 일으키게끔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입니다.
예컨대 와우의 경우에도 초반에 100 골드 정도를 들고 시작하면 물론 게임하기 수월해집니다.

그러나 100 골드를 가진 쪽과 무일푼으로 시작한 캐릭이 엄청나게 렙업속도의 차이를 보이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와우도 일부 유저들이 현금거래를 하긴 하지만 게임 자체가 현금 거래를
조장한다.. 는 비판을 받진 않습니다.

그러나 리니지2 의 경우 현질을 해서 천만 아데나 정도를 들고 시작한 캐릭과
땡전 한 푼 없이 견습사의 검이니 조합원의 몽둥이니.. 하는 걸 들고 시작한
캐릭의 렙업속도 차이는 거의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1 차 전직의 속도도 물론 차이가 나지만 현질한 사람이 엘바 이도에
미스릴셋을 장만하고 정탄 펑펑 쓰고 공속,


이속 물약에 고급 체력회복제 막 빨아댕길 때... 맨땅 유저는 아직도 겨우 맞춘
버지건에 청셋을 벗어나기 힘듭니다.



물론.. 요새들어 장원시스템의 등장으로 이 간격은 많이 좁혀지긴 했지만
그래도 차이는 현격하게 납니다



와우와 리니지2 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왜 리니지2 는 다들 현질을 해서라도 많은 아데나를 쌓아두고 시작하려 하는 걸까요?
그 차이는 바로 아이템의 렙제입니다.



와우에선 암만 수중에 수천골드를 쌓아놓고 있어도 레벨이 안되면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질을 하느니 그 때 그 때 벌어들이는 골드로 레벨에 맞는 아이템을 장만해 나가면 됩니다.

반면에 리니지2 는 D 급 최하인 세이버부터 시작해서 헤비소드 나이트소드...
이렇게 거쳐올라가느니 현질을 해서 한번에 엘븐 롱소드나 엘바 이도를 드는 편이 훨 효율적입니다.




아니면 소위 렙따 앵벌을 해서라도 버지건이나 펄션로 최대한 버틴 후에 바로
최상급 아이템을 구입하려 하죠



만일 리니지2 도 와우나 다른 여타의 게임처럼 레벨에 따른 아이템 사용에 제한이 있다면
현질을 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물론 현질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최소한 상당수의 유저들이 현질을 하는 것보단
앵벌이를 택할 것입니다.




20 레벨에 세이버 장만 한 후에.. 씨앗 몇 개 심고 이걸로 보상을 받아서
유저들한테 얼마에 팔면 헤비소드 살 돈은 나온다.. 그렇게 24레벨이 되면
헤비소드를 장만하고.. 가끔은 파티사냥 하면서 한 단계쯤 건너 뛰고 상위의 무기를


사기도 하고..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또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기 아닌가 싶습니다.




뜬금없는 디아블로2 캐릭터들 사진.. 하루밤에 메피 천마리를 잡으며 앵벌한 적도..





다섯째, 게임사도 역시 이익이다


일단 유저들이 현질을 해서 좋은 아이템으로 셋팅을 하고 광렙을 하는 것보단
천천히 아이템을 바꿔가며 레벨업을 하는 편이 게임사 입장에서도 총플레이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훨씬 이익입니다.



지금보다 만렙을 찍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게임사의 컨텐츠가
더 오랜 시간 소비되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건 곧 수입이 더 길게 들어온다는 뜻이죠.





여섯째, 리니지2 를 군주(거상) 온라인화 시키는 장사꾼들은 이제 그만~


거래가 일부 몇몇 아이템에 집중되다보니 지금 리니지2 에선 사냥보다
하루 종일 마을에 앉아서 아이템만 사고팔며



시세 차익을 남기는.. 마치 증권시장의 단타 트레이더같은 장사꾼들이 많이 보입니다.
컴을 몇 개 돌리면서 이 장사만 해서 먹고 사는 장사꾼들이 꽤 많다고들 하더군요.



그러나 리니지2 가 거상 온라인이나 군주 온라인 처럼 경제 전략 온라인 게임이 아닌 바에야..
힘들게 남들이 사냥해서 번 아데나를 시세차익이란 명목으로 가로채는 이들이 달가울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저들이 거래하는 아이템들이 최상급 일부가 아닌 전체 아이템으로
폭넓게 거래가 되면 이들은 자연히 리니지2 에서 축출될 것입니다.



그들이 모두 거래품목으로 취급하기엔 각 클래스별 레벨별 아이템 종류가 너무 많질 것이고..
아이템의 렙차 간격이 크지 않으니 너무 비싸다 싶으면 안사고 건너 뛸 테니 수요도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테니까요



게임을 게임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모든 유저들은 리니지2 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명화야.. 이제 네 게임으로 돌아가려므나..




이상으로... 아이템 레벨 제한이 리니지2 에 도입되어야 할 필요성
여섯 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렙제가 없는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이 무엇이던 간에.. 이런 여섯 가지의 필요성을
뛰어넘을 만큼 그게 중요한가.. 는 매우 의문입니다.




게임을 게임으로 재정립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좀 더 여러가지 요소들이 게임을
더 풍요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

이제 아이템 레벨 제한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클리브난